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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살인에 사형 구형, 과연 그럴까···도진기 '합리적 의심'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어쨌든 재판은 끝났다. 내 결정을 굳힐 자료도, 의심을 지울 자료도 이 절차 안에서는 더 추가할 기회가 없다. 가끔은 끊어진 길 위에 서 있는 것 같다. 완전하지 않은 재료로 완전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

판사 출신 도진기 변호사가 법정소설 '합리적 의심'을 냈다. 어떤 판결을 내릴지 고민하는 판사의 이야기다. 2010년 4월 인천에서 발생한 '산낙지 살인사건'을 모티프로 했다.

부장판사인 '나'(현민우)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젤리 살인사건'을 맡았다. 연인 사이인 남녀가 모텔에 투숙하고, 술에 취한 남자가 젤리를 먹다가 기도가 막혀 숨진 사건이다. 얼마 후 여자친구에게 거액의 보험금이 지급됐다.

검찰은 계획적인 보험살인으로 보고 사형을 구형했다. 재판 과정을 통해 사건 당시의 증거와 법의학자들의 증언을 청취한 나는 여자의 범행을 확신한다. 그러나 배석판사들은 "억측일 수도 있다"고 맞선다. 이들의 반박 근거인 '합리적 의심 없는 입증'(피고인이 범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존재한다면 판사는 유죄를 선고할 수 없다)의 원칙'은 소설 속 주인공들의 운명을 쥐락펴락한다.

소설 속 현민우 판사는 실제 사건 속 판사들과는 조금 다른 선택을 한다. 도 변호사는 "재판을 비난하거나 누구를 규탄하거나 현실의 결론을 바꾸려는 의도는 없다"며 "독자들이 그 사건과 이 작품의 사건을 동일시하기를 원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소재도 '젤리'로 바꾸었고, 당사자들의 성별도 바꾸었다. 결국 이 이야기는 허구다. 진실은 이야기 자체가 아니라 이야기가 전하려는 것에 있다. 어쨌든 간에 판사가 아니었다면 쓰지 못했을 책이다. 또, 판사였으면 출간하지 못했을 책이기도 하다." 306쪽, 1만3800원, 비채

snow@newsis.com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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