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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 편집국장 레터] 최저임금 "미안하다"보다는 지역별 차등화를…

기자
김종윤 사진 김종윤
 독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중앙SUNDAY 편집국장 김종윤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에서 연 소상공인ㆍ자영업자 초청 간담회에서 “미안하다”고 말했습니다. 최저임금 급격 인상이 경영에 부담이 된다고 자영업자가 말하자 나온 대통령의 반응이었습니다. 
 
일부에서는 이 말을 근거로 최저 임금 정책에 변화가 오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합니다만 아직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문 대통령은 미안한 감정을 드러냈지만 “길게 보면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방향으로 가야”라고도 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말이 틀린 건 아닙니다. 최저 수준 임금을 보장한다는 건 근로자의 생활안정을 뒷받침해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하는 게 목적이니까요. 문제는 속도와 폭입니다. 지난 2년간 최저임금이 전년보다 각각 16.4%, 10.9% 올랐습니다. 소상공인ㆍ자영업자 같은 사용자는 물론이고 한계 업종에 종사하다 일자리를 잃은 종업원들의 비명이 커진 이유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자영업·소상공인 160여 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올해는 자영업의 형편이 나아지는 원년이 됐으면 한다“며 ’최저임금의 인상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의견도 충분히 대변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 영빈관에서 자영업·소상공인 160여 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올해는 자영업의 형편이 나아지는 원년이 됐으면 한다“며 ’최저임금의 인상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의견도 충분히 대변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마침 이날 통계청의 1월 고용동향이 나왔는데 신규 취업자는 2018년 1월보다 1만3000명 느는 데 그쳤습니다. 지난해 1월의 신규 취업자 수는 2017년 1월보다 33만4000명 늘었습니다. 1월 기준으로 실업률은 4.5%로 9년 만에 최고치였고, 실업자 수는 122만 명으로 19년 만에 가장 많았습니다. 제조업 침체도 한 원인이지만 최저임금 급격 상승에 따른 취약 소상공인ㆍ자영업자의 폐업이나 종업원 감축이 심각하다는 걸 부인할 수 없을 겁니다.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 조절은 불가피해졌습니다. 과속하려 해도 달릴 도로(일자리)가 없어지면 차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최저임금 결정 체계를 이원화하는 등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만, 본질적인 해법과는 거리가 멉니다. 지금 상황에서 우선 검토해야 할 게 지역별 최저임금 차별화입니다. 
 
한국은 땅이 좁고 일일생활권입니다. 사람들이 수도권 등 특정 지역에 밀집해 삽니다. 지역별 차별화가 어려운 이유로 제시되는 근거입니다. 만약 최저 임금이 지역별로 다르면 임금 수준이 높은 서울과 수도권으로 노동력이 몰려 수도권 과밀화가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입니다.  
 
미국의 주별 최저임금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미 노동부]

미국의 주별 최저임금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미 노동부]

이 주장을 거꾸로 따져 보겠습니다. 서울과 수도권의 물가는 비쌉니다. 집값은 두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물가가 비싸니 최저 임금도 높아야 합니다. 이 말은 최저임금이 올라 서울로 몰리는 게 아니라 서울에 몰려 사니 최저 임금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최저임금을 지역별로 차별화하면 기업 등은 인건비 부담이 적은 곳으로 갈 유인이 커집니다. 이는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수도권 집중을 완화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더욱이 인건비 부담 때문에 외국으로 나가는 한국 기업이 많습니다. 지역에서는 싼 인건비로 이런 기업을 유치할 수 있습니다.  
 
노동 공급보다 수요가 많으면 지역별 최저임금 차등화는 성과를 내기 어렵습니다. 모두 임금 많이 주는 곳으로 몰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국 노동시장은 노동 공급이 수요보다 많습니다. 좋은 일자리가 있다면 청년들을 지역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봅니다.  
 
미국ㆍ캐나다ㆍ일본 등에는 이미 지역별 최저임금 차등화를 시행 중입니다. 일본은 생계비 등을 고려해 지역별로 최저 임금을 정합니다. 최저 임금이 가장 높은 도쿄는 시간당 985엔(약 1만원), 가장 낮은 가고시마 현은 시간당 761엔(약 7700원) 수준입니다. 일본도 수도권 집중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최저임금 차등화했다고 도쿄가 터져 나갔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 없습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한국에서는 단일 최저임금을 적용하는데도 근로 감독 능력이 떨어져 위반 사례를 제대로 적발하지 못하기 때문에 최저 임금을 차등화하면 위법이 일상화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 대목에서는 이렇게 되묻겠습니다. 근로 감독을 철저히 하는 건 정부의 몫입니다. 이건 행정력을 강화할 문제이지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글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지난해 10월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는 “지역별 최저임금 차등화를 검토하겠다”고 말했지만 이후 진척이 없습니다. 생산성, 경쟁 상황, 지급 능력 등을 고려하면 업종별 적정 임금을 산출하기 어렵습니다. 업종별 최저임금 차등화가 어려운 이유입니다. 하지만 지역의 물가와 생계비 등을 고려하면 지역별 적정 임금을 계산하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지역별 최저임금 차등화 논의가 활발해지길 기대합니다.  
 
지난주 중앙SUNDAY는 은밀한 대학거래 실상을 전했습니다. 학생 수가 줄면서 운영이 어려워진 대학을 사고 파는 편법이 횡행할 조짐입니다. 대학 구조조정이 필요하고, 일부 진행되기도 하지만 대학 인수합병과 관련한 제도 정비가 필요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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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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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