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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최대주주 KT·포스코···이익 줄어도 배당은 늘린다

회사의 영업은 부진했지만 주주들은 6년 만에 가장 큰 '배당잔치'를 즐기게 됐다. 국내 최대 통신사인 KT 얘기다.
황창규 KT 회장. [중앙포토]

황창규 KT 회장. [중앙포토]

 
KT의 지난해 영업이익(1조2600억원)은 통신비 인하의 여파로 1년 전보다 1100억원(연결 재무제표 기준) 줄었다. 하지만 지난 12일 회사가 공시한 배당금 총액은 2696억원으로 전년보다 246억원 늘었다.
 
실적 부진에도 KT의 배당금 총액은 2012년 결산 이후 가장 많아진 셈이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지분율 12.19%)이다.
 
KT를 비롯해 지난해 결산을 마친 상장사들이 잇따라 배당 확대를 발표하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배당확대를 공시한 상장사는 80여 곳에 이른다.
 
SK하이닉스는 총 1조260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전년보다 3200억원 늘렸다. 메모리 반도체 호황을 타고 영업이익이 52% 증가한 덕분이다.
 
신한금융지주(배당금 총액 7530억원)와 하나금융지주(4503억원) 등 금융사들도 배당 확대 대열에 합류했다.
 
포스코는 올해 배당금 총액(4000억원)을 전년보다 1200억원(43%) 늘렸다.(결산배당 기준, 중간배당 포함시 25% 증가) 포스코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9200억원이 늘었지만 순이익은 오히려 1조원 넘게 감소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 [연합뉴스]

최정우 포스코 회장. [연합뉴스]

흑자(순이익)가 쪼그라든 회사가 배당금을 대폭 늘리는 것은 증권업계의 상식에 비춰볼 때 이례적이다. 포스코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지분율 10.72%)이다.
 
LG전자(87.5%)와 신세계(60%)처럼 전년보다 50% 이상 많은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한 상장사도 속출하고 있다.
 
국민연금 등 배당 확대를 요구하는 주주들의 압박도 거세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인 현대그린푸드는 올해 주주들에게 183억원의 배당금을 주기로 했다. 전년보다 160% 늘어난 금액이다.
 
이 회사의 2대 주주(지분율 12.82%)인 국민연금은 지난해 이 회사를 저배당 관련 중점관리 기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KB자산운용의 압박을 받은 광주신세계는 주주들에게 주당 3000원의 배당금을 지급한다고 공시했다. 지난해(1250원)보다 140% 올렸다.
 
이 회사의 지난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6%가량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KB운용은 이 회사에 수차례 주주 서한을 보내 배당 확대를 요구했다.
 
한진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지난 13일 거래소 공시를 통해 "2018년도 배당성향을 약 50%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지난해 벌어들인 돈의 절반 정도를 주주들에게 나눠주겠다는 뜻이다. 한진칼은 행동주의 펀드인 '강성부 펀드'와 국민연금의 양쪽에서 배당 확대, 주주가치 제고 등의 요구를 받아왔다.
 
전문가들은 상장사 배당 확대가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긍정적인 면으로는 주주들에게 더 많은 현금을 나눠줌으로써 주가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반면 회사 곳간에 쌓아둔 돈이 배당으로 빠져나가면서 투자 여력이 줄어드는 부정적 측면도 있다. 특히 경기가 침체할 때 기업의 현금 유동성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나온다.
 
남양유업은 배당을 확대하라는 국민연금의 요구를 거부하기로 했다. 대주주 지분율이 높아서 배당을 늘리면 결국 그 돈의 절반 이상을 대주주가 차지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대신 재무 건전성을 높여 장기투자를 위한 밑거름으로 쓰겠다는 게 회사 측의 주장이다. 이 회사의 최대주주인 홍원식 회장 일가의 지분율은 53.85%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그동안 국내 기업들의 배당 성향이 비교적 낮았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렇다고 배당 확대가 모든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개별 기업마다 처한 사정과 영업 환경이 다 다르기 때문에 배당 정책을 판단할 때는 기업별 사정과 투자자들의 입장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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