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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학살·테러·내전…혐오가 국제정치 뒤흔든다

[SPECIAL REPORT] 혐오 시대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혐오’는 국제적으로도 빅 이슈다. 인종· 종교·이념 등과 관련한 혐오가 분쟁과 테러, 난민 사태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미얀마에서의 로힝야족 학살, 시리아 내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멕시코 장벽 건설과 캐러밴 문제, 베네수엘라 정국 불안과 난민 사태 등은 모두 혐오와 깊은 관련이 있다. 개인적인 혐오 범죄도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국제사회와 해당국들은 법적 처벌을 강화하고 있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오히려 유럽과 남미에서는 반이민·반인종을 앞세운 포퓰리즘이 득세하면서 극우파 정치인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형국이다. 특히 오는 5월 유럽의회 선거를 앞두고 연대 움직임까지 보이며 사상 최대의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세계 각국 혐오 범죄·테러로 골머리
 
2017년 8월 미국 LA에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2017년 8월 미국 LA에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달 15일 미국 뉴욕의 중국식당에서는 아시아계를 노린 ‘묻지마 살인 사건’이 발생해 세 명이 숨졌다. 가해자는 “중국 영화에서 아시아계 남성이 여성을 함부로 대하는 걸 보고 범행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범인은 망치를 들고 식당에 들어가 아시아계 남성들만 공격했다. 현지 경찰은 인종 혐오 범죄로 보고 수사 중이다.
 
독일에선 새해 첫날부터 외국인 혐오주의자에 의한 테러가 발생했다. 50대 남성이 차량을 몰고 시리아인과 아프가니스탄인 등 네 명을 들이받았다. 수사당국은 “용의자가 외국인을 향해 차를 몰았다. 외국인 혐오에 따른 범행”이라고 밝혔다. 프랑스에서도 지난해 12월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총격 테러를 벌여 다섯 명이 숨졌다.
 
한·일 관계가 악화되는 가운데 일본 극우파들의 ‘혐한’도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지난 6일 일본 오키나와 법원은 재일 한국인에 사이버 테러를 자행한 일본인 두 명에게 벌금 10만엔씩을 부과했다. 일본에서 온라인상의 ‘헤이트 스피치(공개적 혐오 발언)’에 명예훼손죄를 적용한 것은 처음이다. 처벌받은 일본인은 인터넷 게시판에 피해자 실명을 언급하며 “사기꾼” “개와 고양이를 먹는다” 등의 글을 올렸다.  
 
천재 발레리노 세르게이 폴루닌은 성차별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경우다. 프랑스 파리 오페라 발레단은 이달 폴루닌 주연의 ‘백조의 호수’를 공연할 예정이었지만 이를 취소했다. 폴루닌은 최근 “남자는 남자여야 하고, 여자는 여자여야 한다. 남자는 늑대고 사자다. 남자가 가정의 리더”라는 글을 올려 물의를 빚었다.
 
미국에선 인기 TV드라마 ‘엠파이어’에 출연 중인 저시 스몰렛이 성소수자를 겨냥한 혐오 범죄 피해를 당했다. 시카고 경찰에 따르면 스몰렛은 지난달 29일 스키 마스크를 쓴 괴한 두 명에게 성소수자 비하와 인종차별적 욕설을 듣고 폭행을 당했다. 스몰렛은 이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커밍아웃을 했다.
 
#극우파, 유럽 선거서 127석 기대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난민 혐오는 특히 극우파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유럽에서 중남미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유럽에선 오는 5월 유럽의회 선거에 주목하고 있다.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연합’의 마린 르 펜 대표와 이탈리아 우파 ‘동맹’을 이끄는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등이 연합전선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유럽의 극우파 정당들이 총 705석 중 최대 127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극우파 의석은 80석을 밑돈다. 외신들은 “유권자 상당수가 유럽연합(EU)의 포용적 난민 정책엔 불만을, 극우 세력의 반난민 정책엔 관심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몇 년간 유럽 각국의 선거에서도 극우파의 성장이 뚜렷하다. 올 초에는 스페인 극우정당 ‘복스’가 44년 만에 주의회 입성에 성공했다. 반이민·반이슬람을 앞세운 복스는 당초 109석 중 5석 정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두 배가 넘는 12석을 얻었다. AP통신은 “독재자 프랑코 이후 극우 세력에 반감을 가져온 스페인 유권자들이 변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프랑스 대선과 네덜란드·독일·오스트리아 총선도 마찬가지였다. 반난민 극우 바람은 남미까지 전해져 지난해 10월 브라질 대선에선 “난민은 쓰레기”라고 비난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지난달 27일 홀로코스트 해방 74주년 기념행사가 열린 폴란드 아우슈비츠 추모기념관에선 극우주의자들이 모여 반유대주의 집회를 열었다. 로이터통신은 “홀로코스트 추모일에 극우파들이 아우슈비츠 추모관에서 반대 집회를 연 것은 처음”이라며 “유럽의 인종 혐오가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고 전했다. 최근 유럽 7개국 성인 7000명 대상 설문에서도 응답자의 33%가 “홀로코스트에 대해 아는 게 없다”고 답했다. 미 캘리포니아주립대 어바인캠퍼스의 마이클 테슬러 교수는 MS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인들이 정치적 동기를 갖고 인종과 성 차별, 난민 문제 등을 다루고 이를 통해 이익을 추구할 경우 정치권뿐 아니라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극단적인 대립이 조장될 것”이라며 “이는 결국 공동체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고 지적했다.
 
최익재·김홍준 기자, 김나윤 인턴기자 ij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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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