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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 파괴로 이어지는 혐오, 차별금지법이 해결 첫 단추

[SPECIAL REPORT] 혐오 시대 
홍성수

홍성수

“영향력이 큰 집단과 개인이 책임감을 가지고 혐오는 용인할 수 없다는 시그널을 보내야 한다. 그 시그널은 바로 차별금지법이다.”
 
홍성수(사진)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자신이 쓴 『말이 칼이 될 때』의 논조처럼 단호했다. 그는 책에서 혐오 표현이 편견에서 출발해 폭력과 영혼 파괴, 절멸의 상태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는 “혐오가 여러 요인이 맞물려 생기듯 차별금지법 하나만으로 혐오가 해결될 수는 없다”며 “교육·행정 등과 함께 톱니바퀴처럼 물려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2일 국가인권위원회가 발족한 ‘혐오·차별 대응 특별 추진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여했다.
 
혐오 표현이란 구체적으로 뭘 의미하나.
“혐오는 법적 용어가 아니라 사회 현상을 일컫는 용어다. 단순히 나쁜 말이 아닌, 사회·경제적으로 절박하고 힘들다는 이유로 다수가 소수를 겨냥해 사회적 피해를 야기하는 게 혐오 표현이다. 선동가들도 혐오를 묵인 또는 조장하며 정치적 이득을 누리고 있다. 오늘날 혐오 표현은 사회 자정 기능에만 맡길 수 없을 정도로 한국 사회 전반에 넓고도 깊게 박혀 있다.”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효과가 있을까.
“법을 잘 활용해야 한다. 법 제정이 혐오 문제 해결의 교두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법 규정에 너무 많은 비중을 두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도 있다. 법에 의한 규제뿐 아니라 교육 현장과 직장에서의 혐오 표현 예방 교육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학교와 일터에서의 혐오는 시위 현장에서의 구호보다 직접적이고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법에 의한 규제 외에 아쉬운 점은.
“혐오가 얼마나 나쁘고 해로운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개인과 집단이 단호하게 대처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일부 정치인들은 단순 대립 프레임을 통해 혐오를 교묘하게 이용하고 있다. 자신의 지지율을 올리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보는 것이다.”
 
혐오의 대상이 전방위로 확산되는 추세다.
“일자리가 부족하다고 일자리를 가진 이주민을 탓하고, 군대에서 젊음을 뺏긴다며 여성도 군대에 가야 한다는 논리는 성립되지 않는다. 일자리를 늘릴 방안을 마련하는 게, 군대 생활을 개선하는 게 문제 해결의 본질이다. 이걸 혐오로 몰아가며 희생양을 만들면 갈등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김나윤 인턴기자 kim.nay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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