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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북ㆍ미 정상회담 의제 12개", 지난해 회담 보도문이 단서

이달 말 베트남에서 열리는 2차 북ㆍ미 정상회담을 2주일여 앞두고 회담 의제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6~8일 평양을 방문해 북한과 실무협상을 진행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11일(현지시간)  “(북한과)12개 이상 문제에 대해 논의했고 (1차 북ㆍ미정상회담에서 나온) 싱가포르 선언 이행을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을 찾은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다.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비건 대북특별대표는 지난 6~8알 평양을 방문해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와 실무회담을 가졌다. [사진 뉴스1]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비건 대북특별대표는 지난 6~8알 평양을 방문해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와 실무회담을 가졌다. [사진 뉴스1]

특히 비건 대표가 “싱가포르 선언”이라고 표현했다는 점에서 12가지 의제는 지난해 6월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합의한 싱가포르 공동보도문에 단서가 숨어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양측은 지난해 새로운 북ㆍ미 관계 ▶한반도 평화체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유해 발굴 등 4개 항에 합의했는데, 이를 보다 구체화한 북·미 현안 대부분이 포함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①새로운 북ㆍ미 관계→연락사무소 설치= 양 정상은 싱가포르 회담에서 ‘새로운 북·미 관계 수립’을 약속했다. 정부 당국자는 “북미 역사에서 양 정상의 대면은 지난해가 처음이어서 원론적이고, 추상적인 표현을 썼지만 ‘새로운’이라는 표현에는 다양한 의미가 함축돼 있다”며 “과거의 적대적인 관계를 청산하고, 친밀한 관계로 발전시키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선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한데 2차 정상회담에서 보다 구체적인 내용을 협의할 가능성이 크다. 그런 점에서 미국의 평양 연락사무소 설치 문제가 우선 거론된다. 여기에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가 진전된다면 인도적 지원과 대북 제재의 일부 완화를 고려해 볼 수 있다는 점이 논의 대상일 수 있다.  
 
②한반도 평화체제→ 남북미 다자회담= 북ㆍ미는 싱가포르 선언에서 “판문점 선언을 재확인”했다. 지난해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판문점 정상회담 결과물과 미국과 관련 있는 내용의 교집합을 협의해 나가겠다는 뜻이다. 판문점 선언은 전문과 남북관계 전면발전, 군사적 긴장 완화, 한반도의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 등 3개 분야에서 13개 항을 담고 있다. 이중 미국과 관계가 있는 건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다자회담 개최, ▶군사적 긴장 완화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2일 이후 공식 매체에서 종전선언이라는 표현을 일절 사용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정전체계를 평화체계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협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평화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남북미 3자 또는 3자+중국이 참여하는 다자회담 개최 문제가 회담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
 
③완전한 비핵화→영변 및 그 이상= 북한이 관계개선에 방점을 두고 있지만, 북한의 비핵화는 미국이 주력하는 분야다. 지난해 정상회담 이후 지금까지도 미국은 비핵화를 북한은 상응 조치를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그런 만큼 북한의 비핵화 범위와 순서, 방법 등을 놓고 양측의 치열한 밀고 당기기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당초 미국은 북한 전역의 완전한 비핵화를 강조했지만 비건 대표는 지난달 31일 스탠퍼드대 연설에서 “동시적ㆍ단계적 접근”을 제시하며 다소 유연한 모습으로 바뀌고 있다. 단 미국은 최대한 비핵화라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지난해 9월 남북 정상회담에서 조건부 폐기 의사를 밝힌 ‘영변의 핵시설+α’ 즉 ▶풍계리 핵실험장과ㆍ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검증 ▶고농축우라늄 시설신고 및 폐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대량파괴 무기 폐기 문제가 회담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사안으로 꼽힌다.  
 
양 정상이 합의한 북한 지역의 유해발굴 문제도 논의 대상이다. 비무장지대(DMZ)와 북한지역(장진호)에 묻혀 있는 유해 발굴 문제가 의제로 오를 전망이다.

 
문제는 시간이다. 비건 대표도 “평양에서는 협상이 아니라 협의였다”며 “다음 주 본격 협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논의할 의제는 많은데 첨예한 대립을 하는 상황에서 양측 모두 시간과의 싸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핵심 의제인 북한 비핵화의 범위와 미국의 상응 조치로 접점을 찾을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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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