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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 지급된 포항 지진지원금 20억원, 뒤늦게 환수 논란

2017년 11월 일어난 지진으로 큰 피해가 난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대성아파트 입구에 폐쇄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포항시는 주민을 이주시킨 뒤 건물을 폐쇄했다. [연합뉴스]

2017년 11월 일어난 지진으로 큰 피해가 난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대성아파트 입구에 폐쇄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포항시는 주민을 이주시킨 뒤 건물을 폐쇄했다. [연합뉴스]

포항시가 지진에 집이 파손된 이재민에게 지급했던 재난지원금 중 20억원을 중복 혹은 부정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시는 뒤늦게 환수작업에 나섰지만, 시민들은 "이미 집을 수리하는 데 썼다"며 반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북 포항시는 15일 "2017년 11월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과 지난해 2월 발생한 규모 4.6의 지진 피해의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실제 거주자에게 줘야 할 지원금이 건물 소유주에게 가는 등 오류가 생겼다"고 밝혔다.  
 
포항시는 지난해 지진으로 피해를 본 이재민에게 재난지원금과 구호금을 지급했다. 구호금은 시민 성금이지만 재난지원금은 국민 세금이다. 행정안전부는 재난지원금을 전파(全破)·반파(半破)·소파(小破)로 나누어 차등 지급하도록 규정했다. 집 내부의 집기 손상 등과 관계없이 주택의 파손 정도만 고려해 나눈 기준이다. 포항시는 전파와 반파의 경우 건물 소유자에게 각각 900만원, 450만원을 지급했다. 소파는 건물 소유자가 아닌 실제 거주자에게 한 가구당 100만원을 지급했다. 이렇게 지난해 전체 5만6515건의 피해에 대해 629억7600만원의 재난지원금이 전달됐다. 
 
2017년 지진으로 심하게 부서진 경북 포항시 북구 환여동 대동빌라가 1년이 다 된 현재까지 철거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연합뉴스]

2017년 지진으로 심하게 부서진 경북 포항시 북구 환여동 대동빌라가 1년이 다 된 현재까지 철거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연합뉴스]

하지만 지난해 6월 정부 합동 감사에서 2100여 건, 20억4500만원이 부당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대부분 소파 지급분에 있었다. 소파 지급 건 중 1908건 18억7500만원이 실제 거주자가 아닌 건물 소유자에게 잘못 지급된 것이다. 또 83건 8700만원이 건물 소유자와 실제 거주자에게 중복으로 지급됐다. 이어 구호금을 지원해야 할 상가 건물 등에 재난지원금을 지급한 사례가 58건 5600만원, 지원금을 줄 수 없는 빈집에 지급된 사례가 29건 2700만원이었다. 행정안전부는 한 달 뒤인 7월 19일 포항시에 "부당지급액을 환수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포항시는 환수계획을 마련하고 시민에게 안내문을 보냈지만 2000여 명에 가까운 환수 대상자는 반발하고 있다. 중복 혹은 빈집 지급분 등을 제외한 대부분이 규정을 잘 알지 못하고 소유주가 지원금을 받아 거주자와 의논해 집을 수리하는 데 썼기 때문이다. 
 
포항시 안전재난관리과 관계자는 "실제 환수 작업에 대한 의견을 묻자 시민들은 "이런 법이 어딨느냐"고 한다"며 "'지원금을 한 번 받아 거주자와 논의해 건물을 수리하는데 써버린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문의가 온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행안부와 논의 중이다. 행안부는 지금까지 "환수 조치해야 한다"고 했지만, 포항시가 자문한 고문변호사 3명이 "중복 지급 등이 아닌 재난지원금의 목적에 부합하게 지원했다면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낸 상태다. 포항시 관계자는 "시민 의견을 모아 다시 행안부에 건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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