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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행성 근무 15년의 기록...오퍼튜니티로 보는 화성탐사의 역사

오퍼튜니티호가 15년간의 화성 탐사를 마치고 공식 임무를 종료했다. 당초 90화성일(Sol)을 보내며 약 1006m만 운행할 것이라는 기대를 깨고 2004년부터 총 45.16km를 탐사했다. 사진은 2010년 오퍼튜니티호가 화성에서 촬영한 자신의 바퀴자국. [사진 NASA/JPL]

오퍼튜니티호가 15년간의 화성 탐사를 마치고 공식 임무를 종료했다. 당초 90화성일(Sol)을 보내며 약 1006m만 운행할 것이라는 기대를 깨고 2004년부터 총 45.16km를 탐사했다. 사진은 2010년 오퍼튜니티호가 화성에서 촬영한 자신의 바퀴자국. [사진 NASA/JPL]

결국 신호는 돌아오지 않았다. 2004년부터 탐사활동을 이어온 화성 탐사 로버 ‘오퍼튜니티(Opportunity)’가 동면에서 깨어나지 못한 것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13일(현지시각) 오퍼튜니티와의 마지막 교신 시도가 실패로 돌아간 뒤 “여전히 응답이 없다”며 “오퍼튜니티의 임무가 종료됐음을 선언한다”고 발표했다. 총 이동 거리 45.16㎞, 탐사 기간 15년의 기록을 남긴 오퍼튜니티는 ‘인내의 계곡’에 영원히 잠들게 됐다.
 
오퍼튜니티의 임무 종료와 함께 인류의 화성 무인탐사의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다. 1971년 구소련의 마스 3호가 최초로 화성 착륙에 성공한 지 47년 만에 외행성 탐사의 패러다임이 ‘유인 탐사’로 전환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NASA는 2026년까지 달 궤도에 새로운 우주정거장 ‘딥 스페이스 게이트웨이(Deep Space Gateway)’를 구축하고, 이를 발판으로 2033년에는 화성 유인 탐사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CEO는 이보다 앞선 2022년 화성 우주 왕복선을 운영하기 시작해, 이번 세기 안에 인구 100만 명 규모의 화성 식민지를 건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오퍼튜니티호가 인듀어런스 충돌구에 있을 때 촬영한 자신의 본체와 그림자. 오퍼튜니티 등 과거 로버가 이룬 성과를 기점으로 화성탐사의 패러다임이 점점 유인탐사로 전환하고 있다. 무인탐사는 이를 위한 전초전 성격이 강해지고 있다. [사진 NASA/JPL]

오퍼튜니티호가 인듀어런스 충돌구에 있을 때 촬영한 자신의 본체와 그림자. 오퍼튜니티 등 과거 로버가 이룬 성과를 기점으로 화성탐사의 패러다임이 점점 유인탐사로 전환하고 있다. 무인탐사는 이를 위한 전초전 성격이 강해지고 있다. [사진 NASA/JPL]

주광혁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미래융합연구부장은 “그간 화성 탐사는 물과 생명의 유무를 확인하는 무인탐사 그 자체에 초점을 두었다”며 “그러나 오늘날에는 화성기지 건설과 미래 유인 탐사를 위한 전초전으로서의 의미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유인 탐사로의 패러다임 전환은 오퍼튜니티를 비롯한 과거의 탐사선이 화성의 베일을 조금씩 벗겨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나 화성 탐사를 위한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1964년 NASA의 매리너 4호가 최초로 화성 궤도에 진입하는 데 성공했지만, 그 이전까지 구소련의 화성 탐사선 스푸트니크 24호 등은 지구궤도를 탈출하는 데도 실패했다. 1971년 12월 2일 최초로 화성 착륙에 성공한 구소련의 마스3호는 지표면에 안착하자마자 화염에 휩싸여 교신이 두절됐다.
 
1964년 최초로 화성 궤도에 진입한 NASA의 매리너 4호. 이를 시작으로 NASA는 바이킹1호와 2호를 차례로 화성에 착륙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이보다 앞서 구소련의 마스3호가 최초로 화성에 착륙했지만, 착륙 이후 20초 만에 불에 탔다. [사진 NASA/JPL]

1964년 최초로 화성 궤도에 진입한 NASA의 매리너 4호. 이를 시작으로 NASA는 바이킹1호와 2호를 차례로 화성에 착륙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이보다 앞서 구소련의 마스3호가 최초로 화성에 착륙했지만, 착륙 이후 20초 만에 불에 탔다. [사진 NASA/JPL]

화성 탐사가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은 1976년 NASA의 바이킹 1호가 화성에 착륙하면서부터다. 최기혁 항우연 미래융합연구부 책임연구원은 “바이킹 1호는 두 번째 화성 착륙 탐사선이었지만 실제 조사 작업까지 수행한 것은 최초”라며 “같은 해 바이킹 2호가 연이어 화성 착륙에 성공하며 화성 탐사 프로젝트가 탄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바이킹 1호는 1982년까지 토양 분석 자료를 지구로 보내 광합성 실험을 하는 등 임무를 수행했지만, 생명체의 흔적을 찾지는 못했다.
 
구 소련이 해체되면서 화성 탐사 연구의 독무대에 선 미국은 화성 곳곳을 누비며 탐사작업을 벌일 탐사차(Rover)를 실어보내기 시작했다. 1997년 7월 최초로 화성에 터치다운한 탐사차 ‘소저너’를 시작으로 2003년 쌍둥이 로버인 스피릿과 오퍼튜니티가 나란히 화성에 안착했다. 최기혁 책임연구원은 “오퍼튜니티는 특히 암석의 성분 분석이 가능한 LBS 분광기 등을 탑재해 물의 흔적을 찾을 수 있었다”며 “착륙지 인근에서 물로 인해 퇴적되는 수성암을 찾았고, 엔데버 충돌구에서도 액체에 의해 형성된 고대 흔적을 찾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오퍼튜니티가 지구로 보내온 사진은 총 21만7594장에 달한다.
 
오퍼튜니티는 2004년 11월, 인듀어런스 분화구에서 권운형 구름을 발견했다. 새털구름 형태의 구름이 보인다. 이로써 화성 역시 지구처럼 계절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사진 NASA/JPL]

오퍼튜니티는 2004년 11월, 인듀어런스 분화구에서 권운형 구름을 발견했다. 새털구름 형태의 구름이 보인다. 이로써 화성 역시 지구처럼 계절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아냈다. [사진 NASA/JPL]

오퍼튜니티는 잠들었지만 그 임무는 다른 화성 로버에게 넘어가며 심화하고 있다. 2012년 임무를 시작한 ‘화성 과학 실험실’ 큐리오시티와 화성의 지면을 파고 지열·지진파를 분석해 행성 활성도를 알아보는 ‘인사이트’가 대표적이다. 화성 내 물이 존재한다는 증거가 점점 명확해지고 있는 만큼 큐리오시티는 생명체 존재 여부를 알아보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6월에는 미생물의 배설물 등에서 나오는 메탄을 관찰해,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높였다. 
 
2020년 발사되는 ‘마스2020’은 현미경과 유사한 탑재체로 직접 미생물을 관찰, 조사할 계획이며 화성의 토양을 지구로 회수하는 리턴(Return)계획도 갖고 있다. 주광혁 부장은 “마스2020 등 미래 탐사로버는 화성 유인 탐사를 위해 인간의 거주 가능성을 직접 분석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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