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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 보러 갔는데 뿌연 하늘만? 여기 가면 만날 확률 98%

평생소원 ‘오로라 관측’을 위해 북극권을 찾았다. 여행 적금을 차곡차곡 모아 먼 길 떠났는데, 웬걸. 내내 희뿌연 하늘만 보다 왔다. 그나마 카메라가 포착한 옅은 녹색 하늘을 보며 아쉬움을 달랜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오로라 여행을 떠나기가 망설여진다. 실제로 ‘허탕’을 쳤다는 여행자가 적지 않다. 그러나 목적지를 잘 고르면 하늘에 몰아치는 오로라 폭풍을 보는 게 그저 꿈은 아니다. 사흘 밤 관측을 시도하면, 오로라를 만날 확률이 95%에 달하는 캐나다 옐로나이프 같은 곳에선 말이다. 하루 더 도전하면 관측 확률이 무려 98%란다.    
 
캐나다 옐로나이프는 미 항공우주국이 인정한 세계 최고의 오로라 관측 명당이다. 사방 1000km 이내에 높은 산이 없어 지평선에서 수직으로 솟구치는 오로라를 볼 수 있다. [사진 캐나다관광청]

캐나다 옐로나이프는 미 항공우주국이 인정한 세계 최고의 오로라 관측 명당이다. 사방 1000km 이내에 높은 산이 없어 지평선에서 수직으로 솟구치는 오로라를 볼 수 있다. [사진 캐나다관광청]

 
노스웨스트 준주의 최대도시 옐로나이프는 북위 62도에 자리한다. 북극권(북위 66도)보다는 한참 아래지만 미 항공우주국(NASA)은 옐로나이프를 세계 최고의 오로라 관측 명소로 꼽는다. 과학적 근거가 있다. 오로라는 태양풍과 지구자기장에 의해 발생한다. 둥근 띠 같은 ‘오로라 오벌(Oval)’이 자기장이 강한 지역에서 진하게 나타난다. 지구자기장이 가장 센 곳, 바로 나침반이 가리키는 북쪽이 현재 캐나다 허드슨만 쪽이다.
 
오로라 세기를 알려주는 등대. '오로라의 성지'답게 도시 곳곳에서이런 등대를 볼 수 있다. [사진 캐나다관광청]

오로라 세기를 알려주는 등대. '오로라의 성지'답게 도시 곳곳에서이런 등대를 볼 수 있다. [사진 캐나다관광청]

 
또 중요한 게 있다. 오로라 오벌은 노르웨이나 아이슬란드 같은 북유럽 상공도 지난다. 한데 캐나다보다 겨울 날씨가 안 좋다. 덜 추운 대신 습도가 높아 눈이나 비가 많이 내린다. 아무리 오로라가 강해도 하늘이 잿빛이면 ‘꽝’이다. 옐로나이프는 사방 1000㎞ 이내에 높은 산맥이 없어 평지나 다름없다. 탁 트인 시야 또한 오로라 명당으로서 중요한 요건이다. 다른 지역에서 좌우로 물결치는 오로라가 주로 보인다면 옐로나이프에서는 멀리 지평선에서 솟아올라 머리 위까지 수직으로 솟구치는 오로라를 만날 확률이 높다. 
 
강렬한 오로라를 보려면 하늘이 맑아야 한다. 겨울에 건조한 옐로나이프는 북유럽의 오로라 명소보다 맑은 날이 대체로 많다. 영하 20~30도의 극한 추위는 무섭지만. [사진 캐나다 기상청 홈페이지 캡처]

강렬한 오로라를 보려면 하늘이 맑아야 한다. 겨울에 건조한 옐로나이프는 북유럽의 오로라 명소보다 맑은 날이 대체로 많다. 영하 20~30도의 극한 추위는 무섭지만. [사진 캐나다 기상청 홈페이지 캡처]

 
옐로나이프에서 오로라를 관측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여행사를 이용하는 게 가장 편하다. 국내 여행사 대부분이 ‘오로라 빌리지’ 같은 옐로나이프 소재 전문업체의 프로그램을 예약해준다. 도시의 ‘빛 공해’가 없는 자연에서 오로라를 볼 수 있다. 가이드가 오로라 관측법, 촬영법을 알려주고 원주민 텐트 ‘티피’에서 마시멜로를 구워 먹으며 쉴 수도 있다.   
 
옐로나이프 오로라 빌리지. 원주민 텐트와 오로라를 한 앵글에 담긴 장면이 익숙하다. [사진 캐나다관광청]

옐로나이프 오로라 빌리지. 원주민 텐트와 오로라를 한 앵글에 담긴 장면이 익숙하다. [사진 캐나다관광청]

 
이색 숙소에서 머물며 오로라를 즐길 수도 있다. 트라우트 록 로지(Trout Rock Lodge), 블래치포드 레이크 로지(Blachford Lake Lodge), 옐로 독 로지(Yellow Dog Lodge) 같은 아늑한 산장에서 창문 너머로 물결치는 오로라를 보는 것도 낭만적이다.  
 
오로라 헌팅(Hunting)이란 것도 있다. 수동적으로 오로라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야생동물을 사냥하듯 오로라를 추적하는 거다. 용감한 여행자들은 렌터카를 몰고 오로라 사냥에 나서기도 하지만 현지 여행사 프로그램도 있다. 날이 흐리면 최대한 구름이 없는 곳으로 이동하는 식이다. 정해진 베이스 캠프 없이 차 안에서 대기해야 하지만 스릴까지 덤으로 느낀다. 한국업체인 헬로 오로라(Hello Aurora) 뿐 아니라 오로라 닌자(Aurora Ninja), 노스스타 어드벤처(North Star Adventures) 등 많은 업체가 있다. 벡스 케널(Beck’s Kennels)에서는 개썰매를 타고 오로라를 찾아다니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오로라가 안 보이는 낮에도 지루할 틈이 없다. 용맹한 허스키와 함께 설원을 달리는 개썰매 투어, 스릴 만점의 스노모빌, 저벅저벅 눈길을 헤치고 걷는 맛이 일품인 스노슈잉 등을 즐길 수 있다. 
 
오로라가 보이지 않는 낮에는 개썰매 투어를 즐긴다. [사진 캐나다관광청]

오로라가 보이지 않는 낮에는 개썰매 투어를 즐긴다. [사진 캐나다관광청]

밀가루처럼 고운 파우더 스노를 걷는 맛이 일품인 스노슈잉 체험도 인기다. [사진 캐나다관광청]

밀가루처럼 고운 파우더 스노를 걷는 맛이 일품인 스노슈잉 체험도 인기다. [사진 캐나다관광청]

 
 
◇여행정보=지난해 9월부터 옐로나이프로 가는 길이 수월해졌다. 밴쿠버~옐로나이프 직항이 생겨서다. 에어캐나다의 인천~밴쿠버~옐로나이프 항공편을 이용하면 환승 시간 포함 약 18시간 걸린다. 자세한 추천 일정은 캐나다관광청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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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표 기자 sp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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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