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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00만명 학살 기념비"…런던 마르크스 묘에 붉은 낙서

붉은 페인트로 훼손된 런던 북부 하이게이트 묘지의 마르크스 묘 [@maxwellmuseums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붉은 페인트로 훼손된 런던 북부 하이게이트 묘지의 마르크스 묘 [@maxwellmuseums 트위터 캡처=연합뉴스]

 영국 런던에 있는 카를 마르크스의 묘가 2주 만에 두 차례나 훼손됐다. 16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런던 북부 하이게이트 묘지에 있는 마르크스의 묘에 붉은 페인트로 누군가가 정치적 문구를 써놓았다. 
 
 사회주의자들의 순례지로 꼽히는 마르크스 묘지에는 커다란 두상 조각이 달린 기념비가 서 있다. 이 기념비 측면에 ‘증오의 교리'와 '빈곤의 이념'이라는 구호를 적었다. 전면에는 ‘볼셰비키 학살 기념비 : 1917~1953년 6600만 명 사망'이라는 붉은 글씨가 쓰였다.
지난 4일(현지시간) 마르크스 묘의 대리석 명판을 누군가가 망치로 내리쳐 훼손했다. [AP=연합뉴스]

지난 4일(현지시간) 마르크스 묘의 대리석 명판을 누군가가 망치로 내리쳐 훼손했다. [AP=연합뉴스]

 
 지난 4일에도 누군가가 마르크스와 그의 가족의 이름이 새겨진 대리석 명판을 망치로 내리쳐 훼손했다. 2주 전 발생한 이 테러와 관련해 체포된 이는 없었다. 하이게이트 묘지 측은 “무분별하고 어리석고 무지한 행동"이라며 “마르크스의 유산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든 이런 식으로 행동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대영박물관 소속인 맥스웰 블로우필드는 “묘지의 하이라이트로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인데도 마르크스의 묘지에서 잇따라 훼손이 일어나 충격을 받았다"고 BBC에 말했다. 그는 “붉은 페인트는 지워지겠지만, 훼손이 계속 일어나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2019년에 누군가가 이런 행동을 해야 한다고 느끼는 것이 놀라울 뿐"이라고 씁쓸해했다.
지난해 5월 마르크스 묘의 모습. 기념비에 "철학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세상을 해석하려 하지만 요점은 세상을 바꾸는 것"이라는 그의 말이 새겨져 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지난해 5월 마르크스 묘의 모습. 기념비에 "철학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세상을 해석하려 하지만 요점은 세상을 바꾸는 것"이라는 그의 말이 새겨져 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독일 출신으로 『자본론』의 저자이자 『공산당 선언』의 공저자인 마르크스는 1849년 런던으로 옮겨와 1883년 64세의 나이로 숨졌다. 사유재산 폐지와 생산수단 국유화를 주장하며 자본주의의 몰락을 예상했던 마르크스는 국적을 잃고 유럽을 유랑하다 영국에서 인생의 절반을 보냈다.
 
지난해 탄생 200주년을 맞은 카를 마르크스가 살았던 영국 런던 소호의 집(왼쪽) 옆에는 현재 스트립쇼 업소가 들어서 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지난해 탄생 200주년을 맞은 카를 마르크스가 살았던 영국 런던 소호의 집(왼쪽) 옆에는 현재 스트립쇼 업소가 들어서 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공산주의 혁명가인 그가 자본주의의 심장인 영국에서 숨질 당시 조문객은 11명뿐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목을 받지 못하고 세상을 뜬 마르크스의 묘는 하이게이트 묘지의 한적한 구석에 있다가 1956년 기념 기금이 현재의 위치로 옮겨왔다. 묘지에 기념비도 만들었다.
 
 지난해 탄생 200주년을 맞은 마르크스의 묘는 과거에도 페인트로 뒤덮인 적이 있다. 1970년대에는 폭탄을 터뜨려 파괴하려는 이도 있었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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