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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 현실로 도약중인 핵융합 에너지, 한국이 리드한다"

유석재 국가핵융합연구소장이 태양을 배경으로 핵융합 발전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최준호 기자

유석재 국가핵융합연구소장이 태양을 배경으로 핵융합 발전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최준호 기자

'꿈의 에너지'라는 핵융합발전이 꿈을 넘어 현실로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1952년 세계 최초의 수소폭탄 실험이 성공한 뒤 무한 에너지원으로서 가능성을 보여준 핵융합 현상은, 초전도 자석을 이용해 에너지의 원천인 ‘플라즈마’를 장시간 가두는 데 성공하며 현재 5부 능선을 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한국은 최신형 초전도 토카막식 핵융합연구장치 KSTAR를 이용, 해당 방식의 핵융합 장치로는 세계 최초로 이온온도 1억℃의 고성능 플라즈마를 실현하며 2025년 완성을 목표로 7개국이 참여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프로젝트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핵융합 발전 상용화를 위해 가고 있는 국가핵융합연구소의 유석재 소장을 13일 인터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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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융합, 핵분열에 비해 에너지 효율 7배...고밀도 전력 생산할 유일 대체원
 
 유석재 국가핵융합연구소장. [사진 국가핵융합연구소]

유석재 국가핵융합연구소장. [사진 국가핵융합연구소]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가속화하면서, 다양한 대체 에너지원이 논의되고 있다. 핵융합 발전이 다른 신재생 에너지에 비해 가지는 강점은 뭔가.
태양광·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가 주목받고 있지만, 원자력 발전을 대체하기에 발전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가정용으로 겨우 쓰일 수 있는 정도다. 장기적으로 고밀도·대규모의 전력을 공급할 대체 전력원은 핵융합 발전이 현재 유일한 대안이다. 핵융합 연료 1g은 석유 8t에 해당하는 에너지 생산이 가능하다. 기존 핵분열식 원자력 발전과 비교해도 효율이 높다. 우라늄235 1㎏으로 200억Kcal의 에너지를 생산한다면, 수소 1㎏은 핵융합으로 1500억Kcal의 에너지를 낸다. 에너지 효율이 7배 이상이다.
 
핵융합 발전이 기존의 핵분열 방식의 원자력에 비해 친환경적이라는 근거는 뭔가.
알려진 것처럼 기존 핵분열 방식의 원자력 발전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남긴다. 여기에 우라늄과 같은 광물, 즉 매장량 한계가 있는 지하자원이 투입된다. 이에 비해 핵융합은 무한한 바닷물 속 이중수소와 리튬에 의한 삼중수소를 이용하기 때문에 고갈 걱정이 없다. 삼면이 바다인 한국에 최적의 조건이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에 대한 부담도 없다.
 
초전도 토카막형 핵융합 실험로 보유한 한국...“ITER 리드 가능성 크다”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공사 현장의 낮. 토카막이 들어갈 원통형 건물 뒤로 서 있는 곳이 부품 조립동이다. 7개국이 참여하는 ITER 프로젝트는 미국,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러시아, EU가 참여한다. [사진 ITER]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공사 현장의 낮. 토카막이 들어갈 원통형 건물 뒤로 서 있는 곳이 부품 조립동이다. 7개국이 참여하는 ITER 프로젝트는 미국,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러시아, EU가 참여한다. [사진 ITER]

한국이 핵융합 기술 분야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보나. 
전 세계에 ‘초전도 토카막형’ 핵융합 실험로는 한국과 중국 두 대밖에 없다. 게다가 KSTAR의 경우 2025년 완공되는 ITER에 들어가는 초전도자석과 정확히 똑같은 것을 사용하고 있다. KSTAR를 부피 27배로 스케일 업(Scale up)시킨 것이 ITER인 만큼, 한국이 국제협력연구를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 건설과 운영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핵융합 분야의 주요 경쟁국은 어딘가.
ITER에 참여하는 7개국이 경쟁국이자 협력국이다. 초기 멤버인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EU), 일본에 한국, 중국, 인도가 추가돼 7개국이 됐다. 더 이상의 참여국은 없다.
 
세계에서 두 대 밖에 없는 초전도 토카막식 핵융합 실험로 KSTAR는 인공태양으로 불린다. 태양에서 핵융합이 일어나며 에너지를 만드는 원리를 모사했기 때문이다. [사진 국가핵융합연구소]

세계에서 두 대 밖에 없는 초전도 토카막식 핵융합 실험로 KSTAR는 인공태양으로 불린다. 태양에서 핵융합이 일어나며 에너지를 만드는 원리를 모사했기 때문이다. [사진 국가핵융합연구소]

핵융합은 아직 실험 단계다. 언제쯤 상용화할 것으로 보나.
핵융합 실험의 전 과정에는 크게 4개의 변곡점이 있다. 현재 그중 두 개를 이미 지났다. 1952년 수소폭탄 실험으로 핵융합의 에너지화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 첫 번째고, 기존 구리자석을 초전도자석으로 대체해 플라스마를 효율적으로 잡아둔 것이 두 번째다. 2036년경은 ITER를 통해 핵융합이 스스로 지속화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핵융합 연소시험 검증’의 시기로 변곡점의 3단계에 해당한다. 이것이 성공하면 핵융합이 꿈의 에너지에서 현실화하게 된다. 이를 기반으로 핵융합에너지를 이용, 전기생산을 검증하는 것이 마지막 4차 패러다임 변화(Shift)다. 20년도 채 남지 않았다.
 
KSTAR는 올해 달성한 이온온도 1억도 이상을 10초간 유지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10초의 의미는 뭔가.
지금까지 어떠한 토카막식 핵융합장치에서도 1억도 이상의 고온 플라즈마 유지 시간을 10초 이상을 넘어선 적은 없었다. 그래서 일단 10초 벽을 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플라즈마는 가열 후 보통 1초 이내에 식는다. 보편적인 물리현상이다. 일단 10초 벽을 넘는다면 향후 100초 이상으로 플라즈마 유지시간을 늘릴 가능성이 더욱 커질 것이다.
 
 
폭발 아닌 내파인 핵융합...“인공지능·시뮬레이터로 안전 제어하겠다”
 
유석재 국가핵융합연구소장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HJ 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 인공태양 KSTAR 2018년 연구성과 발표'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유석재 국가핵융합연구소장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HJ 비즈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 인공태양 KSTAR 2018년 연구성과 발표'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뉴시스]

만약 2036년경 핵융합 연소시험 검증이 성공하면, 핵융합이 스스로 그것도 지속해서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안전문제 없나. 
플라즈마 붕괴가 예상할 수 있는 위험이다. 고온·고밀도의 플라즈마를 자기장으로 가두고 있기 때문에 플라즈마의 불안정성이 생기면 고에너지의 플라즈마 덩어리가 자기장을 뚫고 나갈 수 있다. 진공 용기 내부 구조물을 손상시킬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플라즈마는 진공에 가까운 환경에서 유지되기 때문에 폭발(explosion)이 아닌 내파(implosion)가 발생한다. 장치가 안으로 찌그러진다는 의미다. 이 때문에 건물이 폭발하는 형태의 위험성은 매우 낮다. 핵분열 방식의 원자력에서 안전이란 환경에 대한 안전이라면, 핵융합에서의 안전은 장치의 안전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플라즈마 붕괴를 어떻게 제어할 건가. 
인공지능 기반으로 미리 플라즈마 붕괴 징후를 찾아내 사전 조치를 취하면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 현재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현실의 토카막을 컴퓨터에 모사한 ‘가상 토카막(Virtual Tokamak)’을 제작해 운영상태를 예측하는 식이다. 이를 위해 현재 전문 연구팀을 신설했다. 게다가 몇 년 치 연료를 가둬두는 핵분열식 원자력 발전과 달리, 핵융합의 경우 지속해서 소량의 연료를 주입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연료주입을 멈추면 핵융합 반응은 멈추게 된다. 연료주입이나 전기를 차단하기만 해도 핵융합 반응은 멈출 수 있다.
 
핵융합이 대체에너지를 넘어 에너지 독립으로서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 특정 광물의 부존량에 의존하면, 언제까지나 에너지원을 수입해야만 한다. 그러나 핵융합의 원료인 해수(海水)는 무한할뿐더러 각국이 골고루 사용할 수 있다. 원료 수출이 아닌 ‘기술수출’로 패러다임이 바뀐다는 말이다. 한국이 핵융합 기술 분야에서 선도하게 되면, 기술 수출로 에너지 독립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러나 아직 핵융합 발전 상용화 시기는 ITER 프로젝트가 성공하는 시기에 달려있는 상태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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