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병력·무기 사라진 고성 GP…분단 현장이 '평화의 상징'으로[르포]













【고성(강원) 서울=뉴시스】 공동취재단 오종택 기자 = 1953년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이후 남쪽에 최초로 만들어진 강원도 고성 감시초소(GP)는 북쪽으로 금강산 자락과 해금강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한다.



65년 넘게 남북이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누고 한시도 긴장을 늦추지 못했던 고성 GP는 이제 병력과 화기가 모두 사라졌다. 가슴 아픈 분단의 현장은 한반도에 부는 평화의 바람에 맞춰 통일역사의 상징으로 거듭나려 한다.



지난 13일 육군 22사단 작전구역인 강원도 고성 비무장지대(DMZ)의 GP에 취재진의 출입이 허용됐다. 정전협정 이후 이곳에 일반인의 출입이 허용되기는 사실상 처음이다.



이곳 GP는 지난해 남북 '9·19 군사합의서'에 따라 우리 군 당국이 시범철수를 완료한 GP 11곳 중 1곳이다. 남북 군사당국은 지난해 11월부터 DMZ 내 시범철수 GP 11곳에 대해 ▲모든 화기 및 장비 철수 ▲근무인원 철수 ▲시설물 완전파괴 ▲상호검증 등 4단계의 절차를 거쳤다.





그러면서 11개 GP 중 각각 1개 GP는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기로 했다. 북측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3년 6월 방문한 중부전선의 까칠봉GP를, 우리 측은 고성 GP를 보존하기로 했다.



지난해 12월12일 남북이 시범철수 GP에 대한 상호검증을 마무리하고, 두 달여가 지나 취재가 허용된 고성 GP는 낡고 오래된 요새였다. 병사들도 무기도 모두 철수한 지금은 그 끝이 무뎌진 철조망이 뒤엉켜 있을 뿐이었다.



이곳은 지난해 10월까지만 하더라도 30~40명의 장병들과 각종 중화기가 배치된 24시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최전방 작전 현장이었다.



탄약고와 중화기 진지 등은 텅 비어 있고, 모든 방의 문도 활짝 열려 있어 휑한 모습이다. 장병들이 휴식을 취했을 생활관도 창문 사이로 들이닥치는 바람에 스산함 만이 감돌았다.



GP는 사실상 폐허처럼 껍데기만 남아있는 상태였다. 전기와 수도는 모두 끊겼고, 전선만이 앙상하게 드러나 있었다. 철수 이전까지 나란히 펄럭이던 태극기과 유엔사 깃발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GP 위로 올라서니 며칠 전 내린 하얀 눈이 소복하게 쌓여 있었다. 발자국 조차 없어 취재진이 방문하기 전까지 전혀 인적이 없었던 듯했다.





이곳에서 북쪽으로 불과 580m 떨어진 곳에 북한군 GP가 있었지만 지금은 완전히 파괴돼 공터만 남아 있는 것을 육안으로 볼 수 있었다.



육군 관계자는 "가끔 북한 군인들이 순찰하는 모습이 포착되지만 북측 GP는 건물 자체가 통째로 사라진 만큼 상주하는 인원은 아예 없다"고 말했다.



지금은 병력도 무기도 사라졌지만 그렇다고 긴장을 늦출 수는 없다. 우리 군은 GP 철수로 인해 발생하는 감시공백 해소를 위해 GP의 감시장비를 조정하고, DMZ 수색·매복 등 작전활동으로 보완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GP 철수 이후에도 우리 군은 GP 후방 남방한계선상 GOP에 구축된 과학화 경계시스템을 통해 인접지역과 상호 중첩된 감시 체계를 운용하고 있다"며 "상당수의 소대급 부대가 경계작전을 수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총성이 잦아 든 고성 GP는 평화의 상징으로 거듭날 준비를 하고 있다. 국방부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논의를 거쳐 고성 GP의 문화재적 가치를 검토해 문화재 등록을 추진할 계획이다.



고성 GP는 금강산 자락과 해금강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전래동화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가 전해지는 북한 강원도 고성군 고성읍 구선봉 앞에 자리한 호수인 '감호'도 볼 수 있다.





육군 관계자는 "무엇보다 1953년 군사정전협정 체결 직후 남측에 설치된 최초의 감시초소"라며 "그런 점에서 그 상징성과 역사적 의미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관계전문가 현지조사 결과를 토대로 문화재위원회의 심층적인 검토·심의 절차를 거쳐 앞으로 문화재 등록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방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고성 GP가 평화와 번영을 여는 상징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다양한 활용방안을 고려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남북 군사당국은 향후 군사실무접촉 등을 통해 지금의 GP 시범철수에서 한 단계 진전된 조치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남북은 '4·27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DMZ 평화지대화를 실현하기 위한 실질적 조치로 DMZ내에 있는 모든 GP를 철수하기로 약속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GP 시범철수의 경우 남북이 11개씩 동수(同數)로 진행됐다"며 "다음 GP 철수는 남북이 지역을 정해서 해당 지역의 GP를 철수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ohjt@newsis.com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