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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 당황할 B급 신조어 대잔치

에센스 B국어사전

에센스 B국어사전

에센스 B국어사전
편집부 지음
황상준 그림, 프로파간다
 
졸지에 같비 탔어. 우리 부장님 갭모에 터짐. 한류 만렙 아이돌 BTS.
 
표준국어대사전이 기겁할 표현들이 난무한다. ‘같비’는 같은 비행기란 뜻이란다. ‘갭모에’는 평소의 이미지와 전혀 다른 모습(갭)에 매력을 느끼는 것(모에·일본어로 불타오름이란 뜻)이란 뜻이다. ‘만렙’은 만(滿)+레벨로 게임에서 캐릭터의 레벨이 최고 수준에 도달한 것, 또는 범접할 수 없는 경지에 이른 사람이다.
 
『에센스 B국어사전』에 수록된 신조어들이다. 비표준국어사전이다. 훈민정음이 창제된 때(1443년) 살던 사람이 21세기 한국말을 들을 때 어떤 기분이 들까. ‘공방(공개방송) 뛰느라 현망진창(현실 생활 엉망진창)이지만 넘나 햄볶(너무나 행복).’ 거의 외계어 수준이다. 갈비(갈수록 비호감), 볼매(볼수록 매력)는 어떤가. 이쯤 되면 별다줄(별 걸 다 줄인다)이다 레알(정말). 이 책은 언어의 특성 중 역사성과 창의성을 가장 실감 나게 느낄 수 있는 ‘창고’다.
 
무엇보다 작금의 문화·사회현상을 두드러지게 반영한다. 디지털·IT·SNS 시대의 특징이 가장 뚜렷하다. 데테크(데이터+테크닉), 선문(먼저 문자 보내기), 설리(설레게 하는 리플)는 기본이다.
 
사회비판적인 표현도 홍수다. 이맛헬(이 맛에 헬조선에 삽니다)은 자괴감의 표현이다. 욕음제(욕 나오는 요금제)는 기발하다.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 같이 한국 사회 전반의 이율배반적인 상황을 반영하기도 한다. 수북청년단, 민두노총, 스펙성형, 쌍수, 안여돼(안경·여드름·돼지) 등 외모 묘사나 성형 관련 용어도 엄청나다. 혼바비언(혼밥하는 사람) 같은 ‘나 혼자 산다’ 문화도 두드러진다. 나일리지(나이+마일리지), 노슬아치(노인+벼슬아치)는 고령층 비하 세태를 보여 준다.
 
갓-, 개-, 꿀-, 핵- 같은 접두사와 -짤(짤림 방지용 사진), -코(코스프레), -덕(덕후), -캐(캐릭터)와 -빠(팬), -까(비판자), -뽕(추종자), -충(벌레 같은 사람), -러(-er, 행위자) 같은 접미사는 필수다. 요즘 캐슬러(TV 드라마 ‘스카이 캐슬’ 애청자)들의 활동이 눈부시다. 우리말이 홍역을 앓고 있다.
 
한경환 기자 han.ky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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