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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닝썬 '애나' 몰랐다? …엘리트 모인 강남경찰서의 굴욕

능력을 인정받은 엘리트 경찰들만 간다는 서울 강남경찰서가 클럽 버닝썬 사건으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온라인상에서 버닝썬과 강남경찰과의 유착 의혹이 불거지면서 ’비리경찰‘의 이미지가 덧씌워진 데다, 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14일 오후 강남 역삼지구대를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침통한 분위기다. 또 당초 버닝썬과 경찰의 유착 의혹을 제기한 김상교(29)씨를 성추행으로 고소한 여성이 광수대에서 마약 유통책으로 지목된 중국인 여성 '애나'라는 사실을 강남서가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비판은 가중되고 있다.  
 
’성추행 고소인=애나‘인 줄 몰랐다는 강남서  
강남경찰과 클럽 버닝썬 사이의 유착 및 각종 마약·성범죄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인 서울청 광수대는 14일 오후 3시30분쯤 서울 강남구 소재 클럽 버닝썬과 역삼지구대를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광수대 관계자는 "버닝썬과 관련해 제기되고 있는 각종 의혹에 대해 적극적으로 수사할 필요성이 제기돼 35명을 투입해 버닝썬과 역삼지구대에 대한 강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또 김씨가 폐쇄회로(CC)TV와 블랙박스 등의 증거를 인멸했다며 역삼지구대 경찰을 증거인멸 혐의로 추가 고소함에 따라 이날 김씨를 고소인 신분으로 조사했다고 밝혔다. 광수대는 김씨가 제기한 버닝썬과 경찰 사이의 유착 의혹 및 클럽 내 마약범죄 의혹 등에 대해서도 함께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광수대는 지난 13일 버닝썬 관련 수사 브리핑을 진행하며 언론에 의해 버닝썬 마약 유통책으로 지목된 중국인 여성 '애나'가 강남서에 김씨를 성추행으로 고소한 중국인 여성 파모(26)씨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 사실을 밝히기 전 광수대는 강남서와 수사 내용에 대해 일절 논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서와 버닝썬의 유착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수사 공조를 진행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될 것으로 보고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클럽 버닝썬 보안요원 및 경찰로부터 집단폭행을 주장하는 김상교(31)씨가 자신을 성추행으로 고소한 여성이 버닝썬의 팀장급 직원이자 마약 유통책으로 수사선상에 오른 중국인 여성 '애나'라는 사실이 드러나자 14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 [김상교씨 인스타그램 캡처]

클럽 버닝썬 보안요원 및 경찰로부터 집단폭행을 주장하는 김상교(31)씨가 자신을 성추행으로 고소한 여성이 버닝썬의 팀장급 직원이자 마약 유통책으로 수사선상에 오른 중국인 여성 '애나'라는 사실이 드러나자 14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 [김상교씨 인스타그램 캡처]

 
문제는 강남서에서 “고소인이 애나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밝히면서다. 김씨의 법률대리인인 법률사무소 '최선'의 박성진 변호사는 "김상교씨와 법률대리인들은 고소인이 애나라는 사실을 이전부터 알고 있었다"며 "성추행 사건인 만큼 고소인에 대한 조심스러운 대응을 하기 위해 밝히지 않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내부에서도 “그 사실을 어떻게 모를 수 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강남서는 이에 대해 “해당 여성이 자신의 본명으로 조사를 받아서 애나라는 이름은 조사 당시 한번도 등장하지 않았다”며 “성추행 고소인 수사는 1회를 원칙으로 하고 있어 추가로 연락을 취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성추행 고소인, 버닝썬 직원 아냐” 설명도 틀려  
당초 강남서는 김씨를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여성 두 명 중 한 명이 버닝썬의 직원이라는 언론보도에 대해 "일각에서 제기되는 피해자 2명 중 1명이 클럽 직원이라는 말과 관련, 사실 확인 결과 2명 모두 클럽 직원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못 박은 바 있다. 그러나 고소인 애나가 버닝썬 MD로 활동했다는 사실 드러나면서 상황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더욱이 애나가 '팀애나'로 활동하는 등 버닝썬 내에서 말단 직원 수준이 아니라 팀장급의 위치에 있었다는 증언이 나오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강남서 관계자는 “고소인이 조사를 받을 당시 무직이라고 밝혔다”고 해명하고 있다. 현재 마약 유통 의혹을 받는 애나라는 인물이 연락이 두절된 상황에서 강남서에서 고소인 수사에 조금 더 적극적이고 발 빠르게 대응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 中 경찰'만 모인다는 강남서인데…
강남서는 서울에서도 능력을 인정받는 경찰만 모인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경찰서 내부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강남서장은 사법시험 출신이나 해외주재원 경험자 등 경찰 조직에서 경찰청장이 직접 인정하는 인재들만 가는 자리다. 강남서 형사과장 또한 총경 승진 가능성이 90% 이상이라고 평가받으면서, 발령과 동시에 축하 인사를 받는 자리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강남서가 클럽 버닝썬과의 유착 경찰서라는 식의 인식이 퍼지면서 굴욕적이란 분위기다. 역삼지구대가 비리 의혹으로 광수대의 압수수색까지 받으면서 제대로 체면을 구긴 모양새다. 경찰 관계자는 “강남서는 워낙 발생 사건이 많아서 힘들기도 하지만, 사회적으로 크고 의미 있는 사건도 많아서 능력이 있는 경찰에게는 기회의 경찰서이기도 했다”며 “강남서에서 근무한다는 것만으로도 자부심이기도 했는데, 한순간에 이미지가 추락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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