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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미추홀구청에 검은 선글라스 여성들이 모인 이유는?

 
14일 미추홀 구청 정문 앞에서 옐로우하우스 이주대책위원회가 구청에 항의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심석용 기자

14일 미추홀 구청 정문 앞에서 옐로우하우스 이주대책위원회가 구청에 항의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있다. 심석용 기자

지난 14일 인천시 미추홀구청 정문 앞. 검은색 모자와 마스크를 쓴 여성 30여 명이 모였다. 일부 여성은 검은색 선글라스를 착용했다. 길을 지나던 사람들은 이들에게 연신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여성들이 사람들에게 ‘옐로하우스 건’이라고 하니 “아, 숭의동”이라며 지나쳐 갔다.
 
미추홀구 숭의동에 있는 옐로하우스는 1962년에 조성된 인천의 마지막 성매매 집결지다. 재개발 사업이 이뤄지면서 지난해 6월 숭의1구역 지역주택조합은 아파트·오피스텔 건설을 위해 이 지역을 철거하기로 했다. 건물주와 업주들은 떠났지만 성매매 종사 여성들은 조합에 보상금을 요구하며 퇴거를 거부하고 있다.
 
이날 오후 4시 40분 성매매 종사 여성들로 구성된 옐로하우스 이주대책위원회가 구청 측에 지원금 문제 해결을 요청하며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오창이 옐로하우스 이주대책위원회 대표는 “구청에서 실효성 없는 지원금을 줄 것이라 홍보한 탓에 지역주택조합에서 보상금을 주지 않아 항의하러 왔다”고 1인 시위 이유를 밝혔다.
 
미추홀구는 지난해 9월 탈성매매를 조건으로 한 명당 1년씩 연 최대 2260만원을 지원하는 내용의 ‘성매매 피해자의 자활 지원 조례 시행규칙’을 공포했다. 이 시행규칙이 발표된 뒤 “불법으로 일하는 사람에게 나라에서 돈을 왜 주느냐”며 반대 여론이 들끓었다.
 
오 대표는 “지원금은 지원 인원이 한정된 데다 신분 노출 걱정에 신청이 어려워 실효성이 없다”면서 “길게는 20년 동안 옐로하우스에서 일하며 업주가 10중 6의 몫을 떼 갔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지원금이 아니라 수십 년 동안 일한 곳의 퇴직금 명목으로 이주 보상금을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 대표는 “천호동 집창촌에서는 불이 나 사람이 죽었지만 여기서는 불이 안 나도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며 이른 시일 안에 대안을 마련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역주택조합 측은 보상금을 건물주에게 모두 지급했으며 성매매 종사 여성에 대한 보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조합은 지난 1월 여성들에게 퇴거를 요구하며 2월 중 철거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이들의 1인 시위와 관련해 “구는 성매매 종사자의 탈성매매를 위해 자활을 위한 여러 지원을 하고 있다”며 “신청 의사가 있는 종사자에게 자활지원금을 지급하는 사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심석용 기자 shim.seok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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