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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골프코스 주변 단독주택용지로 분양

한때 고소득자·자산가 맞춤형 고급 콘도로 개발… 최근에는 집 지어 입주하거나 별장으로 이용
 
 
?JTBC 드라마 [SKY 캐슬]의 주 무대였던 경기도 용인시의 골프 빌리지 라센트라가 코리아CC 골프장 페어웨이를 따라 고풍스러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JTBC 드라마 [SKY 캐슬]의 주 무대였던 경기도 용인시의 골프 빌리지 라센트라가 코리아CC 골프장 페어웨이를 따라 고풍스러운 자태를 뽐내고 있다.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곳.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JTBC 드라마 [SKY 캐슬]의 주 무대다. [SKY 캐슬]은 상위 0.1%가 모여 사는 부촌을 배경으로, 주민 자녀의 대학 입시를 중심으로 그린 드라마다.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상위 0.1%가 사는 ‘그들만의 성’(촬영지)에 대한 관심도 컸다. 드라마에 담긴 그들만의 성은 특히 이국적인 분위기와 고급 인테리어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촬영지는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코리아CC 골프장에 자리한 ‘라센트라’라는 골프 빌리지다. 골프 빌리지는 부동산시장에서 보통 골프장 페어웨이를 조망할 수 있는 단독주택이나 단독형 콘도를 통칭할 때 썼던 말이다. 지금은 꼭 단독주택이나 단독형 콘도가 아니라도 골프장 내에 있는 숙박시설을 통칭해 쓰기도 한다.
 
 
골프 빌리지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건 2000년대 들어서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의 또 다른 골프장인 골드CC 내 아펠바움이나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알펜시아 리조트 내 골프 빌리지, 제주도 블랙스톤CC 내 골프 빌리지 등이 대표적이다. 이 같은 골프 빌리지는 지상 2~3층 규모의 단독주택인 만큼 분양가가 10억~40억원에 달했다. 그럼에도 골프장 페어웨이를 조망할 수 있다는 희소성 덕에 고소득층이나 자산가 사이에서 한때 ‘세컨드 하우스’로 인기가 많았다. 드라마 속 인물들처럼 실제로 상위 0.1%가 돼야 소유할 수 있는 것이다.
 
 
개발 단계부터 상위 0.1%만 겨냥
 
?라센트라는 안과 밖 마감재 대부분이 고가의 수입산 제품이다. 풀구좌 방식으로 나와 부부나 가족 2인이 분양 받아 전원주택·별장처럼 이용하고 있다.

?라센트라는 안과 밖 마감재 대부분이 고가의 수입산 제품이다. 풀구좌 방식으로 나와 부부나 가족 2인이 분양 받아 전원주택·별장처럼 이용하고 있다.

골프 빌리지는 대개 유명 건축가가 설계를 맡아 크고 화려하고 고급스럽게 꾸민 게 특징이다. 아펠바움은 공급면적이 최고 290㎡, 라센트라는 최고 409㎡에 달했다. 마감재는 대부분 수입산 최고급 제품을 사용했다. 고급 주택 설계 분야의 세계적 업체인 미국의 바세니안 라고니사 설계한 라센트라는 안과 밖 마감재 대부분이 고가의 수입산 제품이다. 냉장고 등 가전은 이탈리아·독일산 최고급 제품을 일체형으로 넣었다. 외벽은 이탈리아 투스카니 지방의 전통 가옥처럼 고풍스러운 석재로 마감했다.
 
 
아펠바움도 마찬가지다. 세계적 건축가인 이타미 준이 설계했고, 내·외장재 모두 국내외 최고급 제품을 사용했다. 알펜시아 골프 빌리지는 양진석과 야마사키코리아 건축사무소가 맡았다. 설계·시공에 공을 들이다 보니 분양가는 고소득자나 자산가가 아니면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로 비쌌다. 아펠바움이 최고 30억원, 라센트라가 최고 39억원이었다. 이들 골프 빌리지 분양 당시 서울 강남권에서 가장 인기 있는 단지 전용면적 84㎡형 아파트가 12억~14억원 정도 하던 때다. 골프 빌리지 개발회사들이 이처럼 초호화·초고가 전략을 썼던 건 희소성과 고급 상품이라는 차별성을 부각하기 위해서다. 한 시중은행의 프라이빗뱅커(PB)는 “골프 빌리지는 국내 최상위층인 VVIP만을 위한 시장”이라며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는 페어웨이 바로 옆 골프 빌리지가 최고급 주택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상위층을 겨냥한 때문에 마케팅도 일반 주택과는 사뭇 달랐다. 라센트라를 시공한 쌍용건설은 2009년 라센트라 분양(당시 단지명은 투스카니힐스) 당시 주요 대학 최고경영자 과정에 다니는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초청해 코리아CC에서 골프를 하고, 현장 견본주택에서 바비큐 파티를 열었다. 잠재 수요인 CEO에게 자연스레 투스카니힐스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분양이 시원치는 않았다. 분양가가 비쌌던 데다 2008년 미국의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국내 부동산시장이 위축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후 주인이 바뀌었고, 이름도 당초 투스카니힐스에서 라센트라로 바뀌는 곡절을 겪어야 했다.
 
 
법 바뀌면서 예정 사업 줄줄이 취소
 
?청라 베어즈베스트 골프장 골프 빌리지가 페어웨이를 따라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골프 빌리지 용지를 단독주택용지로 분할 판매해 개인이 직접 주택을 짓고 있다. / 사진:황정일 기자

?청라 베어즈베스트 골프장 골프 빌리지가 페어웨이를 따라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골프 빌리지 용지를 단독주택용지로 분할 판매해 개인이 직접 주택을 짓고 있다. / 사진:황정일 기자

고급스러운, 상위 0.1%만을 위한 골프 빌리지는 그러나 사실 집 즉, 주거시설이 아니다. 건축법상 휴양콘도미니엄(condominium·이하 콘도)으로 엄밀히 공유제 시설이다. 한 사람이 주택처럼 쓸 수 있는 게 아니라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SKY 캐슬] 속 라센트라나 아펠바움 등이 모두 관련법상 콘도다. 하지만 라센트라·아펠바움 등 골프 빌리지는 드라마에서처럼 실제로 고소득자나 자산가가 주거시설로 이용하기도 한다. 공유제 시설이지만 한 사람, 한 가족이 1년 내내 거주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들 골프 빌리지 분양 당시에는 이른바 풀구좌(2구좌) 분양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부부가 함께 계약하거나 다른 가족 1명과 공동으로 계약하면 가족이 1년 내내 주택처럼, 혹은 별장으로 거주가 가능했던 것이다.
 
 
골프 빌리지가 한때 유행했던 것도 이 영향이 컸다. 2000년대 들어 주택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 소유자를 대상으로 한 종합부동산세가 생겨나는 등 정부가 주택시장을 옥죄기 시작했다. 그런데 골프 빌리지는 관련법상 콘도여서 주택 수에 포함하지 않고, 당연히 종합부동산세나 1가구 2주택자 규제도 받지 않았다. 고소득자나 자산가들이 정부 규제를 피해 합법적으로 고급 별장을 소유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결국 이 같은 분양 방식이 문제가 됐다. 정부는 부부 등 가족 2명에게만 분양하는 풀구좌 방식이 콘도를 주거시설로 편법 이용할 수 있는 통로라고 봤다. 그래서 2008년 관광진흥법 시행령을 고쳐 객실당 분양 인원을 2명에서 5명 이상으로 확대했다. 가족 5명이 분양 받는 것을 막기 위해 부부나 직계존비속이 함께 분양 받는 것도 금지했다. 이후 초호화 골프 빌리지는 자취를 감추고, 골프장에는 이른바 골프텔이나 골프리조트 등 대중적인 숙박시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SKY 캐슬] 속 라센트라가 풀구좌로 분양된 사실상 마지막 골프 빌리지다. 쌍용건설이 분양을 시작한 건 2009년이지만 관련법 시행 이전에 사업승인을 받은 덕분이었다. 건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당시 법을 바꿔야 할 정도로 문제가 됐던 건 부산 해운대구 등 도심에서 콘도를 아파트처럼 분양하는 것이었는데, (법 개정으로) 엉뚱하게 골프 빌리지 맥이 끊기게 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법 개정 당시 골프 빌리지 사업을 준비 중이던 회사들이 사업을 포기했다. 포스코건설은 2010년께 인천 송도지구 잭니클라우스 골프장에서 25억~50억원짜리 골프 빌리지를 분양하기 위해 준비했지만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사업을 중단했다. 인근의 청라지구 베어즈베스트 골프장에서는 롯데건설이 잭니클라우스와 비슷한 규모의 골프 빌리지를 준비 중이었지만 역시 중단했다. 포스코건설은 이후 몇 차례 사업성 검토를 다시 하기도 했는데, 여전히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부동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개인 별장처럼 사용할 수 없다면 분양가를 비싸게 받을 수 없고, 주택으로 분양하면 종합부동산세 등 각종 규제 대상이 되므로 분양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형태의 골프 빌리지 등장
 
?골프 빌리지 조감도. / 사진:황정일 기자

?골프 빌리지 조감도. / 사진:황정일 기자

그렇다고 골프 빌리지가 완전히 사라진 건 아니다. 도심과 인접한 골프장에서는 새로운 형태의 골프 빌리지가 등장하고 있다. 과거 전원주택용지 분양이 인기를 끌었던 것처럼 골프장 내 골프 빌리지 땅을 단독주택용지로 분할해 일반에 분양하는 것이다. 그러면 땅을 분양 받은 사람이 직접 단독주택을 지어 입주하거나, 주말용 세컨드 하우스로 이용한다. 도심 접근성이 좋아 출퇴근은 물론 병·의원이나 학교 등 편의시설 이용이 편리하다는 장점을 활용한 것이다. 베어즈베스트 골프장 골프 빌리지는 이렇게 단독주택용지로 나와 인기를 끌었다. 용지 면적은 평균 530㎡로 3층짜리 단독주택을 지을 수 있다. 청라지구와 마주하고 있어 편의시설 이용이 편리하면서도 골프 빌리지처럼 골프장 내에 있는 게 특징이다. 분양가는 필지당 7억~9억원선이었다. 총 260여 필지로 지금은 땅을 분양 받은 사람들이 하나 둘 단독주택을 짓고 있다. 경기도 용인시 은화삼 골프장에서도 단독주택용지를 분양 중이다. 380~684㎡ 규모로, 베어즈베스트 골프장과 마찬가지로 계약자가 직접 집을 지어 입주하거나 이용할 수 있다. 분양마케팅회사인 미드미의 이월무 사장은 “주택 공사비를 감안하더라도 과거 골프 빌리지 분양가의 반값에 골프장 내에 주택을 소유할 수 있어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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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