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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상생자금 8억원 두고 분쟁, 영등포시장 상인회에 무슨 일이?

영등포시장상인회 이사회는 롯데마트로 부터 받은 '상생발전협력기금'으로 시장의 환경 개선비로 사용했다. 상인들은 이에 대해 "상인들의 동의 없이 결정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병준 기자

영등포시장상인회 이사회는 롯데마트로 부터 받은 '상생발전협력기금'으로 시장의 환경 개선비로 사용했다. 상인들은 이에 대해 "상인들의 동의 없이 결정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병준 기자

롯데마트가 재래시장에 지급한 ‘상생발전협력기금’의 사용을 두고 영등포전통시장 상인들 간에 갈등이 커지고 있다.
 
2017년 4월 개장한 롯데마트 서울 양평점은 개장 후 롯데마트상생발전협력기금(이하 ‘상생기금’) 명목으로 영등포전통시장에 8억1500만원(공제 후 실수령액 7억8200만원)을 지급했다. 서경봉(58) 영등포시장상인회 회장이 포함된 이사회 측은 2017년과 2018년에 걸쳐 이 기금 중 2억5000만원을 임시주차장 개설비와 화장실 공사 등 환경 개선비로 썼다. 나머지 5억2000만원은 2019년도 상반기 임시주차장 부지 대여비와 시장 시설현대화 비용으로 사용했다.
 
상인들 "물건 사는 돈이 더 필요" 
시장에서 만난 다수의 상인은 이사회의 이러한 결정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식자재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 A씨는 “회원을 무시하고 의견도 묻지 않고 돈을 썼다”라며 “이건 봉숭아 학당보다 더하다”고 불만을 표현했다. 노점을 운영하는 박모(59·여)씨는 “상인들에게 필수적인 비용은 물건 사는 돈인데 저런 공사가 무슨 소용이냐”라고 말했다.  
영등포시장상인회 이사회는 롯데마트로 부터 받은 '상생발전협력기금'으로 시장의 환경 개선비로 사용했다. 사진은 기금으로 새로 개설한 임시주차장 모습. 이병준 기자

영등포시장상인회 이사회는 롯데마트로 부터 받은 '상생발전협력기금'으로 시장의 환경 개선비로 사용했다. 사진은 기금으로 새로 개설한 임시주차장 모습. 이병준 기자

 
문제의 발단은 협상 과정부터 시작됐다. 이사회에 반대하는 상인들은 지난 2016년 9월에 실시된 임시총회에서 롯데와의 협상 결정권을 서 회장에게 위임해 주자는 내용의 안이 표결 없이 결정됐다고 주장한다. 또 상인회가 기금 수령 사실을 처음 알린 2017년 6월 임시총회에서도 기금 운용이 회원동의 없이 상인회 이사회에 일임됐다고 지적한다.
 
법원, "상인회 임시총회 효력 없어" 
상인회가 기금의 자세한 내역에 대해 처음 공개한 시기는 지난해 3월 총회였다. 당시에는 이미 2억5000만원이 소진된 상태였다. 이에 대해 상인 이덕화(55)씨와 강광환(58)씨는 강력히 항의했다. 이들은 기금을 상인들에게 나눠주지 않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불만을 표하며 이사회가 상인들 동의없이 기금을 썼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7월 상인회 이사회는 강씨와 이씨를 “회비를 내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인회에서 제명시켰다.
 
이씨와 강씨 등 상인 3명은 2018년 5월 "상인회는 기금을 임의사용해서는 안 되고 집행할 때 공시해야 한다"며 서울남부지법에 ‘상생협력기금 사용중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법원은 이들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2016년 9월과 2017년 6월 임시총회가 상인회 규정에 나오는 의결 정족수를 어겨 효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상인회에 두 상인이 제명된 것도 무효라고 판결했다.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였지만, 상인회 측은 지난 1월 17일 임시총회를 열어 남은 상생기금 5억2000만원을 사용하기로 또다시 결정했다. 상인회장 서씨는 “총회를 열어서 쓰라고 되어 있어 총회를 열어 집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임시총회에서는 상인들 간의 마찰로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상인회 관계자들은 총회에 참석하려던 강씨와 이씨를 저지했으며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일어났다. 강씨는 무릎과 팔꿈치 등으로 입과 무릎 등을 가격당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강씨는 영등포경찰서에 상인회 관계자들을 폭행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롯데마트로부터 받은 상생기금으로 상인회가 새로 그린 적환장 벽화. 이병준 기자

롯데마트로부터 받은 상생기금으로 상인회가 새로 그린 적환장 벽화. 이병준 기자

 
이사회가 사용한 상생기금의 타당성에 대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이씨는 “공사 금액이 지나치게 부풀려졌다”며 “공사 자체도 불필요한 경우가 많았다”고 주장했다. 이씨가 의뢰한 견적서에 따르면 2017년 말부터 2018년 초까지 진행된 9개 공사의 추정 비용은 7000만원이었다. 실제로는 상생기금 중 1억5000만원이 쓰였다.  
롯데마트로부터 받은 상생기금 중 2억5000만원 사용 내역. 영등포시장상인회 이사회는 2018년 3월 총회에서 해당 내역을 공개했다. [상인 이덕화씨 제공]

롯데마트로부터 받은 상생기금 중 2억5000만원 사용 내역. 영등포시장상인회 이사회는 2018년 3월 총회에서 해당 내역을 공개했다. [상인 이덕화씨 제공]

상인회 회장 "상인들에게 나눠줄 수 없는 돈" 
상인들의 의혹제기에 대해 서경봉 회장은 “해당 금액은 손해배상금 성격이 아니라 상인들에게 나눠줄 수 없다”라며 “임시주차장 개설은 손님 유치를 위해 필요했고 북문 화장실 개보수는 벽체만 남겨내고 뜯어서 다 한 것이며, 벽화도 구청에서 소개를 받아 그린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 관계자는 “기금의 성격은 그 지역에 있는 전통시장이 필요한 것에 쓰는 게 맞고 나눠서 갖는 개념이 아니다”라며 “유통업체가 돈에 대해 이렇게 저렇게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병준·박해리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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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