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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합장의 막강한 권력이 만든 '억대 뇌물·성폭력' 비리

지난해 11월 인천의 농협 조합장 A씨가 횡령 혐의로 구속됐다. 부동산 중개인을 통해 시세보다 부풀려진 가격에 토지를 매입하고 차액을 돌려받는 수법으로 조합 돈 3억8000만원을 가로챈 혐의였다. 농협 직원들은 “비리 조합장을 엄정하게 수사해달라”고 검찰에 촉구했다.
3.13 전국 동시조합장 선거를 한 달 앞둔 11일 전라북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직원들이 포스터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3.13 전국 동시조합장 선거를 한 달 앞둔 11일 전라북도선거관리위원회에서 직원들이 포스터를 살펴보고 있다. [뉴스1]

 
앞서 8월엔 경북의 한 농협 조합장이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가 경찰에 구속됐다. 하나로마트 부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땅 주인에게 1억원을 받고 거래금액을 축소해 양도소득세를 탈루한 혐의도 받았다. 매매과정에 개입한 농협 간부도 불구속 입건됐다.
 
3월 13일 치러지는 제2회 전국 동시 조합장 선거에서는 1343개 농협·수협·산림조합 조합장을 선출한다. 2015년(3월 11일)에 이어 선거관리위원회가 위탁 주관하는 두 번째 선거다. 선관위는 물론 검찰과 경찰까지 나서 불법 선거운동에 대해 엄정하게 처벌하겠다고 밝혔지만, 금품 살포와 향응 제공은 근절되지 않고 있다.
 
선거에 당선된 조합장은 억대 연봉 외에도 조합의 경영·인사·채용 등 막강한 권한을 행사한다. 기초의회 의장을 그만두고 농협 조합장에 출마할 정도로 매력적인 직업이라고 한다. 권한이 크다 보니 각종 비리·범죄에 연루되고 조합을 사유화하는 등의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기도 한다.
3·13 전국 동시 조합장선거를 30일 앞둔 11일 제주시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 정문 앞에서 열린 ‘아름다운 선거 캠페인 발대식’에서 자전거 동호인들이 홍보 깃발을 달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뉴스1]

3·13 전국 동시 조합장선거를 30일 앞둔 11일 제주시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 정문 앞에서 열린 ‘아름다운 선거 캠페인 발대식’에서 자전거 동호인들이 홍보 깃발을 달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말 제주에서는 조합장 B씨가 여직원 성폭력 혐의로 구속됐다가 풀려나자 조합원들이 “보석을 철회하라”며 삭발투쟁을 벌이기도 했다. 조합원들은 “수감 중인 조합장이 자신에게 유리한 탄원서를 받아올 것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최근 상주에선 원예농협 조합장과 임원 등이 선진지 견학을 떠나면서 ‘도우미’를 동반한 사실이 알려져 비난을 받았다. 사건이 불거지자 임원들은 “각자 돈을 냈다”고 해명했지만, 주민들의 비난수위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조합장이 단체장이나 지방의원과 달리 ‘기업 CEO의 자질’을 갖춰야 한다고 주문한다. 마케팅과 홍보를 강화하고 경영을 전문화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는 얘기다.
지난달 23일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대책회의'가 열리고 있다. [뉴스1]

지난달 23일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제2회 전국동시조합장선거 대책회의'가 열리고 있다. [뉴스1]

 
배재대 최호택(행정학과) 교수는 “불법 선거는 은밀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선관위 적발로는 한계가 있다”며 “조합원 스스로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를 치르겠다는 인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전=신진호 기자,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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