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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진'이 아니라 '동해 지진'이라 불러 주오…포항의 지진 속앓이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50㎞면 서울에서 개성까지 직선거리입니다. 포항에서 50㎞나 떨어진 바다에서 지진이 났는데도 '포항 지진'이라고 하니 답답합니다."
 
지난 10일 경북 동해안 먼바다에서 규모 4.1 지진이 발생했다. 정확한 위치는 북위 36.16도, 동경 129.90였다. 기상청은 진앙을 '경북 포항시 북구 동북동쪽 50㎞ 해역'이라고 알렸다. 기상청이 통상적으로 지진 진앙에서 가장 가까운 행정구역을 기점으로 잡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언론들은 일제히 이를 '포항 지진'으로 보도했다.
 
이번 지진이 또 다시 '포항 지진'으로 발표되면서 포항시는 '지진 도시' 이미지가 다시 각인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2017년 11월 15일 포항시 북구 흥해읍에서 규모 5.4 지진이 일어난 지 1년 이상 지나면서 조금씩 지진 이미지가 지워지던 시점이었다. 하지만 다시 '포항에서 규모 4.1 지진이 났다'는 내용의 보도가 이어지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17년 지진으로 심하게 부서진 경북 포항시 북구 환여동 대동빌라가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철거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2017년 지진으로 심하게 부서진 경북 포항시 북구 환여동 대동빌라가 1년이 지난 현재까지 철거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지진이 발생한 곳은 기상청의 발표처럼 포항에서 50㎞, 해안 경계선과도 40여㎞ 떨어진 먼바다였다. 조용한 곳에서 앉아 있거나 누워 있던 시민들만 조금 흔들림을 느꼈다. 포항시청과 소방당국에 접수된 신고도 10여 건에 그쳤다. 시설물 피해도 없었다.
 
이와 관련해 포항시는 지난 11일 긴급회의를 열고 "이번 지진은 '포항 지진'이 아닌 '동해안 지진'으로 불러야 한다"고 결론짓고 기상청에 이 같은 의견을 전달해 협조를 구하기로 했다. 앞서 2017년 11월 15일 지진이 일어났을 당시에도 포항시는 이를 '포항 지진'이 아닌 '11·15 지진'으로 표기해 달라고 언론에 당부했었다. 포항이 '지진 도시' 이미지를 얻을까 우려됐던 탓이다.
이강덕 경북 포항시장이 지난해 11월 12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포항지진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이강덕 경북 포항시장이 지난해 11월 12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포항지진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특히 최근 포항시는 인구 51만 명이 붕괴되는 등 경기 침체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2일 행정안전부와 포항시에 따르면 한때 53만 명을 넘었던 포항 인구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50만9964명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1월 51만8662명에서 1년 만에 8698명이 줄어든 셈이다. 이런 인구 감소세가 지진 불안으로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진 이미지가 각인되면서 부동산 거래도 끊기다시피 한 상태다. 지난달 한국은행 포항본부는 '포항지역 아파트시장 동향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포항지역 아파트시장은 매매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거래량도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불황시장의 전형적인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2018년 들어 가격 하락폭이 더욱 확대되고 거래물량까지 감소하면서 아파트시장이 더욱 냉각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1월 31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실내체육관에 220여 개의 텐트가 설치돼 있다. 이곳에서 40여 명의 이재민들이 여전히 생활하고 있다. 포항=김정석기자

1월 31일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실내체육관에 220여 개의 텐트가 설치돼 있다. 이곳에서 40여 명의 이재민들이 여전히 생활하고 있다. 포항=김정석기자

 
이강덕 포항시장은 "포항 도심과 먼바다에서 지진이 났는데 뉴스에 '포항 지진'이라고 나면 이미지가 나쁘게 굳어진다"며 "유·무형 손실이 큰 만큼 '포항 지진'보다는 '동해안 지진'이라고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포항=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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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