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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청 “올해 5곳 자치경찰 시범 운영”…경찰 반응은 엇갈려

자치경찰제 도입 방안 논의를 위한 당정청 협의가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민갑룡 경찰청장, 정순관 자치분권위원장,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조정식 정책위의장, 인재근 국회 행정안전위원장,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강기정 정무수석(왼쪽부터) 등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자치경찰제 도입 방안 논의를 위한 당정청 협의가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민갑룡 경찰청장, 정순관 자치분권위원장,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조정식 정책위의장, 인재근 국회 행정안전위원장,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강기정 정무수석(왼쪽부터) 등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ㆍ청와대가 올해 안에 자치경찰제 입법을 완료해 서울·세종 등 5개 시도에서 시범 실시하기로 했다. 또 2021년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한 뒤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자치경찰 사무를 확대하기로 했다.

 
당정청은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자치경찰제 도입을 위한 당정청 협의회를 개최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11월 13일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회(위원장 정순관)가 발표했던 도입 방안과 내용상 크게 달라진 점은 없지만, 시범 실시 계획이나 도입 일정 등이 일부 구체화 됐다.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보장하는 당정 협의안이 도출되도록 하겠다. 이른 시일 내 입법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가경찰제는 경찰청장이 전국 경찰을 지휘하는 방식이다. 자치경찰제는 지방자치단체 산하에 생활안전과 민생치안 등 업무를 담당하는 자치경찰을 신설해 국가경찰과 권한을 나누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국정추진과제인 검ㆍ경수사권 조정문제와 결부돼 수사권 조정 이후 경찰의 비대화를 막는 조치로 거론돼 왔다.  
 
자치경찰제 도입 방안 [중앙포토]

자치경찰제 도입 방안 [중앙포토]

자치경찰제가 도입되면 각 시ㆍ도지사에게 자치경찰본부장과 자치경찰대장에 대한 임명권을 부여한다. 경찰의 정치적 중립 확보를 위해 시ㆍ도지사가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하지 않고 합의제 행정기관인 시도경찰위원회가 자치경찰을 관리하도록 한다는 게 당정청의 방침이다.

 
자치경찰은 각 지역의 민생치안 활동과 관련 사무 등을 맡게 된다. 성폭력 사건과 가정폭력, 학교폭력 사건 수사도 상당부분 자치경찰이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교통사고 조사도 대부분 자치경찰에서 처리하게 된다. 다만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업무 충돌을 방지하고, 신속하게 사고ㆍ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112종합상황실에서는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이 합동근무체계를 갖추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인력은 초기 7000~8000명부터 시작해 최종적으로 4만3000명을 자치경찰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기존 경찰법은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의 조직 및 운영에 관한 법률’로 전면 개정될 예정이다. 개정안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홍익표 의원이 대표 발의하기로 했다.
 
경찰 로고. [뉴스1]

경찰 로고. [뉴스1]

“수사권 조정위해 넘어야” VS “혼선 불 보듯”
경찰 내부에선 자치경찰제 도입에 대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경찰 수뇌부는 자치경찰제를 검ㆍ경 수사권 조정을 위해 ‘넘어야 할 산’으로 인식하는 반면 일선 경찰들 사이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경찰 간부는 이날 “청와대에서도 자치경찰제 도입을 수사권 조정의 전제로 내세우는 만큼 일부 내부 진통이 예상되지만 수사권 조정을 위해서는 조속히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도 “경찰 내부에서 자치경찰제 자체에 대한 찬ㆍ반을 논의할 시기는 이미 지났다”며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국가경찰과 자치경찰이 각자의 위치에서 범죄를 막고 치안을 할 수 있을 지를 논의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계급정년에 걸리는 일부 경정(총경 바로 전 계급) 계급의 경찰들 사이에서는 “계급정년 폐지 등 조건이 있다면 자치경찰에 지원할 의사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반면 다수 일선 경찰들 사이에서는 자치경찰제 도입으로 범죄 대응이나 경찰 수사에 혼선이 생길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 지역에서 근무하는 한 강력계 형사는 “범죄자는 국가경찰이 해결할 범죄와 자치경찰이 해결할 범죄를 친절하게 구분해서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만약 전국 곳곳을 넘나드는 조직적인 범죄, 혹은 살인 등 범죄가 일어난다면 이 사건의 관할이 어디인지, 범행 수위가 국가경찰이 나서야 할 정도인지 자치경찰이 해결해야 할 수준인지를 놓고 아까운 시간을 허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경찰관은 “향후 큰 사건이 발생하면 지구대에서 초동 대처를 하고 이후 국가경찰에서 수사를 하게 될 텐데, 지구대와 국가경찰이 원활하게 협조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자치경찰제가 도입되면 지역의 유력 정치인나 시ㆍ도의회 등에 경찰이 휘둘릴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다. 정보과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한 경찰은 “시ㆍ도지사가 직접 지휘감독을 하지 않더라도 자치경찰본부장, 경찰대장의 임명권을 가진 이상 영향력을 행사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며 “국가경찰제 하에서는 경찰 업무에 크게 영향을 끼치지 못했던 지역 의회 의원, 유력 인사들이 자치경찰에 입김을 행사한다면 공정한 법집행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든다”고 말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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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