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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구로 산 '298달러' 재킷…원화 선택 후 '74만원' 됐다

브룩스브라더스 미국 공식 사이트에서 같은 제품을 원화 결제할 경우 달러 결제 금액보다 두 배 이상 비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사진 브룩스브라더스 홈페이지 캡처]

브룩스브라더스 미국 공식 사이트에서 같은 제품을 원화 결제할 경우 달러 결제 금액보다 두 배 이상 비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사진 브룩스브라더스 홈페이지 캡처]

브룩스브라더스 미국 공식 사이트에서 같은 제품을 원화 결제할 경우 달러 결제 금액보다 두 배 이상 비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사진 브룩스브라더스 홈페이지 캡처]

브룩스브라더스 미국 공식 사이트에서 같은 제품을 원화 결제할 경우 달러 결제 금액보다 두 배 이상 비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사진 브룩스브라더스 홈페이지 캡처]

 
#. 직장인 김상용(42)씨는 해외직접구매(직구) 마니아다. 그는 “한국에 진출한 브랜드라도 현지 사이트를 이용하면 수시로 세일을 하고, 할인 품목이 늘 섞여 있어 같은 제품이라도 훨씬 싸게 살 수 있는 것이 직구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김씨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한 유명 브랜드의 글로벌 사이트를 통해 제품 결제를 했는데 번번이 결제 불가 통보를 받았다. 페이팔에 카드를 등록해 다시 결제를 시도했지만, 결제를 할 수 없다는 안내 문구만 계속 나왔다. 김씨는 “본사에 이메일 문의했더니 한국 카드사에서 발행한 신용카드로는 결제가 안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며“한국 소비자를 만만하게 보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빴다”고 말했다.
 
#. 직장인 최효정(29)씨도 자주 직구를 활용한다. 해외 사이트에선 한국에서 동난 옷을 구할 수 있고, 사이즈도 많기 때문이다. 배대지(배송대행지) 비용을 부담해도 한국에서 제품을 사는 것보다 더 싸서 직구의 유혹을 뿌리칠 수가 없다. 하지만 최씨도 최근 미국 유명 브랜드 온라인 몰에서 국내 카드로 옷을 사려고 했지만, 결제 거절을 당했다. 최씨는 “국내 카드로 구매를 시도했는데 결제 취소됐다는 이메일이 왔다”며 “글로벌 브랜드가 왜 한국카드 사용을 막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해외직접구매가 활성화되고 있지만 한국에 지사를 낸 일부 해외 유명 브랜드가 한국의 직구족을 막기 위한 제한 정책을 펴고 있어 소비자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국내 지사 매출 타격을 우려한 글로벌 브랜드 업체가 직접 구매 제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해외 브랜드 상품의 가격 거품 논란이 일면서 병행수입과 직구 활성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박근혜 정부 당시 2014년 경제장관 회의를 통해 ‘독과점 소비재 수입개선방안’이 발표됐다. 정부는 식품·의약품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한 전 품목에 대해 네거티브 방식으로 배송업체의 간략한 송장만으로 신속하게 통관을 허용하는 목록 통관을 허용했다. 또 소액 면세 한도를 물품가 15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이에 따라 2013년 1조1000억원 규모였던 직구 금액은 2016년엔 1조 9000억원, 2017년엔 2조 원을 넘어섰다. 직구 활성화 정책 시행 전인 2013년에 비해 2배 이상 시장 규모가 커졌다. 국내 직구 시장이 급팽창하자 글로벌 브랜드가 직구 구매 제한 이라는 '꼼수'를 쓰기 시작했다.
 
패션 업계에 따르면 미국 유명 남성복 브랜드인 브룩스브라더스는 글로벌 공식 사이트를 통해 정기 세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가 동일 세일 품목을 구매해도 원화로 결제할 경우 달러로 결제할 때보다 2배 이상 비싼 가격에 제품을 사야 한다. 브룩스브라더스의 공식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498달러의 남성 재킷의 경우 할인된 가격인 298달러에 살 수 있다. 
 
하지만 원화 결제를 선택하면 74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으로 사야 한다. 다른 세일 제품도 원화 결제를 선택하면 달러 결제보다 금액이 훌쩍 뛴다. 해당 브랜드의 공식 사이트에 접속하면 해당 국가 IP를 자동으로 인식해 원화 결제가 가능하다는 문구와 함께 접속 국가를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원화로 제품 결제하면 달러화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환전으로 인한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이에 대해 브룩스브라더스코리아 관계자는 “일부 제품의 경우 해외에서 직접 살 때와 한국에서 살 때 제반 비용 등으로 최대 20% 정도 한국의 가격이 더 비싼 경우도 있다”며 “하지만 본사 정책에 따라 직구와 수입 제품 판매 가격 차이를 크게 두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유명 신발 브랜드인 닥터마틴은 한국 소비자에게 공식 사이트를 통한 판매 자체를 제한하고 있다. 닥터 마틴 공식 온라인 몰에선 한국에서 발행한 신용카드 고유 국가번호를 인식해 결제할 수 없도록 막은 것이다.  
 
닥터마틴은 한국 소비자들에게 공식 온라인 몰을 통한 판매 자체를 제한하고 있다. 한국에서 발행한 신용카드로 결제했을 경우 나오는 오류 메시지. [사진 닥터마틴 사이트 캡처]

닥터마틴은 한국 소비자들에게 공식 온라인 몰을 통한 판매 자체를 제한하고 있다. 한국에서 발행한 신용카드로 결제했을 경우 나오는 오류 메시지. [사진 닥터마틴 사이트 캡처]

닥터마틴은 한국 소비자들에게 공식 온라인 몰을 통한 판매 자체를 제한하고 있다. 한국에서 발행한 신용카드로 결제했을 경우 나오는 오류 메시지. [사진 닥터마틴 사이트 캡처]

닥터마틴은 한국 소비자들에게 공식 온라인 몰을 통한 판매 자체를 제한하고 있다. 한국에서 발행한 신용카드로 결제했을 경우 나오는 오류 메시지. [사진 닥터마틴 사이트 캡처]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글로벌 브랜드 제품의 국내 가격 거품 논란으로 정부가 나서 병행수입 시장의 진입장벽을 낮추면서 해외 브랜드가 국내 판매가격을 낮추거나 직구가 가능하도록 정책을 개선했다”며 “하지만 최근 이런 분위기가 주춤해지면서 해외 브랜드의 판매 제한 정책이 다시 고개를 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들 브랜드 이외에도 한국 직구 소비자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상당수 유명 브랜드도 직구 판매 제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소비자는 직배송보다는 업체에 수수료를 주고서라도 미국 내 배대지를 이용하거나, 페이팔 주소를 미국으로 옮기는 ‘변팔’과 같은 편법 직구 정보를 SNS 등을 통해 공유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국제거래지원팀의 양지선씨는 “가격 정책과 관련해 제조사가 결정하는 부분이라 거래를 막아놓는 것에 대해 제한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곽재민ㆍ신혜연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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