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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년간 용암 내뿜던 하와이 푸우오오에 ‘사망’ 선고

[사진 USGS 캡처]

[사진 USGS 캡처]

지난 30여년 동안 끊임없이 용암을 분출하던 미국 하와이 화산 분화구 ‘푸우오오’(Pu'u'O'o)가 사망 선고를 받았다.

 
미국 지질조사국의 하와이 화산관측소(HVO)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자체 웹사이트에 지난해 4월 30일 지진 후 폭발한 푸우오오 분화구의 ‘부고’를 올리면서다.
 
분화구가 붕괴해 지진을 일으키면서 지하의 용암 ‘배관망’이 무너지며 “푸우오오 내에선 앞으로 용암이 활동을 재개하는 일이 극히 있을 것 같지 않다”고 관측소는 공식 사망 선고를 내렸다.
 
화산학계의 기준으로 보면 90일 이상 분출이 없으면 지속적인 화산 활동이 끝난 것이라고 판정할 수 있지만, 관측소는 공식 판정을 최대한 미뤘다.
 
푸우오오가 지난 1983년 1월 3일 처음으로 분출을 시작한 이래 “거의 쉬지 않고” 용암과 화산재, 가스를 분출하면서 지구 내부의 비밀을 캐려는 화산학계에 기여한 공을 기린 셈이다.
 
HVO는 푸우오오 분화구의 일대기를 기술하면서 초기엔 한두 달 정도 분화를 쉬는 때도 있었지만 분출을 멈춘다고 해도 대부분 몇 시간이나 며칠에 그쳤다면서 “덕분에 우리는 거의 상시로 용암을 접하는 사치를 누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푸우오오의 분출이 연출하는 지구 태초와 같은 장관은 전 세계 관광객들을 하와이로 유혹하는 것이기도 했다고 HVO는 회고했다.
 
푸우오오 분화구가 사망 선고를 받았다고 해서 이 분화구가 속한 킬라우에아 화산 전체가 죽은 것은 아니다.
 
하와이에서 가장 활발한 화산인 킬라우에아 화산의 다른 곳들에선 수개월 혹은 수십년간의 휴지기를 끝내고 새로운 분화가 시작되고 있으며 “마그마가 화산에 공급되고 있고 지형 변형 자료상 마그마의 이동이 이뤄지고 있다”고 HVO는 경고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8일 ‘푸우오오 분화구의 ‘사망’에 부치는 애가’(Elegy for a vent in a Hawaiian volcano)라는 기사를 통해 학부 때 물리학과 영문학을 공부한 후 진로를 고민하다 푸우오오가 보여준 “지구의 원초적이고 근원적인 활동”에 한눈에 반해 지구물리학자의 길을 걷게 된 한 교수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오늘날 30년 한 세대에 걸친 화산 과학자 전부가 푸우오오의 분출과 함께 성장했다”며 “푸우오오는 이들 화산학자에게 화산 활동, 화산 지진학, 측지학, 암석학, 화산 구조, 재난 완화, 가스 지화학(geochem), 마그마 운동 등 모든 것을 가르쳐줬다”고 회고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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