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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입학 꿈 앗아간 ‘ATM 지연인출제도’…“명백한 과실”

현금인출기. [연합뉴스]

현금인출기. [연합뉴스]

우체국 전산 오류로 인해 연세대학교로부터 입학 취소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수험생이 결국 연세대에 입학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대학 측은 “전산 오류는 사실이 아니다. 수험생의 명백한 과실이라 구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냈다. 또 대학은 추가 합격생에게 불이익을 줄 수 없다고 판단했다.
 
14일 연세대에 따르면 연세대 수시전형에 합격한 A씨는 합격자 등록금 납부 마지막 날인 지난 1일 우체국 계좌이체를 통해 등록금을 송금했다. A씨의 학부모가 1일 오전 10시5분쯤 등록금 470만원을 입금한 카드를 우체국에 다니는 지인 B씨에게 건넨 뒤, 등록금 납부를 부탁했다. “계좌 이체가 서툴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이 계좌에는 100만원 이상 입금된 계좌를 30분간 동결시키는 ‘ATM 지연인출제도’가 적용되어 있었다. ‘ATM 지연인출 제도’는 보이스피싱 등에 대비하기 위해, 계좌에서 돈이 입금된 후 지정한 시간 동안 돈이 빠져나가지 않는 제도다. 건네받은 계좌에 이런 기능이 있는 것을 알지 못했던 지인 B씨는 10시20분쯤 계좌 이체를 시도했다. 이 계좌는 ‘ATM 지연인출제도’에 의해 10시5분에 돈을 입금했을 경우, 10시35분부터 인출할 수 있었다. B씨는 이체가 되지 않았는데도 제대로 이체됐다고 착각했다. 결국 마감시간인 오후 4시까지 등록금이 대학에 입금되지 않았다.
 
A씨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연세대가 입금 확인을 제때 안 한 우리 쪽 과실이라고 한다”며 “우체국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문제된 사항을 책임지겠다는 데도 입학 취소를 통보했다”고 전했다.
 
A씨로 추정되는 한 청원인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글을 올려 “지금까지 공부한 것들이 모두 물거품이 돼 재수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고통스럽다”며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고 속히 학업에 매진하고 싶다”고 밝혔다.
 
연세대 수시전형에 합격했지만 등록금을 납부하지 않아 입학이 취소된 수험생의 국민청원.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연세대 수시전형에 합격했지만 등록금을 납부하지 않아 입학이 취소된 수험생의 국민청원. [사진 청와대 국민청원]

 
대학 관계자는 “이날 오후 수험생에게 등록금 미납 상황을 문자로 안내했지만, 수험생이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안타깝게도 추가로 합격한 수험생이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원칙과 절차대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연세대 측은 “합격자 안내문을 통해 등록금 납부 결과 확인을 사전에 안내했고, 기간 내 미등록자를 대상으로 등록금 미납 관련 안내 문자를 보내고 있다”며 “해당 수험생에게도 등록금 이체 실패 후에도 안내문자를 보내 등록금 미납 상황을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연세대 관계자는 “해당 수험생과 학부모의 입장에서 구제 방도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입시의 공정성 및 다른 수험생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봤을 때 원칙과 절차대로 처리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A씨는 연세대 컴퓨터과학과에 수시전형으로 합격했다. A씨는 수시 합격으로 정시에 지원할 수 없었기 때문에 현재 다른 대학에는 지원하지 못한 상태다.
 
A씨의 소식이 알져지자, 15일 오전 A씨는 청와대 청원을 지웠다. 그리고 A씨의 담임 선생님이라고 밝힌 B씨는 과실을 인정하기로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딴지일보 커뮤니티를 통해 “연대 입학취소 관련 댓글을 남기다가 방금 학생한테 연락이 와서 글을 쓴다”며 “학생과 학부모님께서 과실을 인정하고 대학 측의 입장을 받아들이기로 하셨다”고 밝혔다. B씨는 “많은 분께서 지적해주셨듯이 학생 측의 과실도 분명하고, 일이 더 커지는 것에 대한 부담도 많았던 것 같다. 공부 열심히 해서 서울대 갈 거라고 한다. (이번에도 정시까지 갔으면 합격 가능)”며 “순박하고 우직한 학생이라 마음이 더욱 아리다. 내일 졸업장 나눠주면서 한 번 안아주려고 한다. 같이 걱정해주시고 안타까워해 주신 많은 분께 감사 드린다”고 전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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