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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한ㆍ일 FTA’ 가입 속도내나 …CPTPP 가입 저울질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사실상 ‘한ㆍ일 자유무역협정(FTA)’으로 평가받는 포괄적ㆍ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주요 회원국과 비공식 협의에 들어가기로 했다. CPTPP 가입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불확실한 통상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CPTPP 주요 회원국과 비공식 예비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다. 다만 그는 “가입을 전제로 한 건 아니다”라고 전제했다.
 
CPTPP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중심으로 한 ‘메가 FTA’다. 미국을 제외한 일본ㆍ멕시코ㆍ캐나다ㆍ싱가포르ㆍ말레이시아ㆍ호주ㆍ뉴질랜드ㆍ베트남 등 11개국이 가입했다. 세계 총생산(GDP)의 14%, 세계 무역량의 15.2%를 차지한다. 한국은 CPTPP 회원국 중 일본ㆍ멕시코를 제외한 국가와 이미 FTA를 체결했다. 기존 11개국 외 국가가 CPTPP에 추가로 가입하려면 CPTPP에 따른 시장 개방은 물론 11개국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여야 한다. 현재 한국을 포함, 영국ㆍ태국 등이 가입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지난달 나온 CPTPP 신규 회원국 가입 가이드라인에 따라 가입 여부를 결정하기 전 비공식적으로 기존 회원국과 접촉에 나서기로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가입절차 이전 단계로, 회원국 접촉을 통해 만약에 가입을 한다면 어떤 조건으로 가입할 수 있는지 검토하는 단계”라며 “나중에 종합검토해 최종 가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입 시기에 대해선 “결정하지 않았지만 연내 검토를 마무리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CPTPP 가입을 둘러싼 정부 내 의견은 엇갈린다. 기재부 관계자는 “우리도 어느 시점엔가는 (가입)해야 한다”면서 “빨리 가입하는 게 좋다는 의견, 가입해도 득 볼 것 없다는 의견이 섞여 있어 종합적인 검토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재부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카드가 필요한 외교부는 가입에 비교적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신중론에 가깝다. 가입하면 사실상 일본과 FTA를 체결하는 효과가 있어 대일 무역적자가 더 커질 수 있다. 한국은 일본과 교역에서 2015~2017년(203억 달러→231억 달러→283억 달러) 적자 폭을 키웠다. 일본에서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수입이 급증하면서다. 가입하면 일본 차량의 수입 관세(8%)가 사라져 자동차 산업 타격도 예상된다.
 
농수산 당국은 CPTPP가입시 우리 농수산물 시장을 추가 개방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시장 개방도가 매우 높아지기 때문에 국내 영향을 분석하고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재부와 산업부는 자동차ㆍ농산물 등 시장개방 시 영향받을 품목을 재점검할 방침이다.
 
국내 정보 보호법 손질도 고민거리다. CPTPP는 빅데이터ㆍ클라우드 컴퓨팅 등을 포괄한다. 국경 간 자유로운 데이터 이동과 서버 현지화 금지를 명시하고 있다. 데이터 국외이동ㆍ저장까지 연결돼 국내 정보 보호법과 직결된다. 이 때문에 행정안전부가 난색을 보인다. 익명을 요청한 통상 전공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 때처럼 ‘FTA는 먹고 사는 문제’로 실리적으로 접근하면 좋겠지만, 지금은 이해관계가 더 복잡해졌다”면서 “정부가 반대자들을 설득하면서 ‘대의’를 추동해갈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브렉시트 시한이 임박했다”며 “통상 공백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회 보고 등 국내절차를 마친 뒤 한ㆍ영 FTA를 본격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김기환ㆍ서유진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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