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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뽕에 당하면 검출도 안돼" 버닝썬서 쓰러진 피해자들 호소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 VIP룸 안 화장실 모습. [버닝썬 관계자 제공]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 VIP룸 안 화장실 모습. [버닝썬 관계자 제공]

상습적인 마약 성범죄 의혹이 제기된 강남 클럽 버닝썬에서 성폭행 피해를 당했지만 가해자를 제대로 처벌하지 못했다고 호소하는 여성들의 증언이 나오고 있다.
 
12일 MBC 뉴스데스크는 지난해 5월 버닝썬을 방문했다는 20대 여성 A씨의 사례를 보도했다. 주량이 소주 2병 반이라는 A씨의 주장에 따르면 그는 이 클럽에서 만난 남성에게 보드카 세 잔을 받아 마신 뒤 기억이 끊겼다. A씨가 눈을 떴을 땐 호텔 침대였다.
 
A씨는 호텔에 함께 있던 외국인 남성에게 영어로 "집에 가고 싶다"고 울면서 애원했다고 한다. 결국 A씨는 새벽 3시쯤 호텔을 빠져나와 맨발로 1㎞를 걸어 도달한 아파트 경비원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날 A씨를 본 경비원은 MBC에 "단지 술에 취했다고 보기에는 느낌이(그렇지 않았다)… 그분(경찰)들이 오셔서 보니까 약물이 의심 간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클럽 버닝썬 입구. [연합뉴스]

클럽 버닝썬 입구. [연합뉴스]

이날 이후 A씨는 클럽에서 만난 남성이 술에 타서 약을 먹인 것으로 보인다며 준강간미수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검찰은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약물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고 여성이 호텔까지 걸어 들어가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로 확인됐다는 이유에서였다.
 
A씨는 "6~7개월 동안 정신과 상담도 받고 우울증 약도 먹었다. 약물이 안나왔다고 해서 다 내탓으로 돌렸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피해를 주장하는 또다른 20대 여성 B씨는 지난해 12월 이 클럽을 방문해 태국 남성이 준 술을 마신 뒤 정신을 잃고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침대로 머리를 계속 쾅 쾅, 그게 반복되면서 목이 계속 꺾였다"며 "'제가 죽겠구나' 생각했다. 그때부터 엄청 소리를 지르며 울었다"고 말했다.
 
B씨도 약물 검사에서 음성 반응이 나왔다. 경찰은 태국 남성을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MBC 뉴스데스크]

[MBC 뉴스데스크]

 
A씨와 B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들이 이른바 '물뽕'에 당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는 보고 있다.
 
나해란 여의도 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GHB(물뽕)를 복용하게 되면 반감기(약물 농도가 절반으로 떨어지는 시간)가 30분, 길어야 한 시간이 넘지 않는다"며 "6시간 정도만 지나도 인체에서 검출될 확률은 굉장히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장춘곤 성균관대 약학과 교수는 물뽕 증상을 치매 환자에 비유해 설명했다. 장 교수는 "치매 환자들을 보면 행동 멀쩡하게 하지만 지나간 일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전혀 기억이 안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물뽕을 복용하는 경우도 이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경찰과 검찰은 피해 주장 여성의 인체에서 약물 음성 반응이 나오고 숙박업소까지 제발로 걸어간 정황 등을 토대로 가해자를 처벌할 근거를 찾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약물 강간으로 추정되는 피해를 주장하는 호소도 늘어나고 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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