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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이 경찰서장을 임명한다? 갑론을박 자치경찰제

“올해 안에  5개 시도에서 자치경찰제를 시범 실시하겠습니다.”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과 정부, 청와대의 당정청 회의 직후 조정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광역단위 자치경찰제 도입방안을 발표했다. 조 의장은 “자치경찰제를 서울, 세종, 제주에서 시범 실시할 예정이다. 나머지 2곳은 논의 중”이라고 했다. 
 
자치경찰제 관련 당·정·청 협의가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강기정 정무수석(오른쪽부터) 등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변선구 기자

자치경찰제 관련 당·정·청 협의가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강기정 정무수석(오른쪽부터) 등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변선구 기자

자치경찰제란 경찰청장이 전국 경찰을 지휘하는 현 국가경찰제와 달리, 생활안전ㆍ교통ㆍ지역경비 등 주민 밀착 서비스에 대한 권한과 책임을 지방자치단체에게 맡기는 제도다. 예를 들어 박원순 서울시장이 일정 자치경찰을 임명하는 식이다.
 
정부 계획대로 지자체장이 지역 경찰을 관할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현실화를 위해선 야당과 여론, 검찰 등의 난관을 넘어야 한다. 인력과 재원 마련 등 현실적인 숙제도 있다.  
 
이날 조 의장은 “자치경찰제를 2021년에는 전국으로 확대 시행하겠다”며 “다만 시범실시를 비롯해 자치경찰제 도입을 위해선 조속한 시일 내 국회 입법이 필요하다”는 단서를 달았다. 야당을 설득하는 게 선결 과제라는 의미다. 홍영표 원내대표도 “우리 입장에선 최종안이다. 이를 법안으로 만들어 이제부터 국회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국회 행정안전위 간사인 홍익표 의원이 관련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기로 했다.
 
자치경찰제 도입 방안 논의를 위한 당·정·청 협의가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민갑룡 경찰청장, 정순관 자치분권위원장,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조정식 정책위의장, 인재근 국회 행정안전위원장,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강기정 정무수석 등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자치경찰제 도입 방안 논의를 위한 당·정·청 협의가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민갑룡 경찰청장, 정순관 자치분권위원장,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조정식 정책위의장, 인재근 국회 행정안전위원장,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강기정 정무수석 등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하지만 정치권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국회 보이콧 등 여야 대치 국면은 장기화되고 있다. 관련 법안을 논의해야 할 사개특위조차 한 달 가까이 ‘개점휴업’ 상태다. 한국당 관계자는 “국민 실생활과 직결되는 사안을 야당과 협의 없이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자치경찰제는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인 만큼 여론의 향배도 중요하다. 당ㆍ정ㆍ청은 발표를 통해 지역 특성에 맞는 치안시책을 펼 수 있도록 각 시도지사에게 자치경찰본부장(지방 청장급)과 자치경찰대장(경찰서장급)에 대한 임명권을 주기로 했다. 다른 일정 계급은 시도 경칠위원회가 임명한다.
 
자치경찰제 도입 방안 논의를 위한 당·정·청 협의가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왼쪽)과 강기정 정무수석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변선구 기자

자치경찰제 도입 방안 논의를 위한 당·정·청 협의가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왼쪽)과 강기정 정무수석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변선구 기자

이에 대한 여론은 엇갈린다. 풀뿌리 민주주의의 정착과 권력기관의 분산이라는 시각으로 이해하는 이들이 있지만, 국가 공권력인 경찰권이 지자체장에게 넘기는 것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특히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비서 성폭행과 김경수 경남지사의 댓글조작, 이재명 경기지사의 친형 강제입원 등 전·현직 광역 지자체장이 재판을 받는 상황이 맞물려서다. 정부는 정치적 중립성이 보장되도록 ‘시도경찰위원회’를 설치해 자치경찰에 대한 견제를 내세웠지만, 지자체장과 자치경찰간의 유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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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변수는 검찰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과 얽혀 있어서다. 검찰은 수사권 조정의 선결 조건으로 자치경찰제 도입을 요구해 왔다. 경찰이 1차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갖고 검찰의 수사지휘조차 안 받으면 ‘공룡 경찰’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중앙에 집중된 경찰의 권한을 지방자치단체로 넘겨야 한다는 게 그간 검찰의 논리였다. 이날 검찰 내부에선 “실효적 자치경찰제가 아니다. 새로울 게 없다”는 비판이 나왔다. 사개특위 소속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기존 국가경찰 역할을 그대로 유지한 채 신설 자치경찰이 일부 단속 권한만 행사하는 수준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인력, 재원 지원방안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이날 정부는 필요 인력을 신규 증원 없이 4만3000명을 이관하기로 발표했는데, 일부 경찰들은 자치경찰로 편입되면 지자체의 허드렛일을 하는 등 위상이 추락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또 자치경찰 추진 예산을 국비로 지원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서도 경찰의 지방직 전환과 연동된 장기적 재원 마련 계획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일훈ㆍ성지원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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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