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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한마디에 또 꼬인 신공항…장기 표류 우려

김해신공항 조감도.

김해신공항 조감도.

 최근 부산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동남권 신공항의 재검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정부가 추진해온 김해 신공항 사업에 사실상 제동이 걸렸다. 당초 정부는 올 상반기 중에 김해 신공항 기본계획을 확정·고시하고 2026년까지 사업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언급이 나오면서 국토교통부가 예정대로 사업을 진행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 때문에 공항 전문가들은 자칫 동남권 신공항사업 자체가 상당 기간 지연될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우선 문 대통령이 내건 재검토 가능 요건 중 '5개 지자체(부산, 울산,경남,대구, 경북)의 합의'가 쉽지 않아 보여서다. 김해 신공항 사업을 철회할지에 대한 합의다.   
밀양신공항 조감도

밀양신공항 조감도

 
 애초 가덕도 신공항을 밀었던 부산, 울산, 경남(부·울·경)지역과 달리 대구, 경북 지역에서는 밀양 신공항을 추진했었던 데다 최근에는 군 공항을 포함한 대구공항의 통합 이전에 더 관심을 쏟고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만약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총리실 차원에서 김해 신공항에 대해 제기되는 문제점을 검증토록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논란의 여지는 여전히 남는다.  
 
 익명을 요구한 항공 전문가는 "2016년에 동남권 신공항 입지 선정 용역을 맡았던 프랑스 회사의 전문성을 넘어설 정도의 검증단을 꾸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논란은 피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2016년 신공항 후보지 평가결과

2016년 신공항 후보지 평가결과

 
 이 전문가는 또 "앞서 2011년 당시 MB정부에서 가덕도와 밀양 두 곳 모두 경제성이 떨어진다며 신공항 백지화를 발표했을 때도 상당한 반발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게다가 우여곡절 끝에 이런 과정들을 거쳐 김해 신공항 사업 철회가 결정되더라도 더 큰 숙제가 기다린다. 신공항 입지를 새로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울·경 지역에서는 김해 신공항이 무산되면 '가덕도 신공항' 쪽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안전성 미흡 ▶소음 피해 확대 ▶24시간 운영 불가 등의 문제점을 들어 김해 신공항을 반대한다. 하지만 상황이 그리 간단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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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만일 김해 신공항 사업이 철회되면 신공항 사업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여러 입지에 대한 사전 타당성, 예비타당성 조사와 후보지 선정 등 모든 절차를 새로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허 교수는 "김해 신공항으로 결론 날 때까지 10년이 걸렸는데 앞으로 얼마나 더 시간이 소요될지 가늠하기 어렵다"며 "다른 국책사업 추진에도 나쁜 선례가 될 것이고, 사회적 비용도 엄청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고위 관계자도 "김해 신공항 사업이 무산되면 모든 절차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할 수밖에 없다"며 "희망 지역의 신청을 받아서 하나하나 다시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김해 신공항 무산=가덕도 신공항 추진' 은 아니라는 의미다. 2016년 입지 평가 당시 밀양 신공항이 가덕도 신공항 보다 점수가 높았던 점도 무시할 수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2016년 신공항 입지평가를 앞두고 관련 5개 지자체장이 결과에 승복하겠다며 공동서명을 했다. [연합뉴스]

2016년 신공항 입지평가를 앞두고 관련 5개 지자체장이 결과에 승복하겠다며 공동서명을 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또 공항 입지는 수요와 안전성 등을 객관적으로 따져 정해야 하는 전문영역인데도 정치적 고려가 개입되는 것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 항공 전문가는 "무안, 울진, 양양 등 정치적 고려로 추진된 공항들은 예외 없이 실패했거나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번에도 섣부르게 정치적 요소가 개입됐다가는 실패를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2016년 정부의 신공항입지 평가를 앞두고 해당 5개 지자체가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약속을 했음에도 지방선거 뒤에 이를 뒤집은 것에 대한 비판도 나오고 있다. 지방정부의 신뢰성을 실추시켰다는 지적이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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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