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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 공소시효 끝나길 기다렸다" 최규호 전 교육감 징역 10년

수뢰 혐의로 기소된 최규호(72) 전 전북도교육감이 14일 1심 선고를 받기 위해 전주지법 3호 법정으로 가고 있다. 김준희 기자

수뢰 혐의로 기소된 최규호(72) 전 전북도교육감이 14일 1심 선고를 받기 위해 전주지법 3호 법정으로 가고 있다. 김준희 기자

뇌물을 받고 8년 넘게 도주한 최규호(72) 전 전북도교육감이 1심에서 징역 10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최 전 교육감의 도피를 도운 친동생 최규성(69) 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은 법정 구속을 면했다.  
 
전주지법 형사2부(부장 박정대)는 14일 오후 3시 전주지법 3호 법정에서 열린 최 전 교육감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피고인은 전북도교육청 수장으로서 자신의 지위를 망각한 채 선거 자금을 마련한다는 명목으로 3억원이라는 거액을 직무와 관련해 수수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징역 10년과 추징금 3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최 전 사장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국회의원과 농어촌공사 사장이라는 자신의 권한과 지위를 이용해 본인의 지시를 거부하기 힘든 직위에 있는 국회의원 보좌관 및 농어촌공사 비서실장 등을 통해 최 전 교육감의 도피 생활에 각종 편의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범죄를 저질렀다"는 게 이유다.
 
최 전 교육감은 2007년 7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김제 스파힐스 골프장 확장 과정에서 교육청 소유인 자영고 부지를 골프장 측이 매입하는 데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3억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로 구속기소 됐다.  
 
수뢰 혐의를 받던 친형 최규호(72) 전 전북도교육감의 '8년 2개월 도피'를 도운 혐의로 기소된 최규성(69) 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 14일 전주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직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준희 기자

수뢰 혐의를 받던 친형 최규호(72) 전 전북도교육감의 '8년 2개월 도피'를 도운 혐의로 기소된 최규성(69) 전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이 14일 전주지법에서 열린 1심 선고 직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준희 기자

최 전 사장은 수뢰 혐의를 받던 최 전 교육감이 8년간 도피할 수 있도록 부하 직원 등의 명의를 빌려 주민등록증과 카드·휴대전화·계좌 등을 만들어 준 혐의(국민건강보험법 위반)로 불구속기소 됐다. 앞서 검찰은 최 전 교육감에게 징역 15년, 최 전 사장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최 전 교육감은 2010년 9월 11일 검찰 수사를 피해 달아난 뒤 지난해 11월 6일 인천의 한 죽집에서 검찰 수사관들에게 체포됐다. 도주 8년 2개월 만이다.  
 
재판부는 최씨 형제가 고위 공직자로서 도덕적 책무를 저버린 점을 강하게 질타했다. 박정대 부장판사는 "최 전 교육감은 뇌물수수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자 공범에게 자신이 대검찰청에 힘을 쓰고 있으니 버티라고 하거나 돈을 배달한 제자에게 거짓으로 진술할 것을 지시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뇌물수수죄의 공소시효 만료만을 기다리며 상당한 액수의 도피 자금으로 8년 넘는 장기간 여유로운 도피 생활을 한 점, 검거된 직후 수사기관에서 '도피 기간 다른 사람 도움을 전혀 받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거나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다만 범행을 모두 인정한 점, 전립선암 치료를 받은 점, 벌금형 외 별다른 전과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최 전 교육감은 '도망자 신분'인데도 서울과 인천에서 제3자 명의의 휴대전화와 카드를 쓰며 수억원대 차명 아파트(24평)에서 산 것으로 조사됐다. '김민선'이라는 가명을 썼던 그는 테니스·골프·댄스도 즐겼다. 
 
최 전 사장이 형의 '8년 호화 도피'를 도운 몸통이라는 사실은 1심 판결에서도 다시 확인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최 전 교육감에 대한 수사가 개시되자 그를 계획적·조직적으로 도피시켰고, 도피 생활 전반에 걸쳐 도움을 줘 오랜 기간 안정적인 도피 생활을 가능하게 했다"고 못 박았다.    
 
이날 재판은 10분 만에 끝났다. 최씨 형제는 나란히 피고인석에 섰다. 최 전 교육감은 옅은 푸른색 수의를 입고 검정 뿔테 안경을 썼다. 도피 기간 까맣게 염색한 머리카락은 백발로 변했다. 최 전 사장은 남색 정장에 노타이 차림이었다. 선고 직후 최 전 교육감은 재판부를 향해 머리를 숙였다. 하지만 두 사람은 눈을 마주치거나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다.  
 
최 전 사장은 방청석에 있던 지지자들과 말 없이 악수를 나눴다. 취재진의 질문에 그는 "죄송합니다"고만 짧게 답한 후 서둘러 법원을 빠져나갔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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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