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전두환 "5·18 북한 개입 처음 듣는다" 더니 회고록선 주장

지난해 5월 9일 공개된 5·18민주화운동 미공개 영상 중 시민과 대치하는 계엄군의 모습. 오른쪽은 '전두환 회고록' 표지. [연합뉴스]

지난해 5월 9일 공개된 5·18민주화운동 미공개 영상 중 시민과 대치하는 계엄군의 모습. 오른쪽은 '전두환 회고록' 표지. [연합뉴스]

여·야 의원 143명 “한국당, 전두환 정당 선언”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5·18 망언’ 파문이 확산하면서 전두환(88) 전 대통령이 쓴 회고록이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전두환 회고록』은 5·18 당시 북한군 개입설을 주장했다가 법원으로부터 출판·배포 금지 명령을 받은 서적이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15일 긴급토론회를 열고 “한국당은 스스로 전두환·노태우의 정당이라고 선언했다”고 밝혔다. 전날 김진태·김순례 의원의 징계를 유예한 한국당을 규탄한 발언이다.  
 
여야 의원 143명이 공동주최한 토론회에서는 “20대 국회가 5·18 역사왜곡과 북한 개입설에 단호히 대처하지 못한다면 극우세력의 망동이 계속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번 ‘5·18 망언’ 파동이 전두환 등 5·18 가해세력들을 제대로 단죄하지 못한 데 근본 원인이 있다는 주장이다.  
 
'5·18 망언' 논란을 일으킨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지난 12일 광주광역시를 방문했다가 5·18 단체 회원들의 항의를 받으며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5·18 망언' 논란을 일으킨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지난 12일 광주광역시를 방문했다가 5·18 단체 회원들의 항의를 받으며 빠져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배후”…지만원 주장 옮긴 회고록 
이들의 주장에는 “5·18 당시 북한 특수군이 개입됐다”는 『전두환 회고록』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깔려있다. 회고록 내용 대부분이 5·18 망언 사태를 촉발한 지만원(77)씨 주장을 근거로 하고 있어서다. 2017년 4월 출간된 회고록 1권에는 총 15페이지에 걸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주장이 담겨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광주사태는 북한 특수부대에 의한 도시게릴라 작전이었다”(540p)는 부분이다. 5·18의 배후가 북한이라고 지목해온 지씨의 주장을 그대로 인용한 문장이다.  
 
회고록에는 또 “탈북자들 가운데는 ‘광주사태에 북한이 개입했다는 것은 북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라고 증언하는 사람이 여럿 있다”(533p)는 주장도 있다. 5·18 당시 시민 진압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정부를 전복하려던 무장혁명 세력과 맞섰던 정당하고도 불가피한 조치”(535p)라고 했다.
 
5·18 당시 시민군으로 참여한 광주시민 지용씨가 지난해 6월 지만원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당시 공개한 사진. 지씨는 5·18기록사진에 등장하는 지용(왼쪽 두 번째)씨를 북한 특수군인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5·18 당시 시민군으로 참여한 광주시민 지용씨가 지난해 6월 지만원씨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할 당시 공개한 사진. 지씨는 5·18기록사진에 등장하는 지용(왼쪽 두 번째)씨를 북한 특수군인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법원 “북한 개입설은 허구”…조목조목 지적 
아울러 회고록에는 “광주사태가 북한의 특수군을 투입해서 공작한 ‘폭동’이라는 지만원 박사의 주장은 검찰과 국방부의 수사기록, 5·18 관련 단체들의 기록물, 북한 측의 문서·영상자료 등을 면밀히 분석한 결과”(534p)라고 썼다.
 
이같은 주장은 법원에 의해 허위임이 밝혀졌다. 광주지법이 2017년 8월에 이어 지난해 5월에도 회고록에 대한 출판 및 배포 금지 결정을 내리면서다. 1차 소송 당시 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북한군 개입설 등에 대한 허구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당시 법원은 “국방부와 미국 등 각종 보고서·문건에 따르면 북한군 개입은 허구”라고 판시했다. 국방부가 2013년 5월 ‘5·18 당시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내용은 확인할 수 없었음’이라는 문서를 국회에 제출한 게 판단의 근거가 됐다. ‘현재 북한은 한국의 정치 불안을 빌미로 어떤 군사행동도 취할 기미가 없다’는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의 문건(1980년 5월) 내용도 판결문에 담겼다.
 
15일 광주YMCA 무진관에서 '5·18 망언'에 공동대응하기 위한 '5·18역사왜곡처벌 광주운동본부'의 출범식에 참석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15일 광주YMCA 무진관에서 '5·18 망언'에 공동대응하기 위한 '5·18역사왜곡처벌 광주운동본부'의 출범식에 참석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전씨 ‘북한 개입’ 처음 듣는다더니…책에는 인용 
법원은 자신의 언론 인터뷰와 상반된 내용을 회고록에 쓴 것도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봤다. 2016년 6월 월간 신동아와의 인터뷰 내용과 회고록 내 북한군 개입설이 상반된다는 것이다. 판결문에 따르면 인터뷰 당시 전 전 대통령은 ‘5·18 당시 북한군 침투와 관련된 정보보고를 받은 적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전혀 없다”고 답했다.
 
‘북한 특수군 600명이 광주현장에 존재했다’는 지씨의 주장에 대해서는 “어디로 왔는데. 난 오늘 처음 듣는데”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인터뷰 당시 북한군 개입을 부인하다 1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지만원의 주장을 인용한 것은 자기 모순적 주장”이라고 했다.
 
이어 광주지법은 “전두환 회고록은 5·18 민주화역사를 왜곡하고 가치를 폄하했다”며 “해당 부분들을 삭제하지 않고는 회고록의 출판, 발행, 인쇄, 복제, 판매, 배포를 해서는 안된다”고 결정했다. 이후 전 전 대통령 측은 2017년 10월 문제가 된 33개 부분을 검은색 잉크로 씌운 뒤 재출간했으나 법원에 의해 또다시 ‘출판 및 배포금지’ 결정을 받았다.
 
1996년 8월 12·12 및 5·18사건 선고공판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과 함께 법정에 선 전두환 전 대통령(오른쪽). 오른쪽은 '전두환 회고록' 표지. 중앙포토

1996년 8월 12·12 및 5·18사건 선고공판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과 함께 법정에 선 전두환 전 대통령(오른쪽). 오른쪽은 '전두환 회고록' 표지. 중앙포토

3월 11일 재판 출석 여부 관심…법원 구인장 발부
전 전 대통령은 지난해 5월 고(故) 조비오 신부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지만, 재판에 출석하지 않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선 오는 3월 11일로 예정된 재판에는 전 전 대통령이 출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법원이 지난달 7일 전 전 대통령에 대한 강제 구인장을 발부한 데다 5·18 망언 이후 국민적 공분도 커지고 있어서다. 그는 “알츠하이머 앓고 있다”면서도 지난해 말 부부 동반 골프를 친 게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장인 김정호(47) 변호사는 “지만원씨는 북한 개입설을 주장하다 2003년 5월과 2013년 11월 유죄판결을 받은 데 이어 현재 4건의 재판을 받는 중”이라며 “한국판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부정행위 처벌법을 제정함으로써 5·18 왜곡행위를 근절할 때”라고 했다.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choi.kyeongho@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