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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이] 북·미 협상 앞두고 갈린 국회 대표단

정효식 워싱턴 특파원

정효식 워싱턴 특파원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을 두고 미국 의회는 물론 한국 국회도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10일 문희상 국회의장이 이끄는 대표단 14명과 나경원 원내대표가 이끄는 자유한국당 대표단 7명이 별도로 워싱턴을 찾았다. 한쪽은 남·북 및 북·미 관계 개선에 대한 입장을, 다른 쪽은 비핵화 부문에서 나쁜 합의, 소위 스몰 딜을 할지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다.
 
나경원 대표와 강석호 외교통일위원장, 김재경·백승주 의원 4명은 국회 대표단에도 포함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의 면담 등 일부 행사는 함께 가고, 현지 의원과 전문가 간담회, 특파원 간담회는 따로 잡았다. 강석호 위원장은 “핵 폐기가 아닌 핵 동결 회담이 되거나, 주한미군·연합훈련 등 한미동맹이 의제가 돼선 안 된다는 목소리를 미국 조야에 전달할 것”이라고 했다. “섣부른 정상회담에 대해 미국 민주당과 깊은 논의를 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하노이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 정당 교류사 전통을 깨고 보수 한국당과 진보 민주당 간에 연대가 이뤄질 수도 있게 된 셈이다.
 
미국 의회에선 여당 공화당 의원들도 회의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08년 대선주자였던 밋 롬니 상원의원은 의회 전문지 더 힐에 “희망은 크지만 특별한 기대는 없다”고 밝혔다. “북한이 오랫동안 약속을 신뢰할 수 없다는 걸 입증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코리 가드너 상원 아태소위원장은 앞서 “북한이 내세우는 특정 시설을 넘어 신고와 사찰 같은 구체적 조치를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회담을 취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쪽의 회의론은 스티브 비건 대북특별대표의 지난달 말 스탠퍼드대 연설 뒤에 나왔다. 그는 플루토늄·우라늄 핵물질 제조시설의 해체를 우선 목표로 제시하고, 핵·미사일 포괄적 신고는 폐기 직전으로 미뤘다. 이런 단계적 방안에 트럼프의 정상외교가 기존 핵 동결-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로 그칠 것이란 우려가 더해졌다.
 
하지만 영변 이외 비밀 우라늄 제조시설까지 모두 해체할 수만 있다면 비건의 계획이 비핵화 첫 단추로 나쁜 것만은 아니다. 정교한 사찰·검증을 동반하면 다음 단계 핵 폐기로 쉽게 넘어갈 수 있는 전략적 방안이 될 수 있다.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 과학국제안보연구소장은 “핵시설 규모가 크기 때문에 30개월 이상 걸린다”며 “핵탄두·미사일 폐기는 더 짧게, 핵시설 해체와 함께 동시 진행할 수 있다”고 했다.
 
문제는 북한이 과연 비밀 핵시설까지 사찰에 내어줄지, 또 어떤 값을 부를지다. 일단 비건은 자기 답을 들고 평양을 다녀왔다. 두 대표단도 나름의 로드맵을 가져왔을지 궁금하다. 더 주자, 더 받자고 딴소리만 하다 웃음거리가 되지 않을지 걱정된다.
 
정효식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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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