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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부인 “김지은 피해자 아니다”…김씨 측 “2차 가해 유감”

수행비서 김지은씨를 성폭행한 혐의로 2심에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부인 민주원씨가 “김씨를 피해자로 인정할 수 없다”며 공개적으로 나섰다.
 
민씨는 13일 오후 11시 51분 올린 페이스북 글에서 “김지은씨가 안희정씨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고 있었다”며 “배신감을 감당할 수 없었고 안희정씨를 용서할 수 없지만 (성폭행이 아니라고 믿었기에) 재판이 끝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2심 재판은 사실 확인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작심한 듯 판결했고 저는 이제 안 전 지사나 김 씨에게 죄를 물을 수도 벌을 줄 수도 없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씨의 거짓말을 하나씩 밝히려 한다”며 ‘상화원 사건’을 언급했다. 이는 2017년 8월 행사를 끝내고 안 전 지사 부부가 머물렀던 숙소인 상화원 2층 침실에 김씨가 새벽에 들어왔다고 민씨가 법정에서 주장한 내용이다. 김씨 측은 안 전 지사의 밀회를 저지하기 위해 문 바깥에서 지키고 있다가 불투명한 유리로 부부와 눈이 마주쳤을 뿐이라고 재판 과정에서 반박했다.
 
민씨는 “2심 판사님은 방문을 사이에 두고 맞은편 사람의 실루엣이 보인다고 하셨는데, 김지은씨는 계단에 쪼그려 앉아 있었다고 말했고 앉아 있은 채로는 방안을 확인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부부침실을 촬영한 영상을 첨부했다. 그는 “침실 구조상 김씨가 자신의 주장대로 바깥 계단에 떨어져서 앉아 있었다면 부부와 눈을 마주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문이 두꺼운 나무로 만들어져 있는 데다가 침대와 문 사이 장식장이 있어 일어서서 돌아나가지 않으면 문을 바라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문 밖에서 대기하다가 문 위에 있는 불투명한 창으로 누군가와 눈이 마주친 듯해 다시 계단을 내려갔다는 김씨의 주장은 거짓”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성폭력 피해를 입은 사람이 ‘수행비서의 업무를 철저히 행하고 한중관계의 악화를 막으려는 의도로 안희정씨의 밀회를 저지하기 위해’ 성폭력 가해자의 부부침실 문 앞에서 밤새 기다리고 있었다는 김지은씨의 주장을 어떻게 수긍할 수 있다는 것인지 저는 진실로 재판부의 판단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만일 자신이 위증을 했다면 벌을 받겠다고도 했다.
 
김지은씨 측 변호인은 민씨의 글에 대해 ‘2차 가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변호인은 중앙일보에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민씨의 주장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라 공개된 1심 법정에서 이미 다 주장했던 증언”이라며 “항소심에서 신빙성에 의심이 있고 다른 객관적 사실에 뒷받침하여 배척당한 것인데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렇게 2차 피해를 가하는 것에 대해서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김지은씨는 신간 ‘미투의 정치학’에서 추천사 형식의 글을 통해 자신의 성폭력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마지막 희망을 품고 대선캠프에 들어갔지만 성폭력을 당하고, 사람과 세상으로부터 격리됐다”며 “미투는 마지막 외침이었다. 이 싸움의 끝에는 정의가 있기를 바란다”고 추천사에 적었다.
 
그는 또 “절대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충남도청에서의 지난 8개월, 나는 드디어 성폭력에서 벗어났다”며 “내 눈 앞에, 더 이상 그의 범죄는 없다. 폐쇄된 조직 안에서 느꼈던 무기력과 공포로부터도 벗어났다. 다만, 부여잡고 지키려 했던 한줌의 정상적인 삶도 함께 사라졌다”고 밝혔다.
 
앞서 2심 재판부인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판사 홍동기)는 ‘상화원 사건’에 대해 민씨 주장의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보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민씨가 안 전 지사의 아내인 점과 피해 사실 폭로 직후 측근에게 김씨의 평소 행실에 대해 자료를 모아달라고 지시한 점 등을 고려해서다. 이 사건은 안 전 지사 측이 상고해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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