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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평양 고속도로 뚫어 중국까지 달렸으면”

이강래 사장이 김천 본사 집무실에서 경영 전략, 남북 도로 협력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한국도로공사]

이강래 사장이 김천 본사 집무실에서 경영 전략, 남북 도로 협력 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한국도로공사]

꼭 50년 전인 1969년 2월 15일, 직원 300여명에 자본금 500억원으로 출발했다. 서울 명동의 대연각빌딩에 임시 사무실을 차렸다. 한국도로공사(도공)의 시작이었다. 당시 도공이 관리를 맡은 고속도로는 경인고속도로(서울~인천)와 경부고속도로 서울~오산 구간을 합쳐 69.8㎞에 불과했다. 지금 도공의 자본금은 33조 5700억원에 달한다. 설립 때보다 무려 670배가 늘었다. 직원 수도 20배가 넘는 6000여명이다. 관리하는 고속도로는 4151㎞로 60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지천명(知天命)인 도공은 새로운 변혁의 갈림길에 서 있다. 그동안 고속도로 건설이 주력이었다면 이제는 업그레이드와 유지관리 전문화를 위해 체질을 확 바꿔야 할 시점이다. 그 중심에 이강래(65) 사장이 있다.  
 
이 사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50년 동안 도공은 경제개발 과정에서 대동맥을 잇는 역할을 했다”며 “앞으로 50년은 고속도로 업그레이드와 적극적인 해외사업 추진에 방점을 두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국내에서 추가될 고속도로 건설 물량이 얼마 남지 않아 물리적 성장은 한계에 다다른 현실을 반영한 얘기다. 이 사장은 “현재 추진 중이거나 설계 중인 고속도로를 합하면 전체 연장은 5500~5600㎞ 정도에서 마무리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래서 고속도로를 안전과 이용 측면에서 업그레이드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취지다. 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C-ITS)과 사물인터넷(IoT)을 적용해 차량과 도로가 실시간으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보다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대형사고의 주요 원인인 화물차 사고를 줄이기 위해 화물차 전용 휴게공간도 올해 20개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휴게소 음식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고속도로 이용객의 불만이 가장 많이 나오는 분야다. 이 사장은 “휴게소의 외형적인 부분은 투자가 거의 다 됐다”며 “이젠 만족도가 가장 떨어지는 식사를 업그레이드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공사

그래서 도공은 이용객이 가장 많이 찾는 된장찌개, 돈가스, 비빔밥 등 6가지 음식에 대해 한국식품연구원과 공동으로 표준 레시피를 개발 중이다. 어느 휴게소에서 먹더라도 맛이 균일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적용된다. 우동, 라면, 호두과자, 커피 등도 품질을 한층 높이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장은 “휴게소 음식의 가성비가 높아지면 일부러 휴게소에 들러 식사를 해결하는 이용객이 많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사장은 27조원에 달하는 부채도 언급했다. 그는 “액수는 상당히 크지만, 부채비율은 80% 안팎으로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며 “통행료 등 현금 수입이 꾸준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자금 흐름만 잘 관리하면 큰 이상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도공은 남북 도로 연결 사업에도 적극적이다. 특히 서울~평양 고속도로에 관심이 높다. 당초 우리측이 북한에 제안한 건 개성~평양(161㎞) 고속도로였다. 이 사장의 생각은 달랐다. 서울~개성 간도 연결해 서울에서 자동차로 평양까지 달리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마침 서울~문산 사이는 민자고속도로가 건설 중이다. 문산에서 도라산을 거쳐 개성까지는 새 도로를 깔거나 기존 도로를 활용하면 된다. 남북 간 협의가 잘돼 개성~평양 고속도로 공사가 진행될 때 서울~개성도 보조를 맞추면 제때 완공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물론 난관도 없지 않다. 바로 임진강을 건너는 교량을 건설하는 공사다. 약 2㎞ 길이로 다른 구간의 공사 진척도에 맞추려면 꽤 서둘러야 하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 구간만 별 탈 없이 해결되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마침 이러한 건설 계획에 대해 지난해 어렵게 예비타당성조사(예타)면제를 받았고, 관련 예산도 국회를 통과했다.  
 
이 사장은 “서울~평양 고속도로가 개통되면 아시안하이웨이로 연결돼 중국 등 대륙까지 자동차로 달릴 수 있다”며 “우리나라가 사실상 섬나라를 벗어나 세계로 진출하는 통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3선 의원 출신으로 2017년 11월 도공 사장에 취임했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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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