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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때 '찬밥'됐던 MB 녹색성장, 문재인 정부서 살아났다

지난해 10월 덴마크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코펜하겐 시내 대니쉬 라디오 콘서트홀에서 열린 제1차 P4G(녹색성장 및 2030 글로벌 목표를 위한 연대) 정상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기후변화 대응 및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과 같은 글로벌 목표에 대한 민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연합뉴스]

지난해 10월 덴마크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코펜하겐 시내 대니쉬 라디오 콘서트홀에서 열린 제1차 P4G(녹색성장 및 2030 글로벌 목표를 위한 연대) 정상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기후변화 대응 및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과 같은 글로벌 목표에 대한 민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연합뉴스]

한국이 주도하고도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사실상 겨울잠을 자야했던 ‘녹색성장’사업이 6년 만에 싹을 틔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녹색기술센터(GTC, 소장 오인환)는 11일 ‘행복지수 세계 1위’로 잘 알려진 중앙아시아 산악국가인 부탄의 수도 팀푸에 국제기구인 녹색기후기금(GCF)의 승인을 받아 5000만 달러(약 562억원) 규모의 저(低) 탄소 교통체계를 도입하는 국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2013년 출범한 국제기구 녹색기후기금(GCF)의 사업에서 한국 기관이 주도한 최초 사례다. 녹색기후기금(GCF)은 이명박 정부 당시 우리나라가 주도해 만든 유엔 산하 국제기구로, 인천 송도에 본부를 두고 있다.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대응을 지원하기 위해 선진국이 돈을 모아 만든 기후변화 특화기금 단체다. 한국 정부는 녹색기후기금(GCF) 사업 지원을 위해 2013년 과기정통부 산하에 녹색기술센터를 만들었다.  
부탄 팀푸 시내 전경. [중앙포토]

부탄 팀푸 시내 전경. [중앙포토]

 
이번 프로젝트를 제안한 신경남 녹색기술센터 기후기술협력센터장은 “그동안 다른 나라가 제안한 사업에 우리나라 기관이 참여한 적은 있지만 우리나라가 직접 개발도상국의 수요를 개발하고 우리나라 기술을 적용한 뒤 녹색기후기금(GCF)과 연계해 사업을 승인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부탄 저 탄소 교통사업은 수도 팀푸의 대중교통 체계를 최적화해 도로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이고, 교통 이용자의 안전과 편의를 도모하는 사업이다. 팀푸는 산봉우리들에 둘러싸인 좁은 고산 분지지형의 도시다. 2000년대 이후 ‘가난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로 알려지면서 전세계에서 관광객이 몰려들었다. 이 때문에 교통체증이 심해지면서 매연 배출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부탄 정부가 세운 국가 5개년 개발계획과 국가 이산화탄소 감축 목표(NDC)에 교통부분 개발이 포함돼 있을 정도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예비단계로 ‘GCF 사업준비금융’53만 달러에, 세계은행과 부탄 정부가 추가 조성하는 협조금융 100만 달러가 더해져 총 153만 달러(약 17억2000만원)의 자금이 조성될 예정이다. 이후 본 사업을 위해서는 추가 자금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인천 송도 유치를 확정했던 2012년 10월 인천시 연수구 송도 아이타워 주변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치를 환영하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연합뉴스]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인천 송도 유치를 확정했던 2012년 10월 인천시 연수구 송도 아이타워 주변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치를 환영하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연합뉴스]

녹색기후기금(GCF)과 녹색기술센터(GTC)는 그간 무관심 속에 표류해왔다. 녹색기후기금(GCF)의 초대 사무총장은 연임을 거부했고, 2대 사무총장은 중도에 자진 사퇴했다. 후임 사무총장은 아직 정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기금 설립을 주도하고, 매년 1000만 달러의 예산을 지원하면서도 현재 이사진을 파견하지 못하고 있어 투표권조차 없다. 이 같은 이유로 녹색기술센터는 사업 추진이 어려워지면서 과기정통부의 산하기관 평가에서 ‘꼴찌’를 기록한 적도 있었다. 국제사회의 상황도 우호적이지 않다. 미국은 지구 온난화에 동의하지 않는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약속한 기금(30억 달러)의 3분의 1만 내고 있다.  
 
이명박 정부 당시 청와대 녹색성장기획관을 지낸 김상협 KAIST 녹색성장대학원 초빙 교수는 “GCF는 우리나라가 주도하고, 우리 땅에 본부를 둔 첫 국제기구임에도 박근혜 정부 당시 전임 정부의 프로젝트로 취급받아 찬밥신세를 면치 못했다”며 “비록 당은 다르지만 현 문재인 정부에서 녹색성장의 중요성을 인정해주니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앞으로도 국가간 기후기술 분야의 협력을 선도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김민표 과기정통부 원천기술과장은 “녹색기술센터는 우리나라의 강점 기술인 지능형 교통체계와 간선급행버스체계 기반의 사업모델을 제안해 국제기금의 승인을 받아낼 수 있었다”며 “향후에도 국내의 우수한 기후기술들이 해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라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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