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김명수, 양승태 기소 '1600자' 사과···"추가 징계 검토"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호송차로 향하는 모습. [뉴스1]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지난달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호송차로 향하는 모습. [뉴스1]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를 받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재판에 넘겨진 지 하루 만에 김명수 대법원장이 입장문을 냈다. 국민과 법원 가족을 향해 사과와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법원 내부의 목소리가 곱지만은 않다.
 
김 대법원장은 12일 오전 사법부 내부 통신망인 '코트넷'에 '수사결과 발표에 즈음하여 국민과 법원 가족 여러분께 올리는 말씀'이란 제목의 입장문을 올렸다. 1600자 분량의 글엔 헌정 사상 처음인 전직 사법부 수장의 구속 기소에 대한 대국민 사과와 재발 방지를 위한 추가 조치들이 담겼다.
 
'1600자' 입장문…대국민 사과·법관 추가징계
김명수 대법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는 모습. 검찰은 이날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구속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재판에 넘겼다. [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으로 출근하는 모습. 검찰은 이날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구속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재판에 넘겼다. [연합뉴스]

우선 김 대법원장은 "전직 대법원장 및 사법행정의 최고 책임자들이 법원의 재판을 받게 된 상황에 대해 국민 여러분과 법원 가족 여러분들의 심려가 크실 것이라 생각한다"며 "사법부를 대표해 다시 한번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어 "검찰의 최종 수사결과를 확인한 다음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징계 청구와 재판 업무배제의 범위도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연루 판사들에 대한 추가징계를 시사한 것이다.
 
"취임 후 사법부 자체조사 및 검찰 수사 협조에 이르기까지, 항상 국민 여러분께 사법부의 민낯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준엄한 평가를 피하지 않겠다고 했다"며 "단 한 번도 일선 법원의 재판 진행과 결과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며 자신의 노력을 평가하기도 했다.
  
재발 방지 노력에 대한 설명도 덧붙였다. 김 대법원장은 "사법행정권의 남용을 방지하고 공정하고 충실한 재판을 실현하기 위해 외부 인사가 함께하는 사법 행정회의 설치 및 법원행정처 폐지 등에 관한 법률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했다"며 "개혁방안이 법제화돼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국회와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협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썼다. "전국의 법원 가족 여러분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화합하게 되기를 진심으로 갈망한다"며 사법부의 화합도 호소했다.
 
엇갈린 내부 반응…"시의적절" vs "과도한 공치사"
대법원 전경. [뉴스1]

대법원 전경. [뉴스1]

김 대법원장의 입장문에 대한 법원 내부의 의견은 엇갈렸다. 서울고법의 한 판사는 "전직 대법원장들도 법관이 구속됐을 당시엔 고개를 숙였다"며 "사법부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누군가는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하지 않느냐"며 김 대법원장의 입장문에 후한 점수를 매겼다. 
 
비판 의견도 있었다. "단 한 번도 일선 법원의 재판 진행과 결과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다"는 등 김 대법원장이 자신의 노력을 평가한 부분에 대해선 "과도한 공치사"란 반응이 나왔다. 지방법원의 한 판사는 "스스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 안 했다는,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에 대해 너무 큰 의미를 부여했다"며 "'재판 관여는 일절 없도록 하겠다' 정도로 표현하면 됐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지방법원의 판사는 김 대법원장이 법관 추가 징계를 시사한 데 대해 "징계는 1심이나 최종 결론이 난 이후에도 할 수 있는데 굳이 검찰 수사 결과에 맞춰서 비중을 두고 쓴 건 적절치 않아 보인다"며 "검찰 수사 결과만을 가지고 이미 연루 판사들에 대해 유죄를 전제하고 글을 쓴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김경수 경남지사의 법정구속을 두고 정치권에서 사법부 비판 발언이 비등한 데 대한 언급이 없어 아쉽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울지역 법원의 한 판사는 "'양승태 사법부'는 이제 과거의 위협인데 반해 정치권의 사법부 공세는 현존하는 위협"이라며 "대법원장의 입장문에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는 세력에 대해 직을 걸고 막겠다는 각오가 들어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김기정·박사라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김명수 대법원장 입장문 전문
[수사결과 발표에 즈음하여 국민과 법원 가족 여러분께 올리는 말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2017년 사법부 내부에서 촉발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은 대법원의 3차에 걸친 자체조사 및 검찰의 수사에 의한 진상규명의 과정을 거쳤습니다. 이제 마지막으로 재판을 통한 최종적인 사실 확정 및 법적 평가를 앞두고 있습니다.
 
 전직 대법원장 및 사법행정의 최고 책임자들이 법원의 재판을 받게 된 상황에 대하여 국민 여러분과 법원 가족 여러분들의 심려가 크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법부를 대표하여 다시 한 번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검찰의 최종 수사결과를 확인한 다음 필요하다면 추가적인 징계청구와 재판업무배제의 범위도 검토하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취임 후 사법부 자체조사 및 검찰 수사 협조에 이르기까지, 항상 국민 여러분께 사법부의 민낯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준엄한 평가를 피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다만, 재판은 오로지 해당 법관이 독립하여 심판하여야 하므로, 수사 협조는 사법행정의 영역에 한정되는 것임도 명백히 밝혔고, 단 한 번도 일선 법원의 재판 진행과 결과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모두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법관의 독립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었습니다.  
 
 검찰의 공소제기는 향후 진행될 공정하고 투명한 재판 절차의 시작입니다. 이제부터는 재판이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차분히 지켜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또한, 기존 사법행정권자들에 대한 공소제기와 재판이 사법부의 모든 판결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대법원장으로서, 우리나라의 모든 판사들이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할 것을 믿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법원 가족 여러분!
 
 사법부의 과오에 대한 법적 판단은 재판부의 몫이 되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유사한 과오가 재발되지 않게 하기 위하여 관료적이고 폐쇄적인 사법제도와 문화를 개선하고 법관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구조적인 개혁을 이루어내는 일에 매진하여야 합니다.
 
작년 한 해 사법부는 법원 내외부의 의견을 골고루 수렴하여 광범위한 개혁 방안을 도출하였습니다. 사법행정권의 남용을 방지하고 공정하고 충실한 재판을 실현하기 위하여, 고등법원 부장판사 제도의 폐지 및 합의부의 대등한 운영, 윤리감사관 개방직화 및 사법행정 전문인력화, 일선 법관과 외부 인사가 함께 참여하는 사법행정회의 설치 및 법원행정처 폐지 등에 관한 법률안을 만들어 국회에 제출하였습니다. 그 외에도 사법부의 개혁을 위하여 필요한 제도의 개선은 반드시 이루어내겠습니다.
 
 이와 같은 사법부의 개혁 방안들은 법률의 뒷받침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사법부의 개혁 방안이 깊이 있는 논의를 통하여 법제화되어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국회와 국민 여러분의 관심과 협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법원 가족 여러분도 법원 내외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고 존중하면서 서로를 격려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사법부가 진정으로 투명하고 건강한 본연의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믿음을 통하여, 전국의 법원 가족 여러분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화합하게 되기를 진심으로 갈망합니다.
 
 감사합니다.
 
2019. 2. 12.
 
대법원장 김명수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