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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 문희상 면전서 “북한 진짜 의도는 남한 무장해제”

미국을 방문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왼쪽)이 12일(현지시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만나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나는 북한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미국을 방문 중인 문희상 국회의장(왼쪽)이 12일(현지시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을 만나 선물을 전달하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이날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나는 북한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나는 북한을 믿지 않는다. 북한의 진짜 의도는 비핵화가 아니라 남한의 무장해제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문희상 국회의장,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등 국회 대표단과 설전을 벌이며 한 말이다. 의회를 방문한 문 의장 일행이 “북한이 베트남처럼 우방이나 친미 국가가 되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하도록 분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하자 “싱가포르 회담도 쇼였다”며 이같이 말했다. 면담은 30분 예정됐지만 1시간을 훌쩍 넘겼다. “일왕 사죄”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 문희상 의장에겐 “한·일 관계가 악화해 우려스럽다. 이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길 바란다”는 말도 했다. 문 의장은 “균형감각을 갖고 봐 달라. 중국·러시아 등 동북아 큰 틀에서 한·일 공조의 중요성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작은 문제로 아웅다웅해선 안 된다”고 답했다.
 
대표단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이날 비공개 면담에서 “하노이 정상회담에 한국이 기대하는 게 뭐냐”고 먼저 물었다고 한다. 정동영 대표가 “북한이 베트남처럼 미국의 우방, 친미 국가로 바뀌면 미국의 국익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느냐. 한국 국민도 탈냉전으로 가는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답하자 “나는 북한을 믿지 않는다”고 했다. 1997년 하원 정보위 위원들과의 방북 경험을 소개하며 “전 세계를 다녔지만 북한 주민들의 가난과 비참함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때부터 북한 정권을 믿을 수 없다”고 했다. 이에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북한은 과거 고난의 행군 시절과는 많이 변했다. 지금 북한은 경제개발을 원할 만큼 많이 달라졌으니 가까운 시일 내 다시 방북해 보라”고 권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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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대표가 “트럼프의 북핵 외교는 과거 북핵 해법의 원조인 클린턴 정부 시절 ‘페리 프로세스’를 잇는 정책이 아니냐”고 하자 펠로시는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페리 프로세스는 윌리엄 페리 대북조정관이 1999년 마련한 미사일 발사 중단→비핵화→평화체제로 이어지는 3단계 해법이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에서 눈을 씻고 찾아봐도 비핵화라는 말을 찾을 수 없었다. 싱가포르 회담도 아무 성과가 없었고 실패작, 쇼이지 않았느냐. 우리는 북한이 비핵화한다는 증거, 실제 행동을 보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펠로시 의장과 같은 입장”이라며 “지난해처럼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합의하거나 주한미군 감축 문제를 논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펠로시 의장은 논쟁이 길어지자 “나는 결과를 낙관하지 않는다”면서도 “당신들 이야기처럼 내가 틀리고 당신들이 맞기를 바란다”고 마무리지었다. 펠로시 의장의 이날 언급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을 대하는 미 민주당의 기류를 여실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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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