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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성추행 주장한 최영미…법원 "손해배상 책임 없다"

고은 시인. [연합뉴스]

고은 시인. [연합뉴스]

고은 시인(86)이 자신의 성추행 의혹을 폭로한 최영미(58) 시인과 언론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다만 재판부는 박진성 시인을 상대로 한 소송에는 "박 시인이 고 시인에게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4부(이상윤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고 시인이 최 시인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이같이 판결했다. 이날 판결은 고 시인의 성추행 의혹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이다.  
 
재판부는 "최 시인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되어 있고 특별히 허위로 의심할 만한 사정이 보이지는 않는다"면서 "이에 따라 최 시인 제보를 바탕으로 한 언론사의 보도 역시 허위임을 입증하기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박 시인에 대해서는 "박 시인의 제보 내용이 공익성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박 시인이 지목한 성추행 피해 여성이 특정되지 않아 제보 내용을 진실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장에 출석한 최 시인은 재판부의 선고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제가 이겼다. 이 땅에 정의가 살아 있다는 것을 보여준 재판부에 감사드린다"라며 "다시는 저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성추행 가해자가 피해자를 뻔뻔스럽게 고소하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진실을 은폐하는 데 앞장선 사람들은 반성하기 바란다"면서 "용기 내 제보하고, 진술서를 쓰고, 증거 자료를 모아 전달해준 분들의 도움이 컸다. 미투 시민 행동을 비롯한 여성단체들, 훌륭한 변호사들을 만난 행운에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최 시인은 지난 2017년 9월 한 인문 교양 계간지에 '괴물'이라는 제목의 시를 실었다. 시에서는 한 원로 문인의 성추행 행적을 언급했고, 고 시인이 주인공임을 암시했다. 이후 최 시인은 방송 뉴스에 출연해 고 시인의 성추행이 상습적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후 박 시인도 최 시인의 주장처럼 고 시인의 성추행을 목격했다고 폭로했고, 한 언론사는 이들의 폭로를 보도했다. 이에 고 시인은 이들을 상대로 10억 7000만 원의 손해 배상을 청구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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