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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난적 없는데 연인" 로맨스 스캠…SNS로 접근해 금품 갈취


【광주=뉴시스】변재훈 기자 = "수원에 사는 22세 여대생이에요"

지난해 10월 초 직장인 A(26)씨는 휴대전화 랜덤채팅 앱을 통해 한 여성이 보낸 메시지 1통을 받았다.

A씨가 메시지에 답장하자 여성은 자신의 사진과 함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메신저 아이디를 보내며 관심을 표현했다.

A씨가 낯선 관심을 의심하자 여성은 자신의 주민등록증과 손글씨를 촬영한 사진을 보냈다.

여성에 대한 믿음이 생긴 A씨는 매일 메신저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았고 실제로 단 한번도 만나보지 않은 채 교제를 하기에 이르렀다.

A씨는 또 '보고 싶다' '사랑한다' 등 여자친구의 적극적인 구애가 마음에 들었다.

A씨는 같은 해 10월19일 여자친구로부터 '배가 고픈데 식비가 없다. 오빠가 돈 좀 빌려달라'는 메신저 메시지를 받았고 별 의심 없이 여자친구가 알려준 계좌에 송금했다.

이후에도 여자친구는 '빚 갚을 돈이 없다' '어머니 병원비가 필요하다' '휴대전화 요금을 미납해 연락 못 할 것 같다' 등 어려운 형편을 토로하며 돈을 빌려 달라고 부탁했다.

사귀는 두달 간 여자친구와 단 한 차례의 만남·전화통화가 없었지만 여자친구를 믿은 A씨는 금융대출까지 받아 돈을 빌려줬다.

그가 교제기간 중 여자친구에게 보낸 돈은 100차례에 걸쳐 총 2900여만원. 휴대전화 소액결제 금액도 100만원에 달했다.

지난해 12월 여자친구와 메신저 연락조차 끊기자 그때야 의심이 든 A씨는 경찰에 신고했다.

지난 9일 경찰에 붙잡힌 A씨 여자친구는 광주에 거주하는 남성 B(29)씨였다.

B씨에게 속은 남성은 A씨를 포함, 총 6명으로 밝혀졌다. B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상대의 신뢰·환심을 얻은 뒤 연애·혼인을 빙자해 돈을 가로채는 신종 사기인 '로맨스 스캠(romance scam)' 수법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광주 동부경찰서는 12일 여대생 행세를 하며 채팅 앱에서 알게 된 남성들에게 거짓 구애를 해 돈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B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로맨스 스캠 수법을 ▲신분·사진 위장 ▲접근한 이성과 연락처 교환 ▲적극적인 연락·구애 통한 신뢰 구축 ▲연애·혼인 빙자 금품 요구 ▲감정적 호소 통한 지속적 금품 편취 ▲결별 등 단계별로 분류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성에 대한 관심이 크거나 외로움·박탈감을 느끼는 세대·계층을 노린 범죄다"면서 "주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결혼 중매 앱·채팅 앱 등을 통해 주로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신원이 명확히 드러나지 않는 온라인상에서 낯선 사람과 교제할 때에는 신중해야 한다"면서 "특히 친분을 빌려 개인정보 또는 금품을 계속 요구할 경우에는 범죄 가능성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wisdom21@newsis.com

<저작권자ⓒ '한국언론 뉴스허브'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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