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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풀 중단, 택시요금 인상…그래도 기사 분신 계속 왜

“택시 기사 분신 소식을 듣고 안타까웠다. 카풀 서비스가 다시 시작되면 비극적인 일이 더 많아질지도 모른다.”
 
35년간 택시 운전을 했다는 개인택시 기사 이모(66)씨는 “택시 한 이래 이렇게 힘든 적 없었다”라며 또다시 일어난 분신 소식에 안타까워했다. 이어 이씨는 “카풀 서비스인 ‘타다’가 활성화된 후 야간 수입이 10% 감소했다”며 걱정을 했다.
 
지난 11일 오후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택시기사 김모(62)씨가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인 채 택시를 운전해 국회로 돌진했다. 택시 기사의 분신은 최근 두 달 새 세 번째다. 화재는 바로 진화됐으며 김씨는 한강성심병원으로 이송돼 치료 중이다. 서울개인택시 강남조합 대의원인 김씨는 평소 카카오 카풀 앱 도입 반대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택시기사들의 반대가 쏟아지자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달 18일 카풀 시범 서비스를 중단했다. 서울시도 16일부터 택시 기본요금을 3000원에서 3800원으로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대구와 광주·울산은 이미 요금을 인상했다. 그런데도 택시기사의 분신이 이어졌다.
 

개인택시 운전사들은 카풀 도입 이후 ‘권리금(택시 번호판값)’이 많이 떨어졌다고 불만이다. 개인택시 기사 허서구(65)씨는 “살 때는 8600만원이었는데 지금은 더 떨어졌다. 카카오 이전에는 9600만원~1억 가량까지 오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3년 무사고 기사들에게 개인택시 면허를 시도에서 발급했다. 하지만 공급 과잉으로 면허 발급이 중단된 후에는 택시 번호판(면허)의 개인 간 양도만 가능하다. 안기정 서울연구원 연구원은 “개인택시 권리금은 기사에게 퇴직금과 같은데 카풀 이후 택시 수요가 줄면서 가치도 감소할 수밖에 없다”라며 “미국도 우버 도입 이후에 택시 면허의 가치가 100만 달러에서 10만 달러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택시기사 박윤호(57)씨는 “개인택시는 하나하나가 사업자이고 기름값이나 청소비 같은 비용도 만만치 않다”라며 “카풀이 등장하면 엄청난 타격을 입기 때문에 개인택시들이 저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1일 분신한 김씨와 지난달 분신으로 사망한 임모(64)씨 모두 개인택시 기사다.
 
법인 택시기사들도 힘든 상황은 마찬가지다. 법인택시 기사 이종오(51)씨 “요금 상승이 처음에는 좋을 수 있지만, 결국 사납금도 올라서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격”이라며 “시민들한테만 결국 더 부담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법인택시는 사납금으로 12만~16만원 정도의 금액을 회사에 납부한다. 법인택시를 운전하는 차모(64)씨는 “사납금은 한국에만 있는 이상한 제도다. 사납금을 없애야 하는 게본질적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해 12월 14일 비공개 당정 협의를 열고 법인택시 사납금 제도를 폐지하고 월 250만원 수준에서 전면 월급제를 추진키로 합의했다. 하지만 여러 단체로 구성된 택시업계 비대위에서는 사납금 폐지를 놓고 입장이 갈리고 있다.
 
사납금 폐지와 월급제 넘어선 더 큰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전문가의 지적도 있다. 안 연구원은 “월급제는 수익금 전액 관리제와 시간 근무에 따른 완전 월급제 두 가지가 있는데 둘 다 현 시점에서 진정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에 따르면 수익금 전액 관리제는 기존 사납금을 제외하고 나머지 금액을 기사가 모두 가져갈 수 있던 기존 방식보다 고용보험이나 세금 등 공제 항목이 많아져 실질 월급이 하락할 수 있다. 완전 월급제는 자칫하면 기사들이 시간만 채우려는 도덕적 해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안 연구원은 “사납금만 해결한다고 기사들 처우가 개선되는 것이 아니다. 카풀 도입으로 인해 택시 업계 전체 파이가 작아진 상황이기 때문에 택시 요금이나 규제를 개선하는 등 새로운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해리·이병준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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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