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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골 넣으면 이긴다…토트넘 승리 방정식

손흥민. [AP=연합뉴스]

손흥민. [AP=연합뉴스]

손흥민이 그라운드에 나선다. 손흥민은 어떻게든 골을 넣는다. 결국 팀은 이긴다.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고공행진 중인 토트넘 홋스퍼가 이기는 방식이다. 감히 이런 이름을 붙여본다. ‘손(흥민)의 승리 법칙’.
 
11일 새벽(한국시각)에도 ‘법칙’은 어김없었다. 손흥민(27)이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레스터시티와 홈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 쐐기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은 동료 무사 시소코(30)가 수비 지역에서 걷어낸 볼을 하프라인 근처에서 잡아 60m 가까이 질주했다. 상대 수비수 2명이 따라붙었지만 허사였다. 손흥민은 상대 골키퍼를 앞에 두고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지난해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독일전(2-0승) 두 번째 골 상황을 떠올리게 한 득점포였다.
 
2-0으로 앞서다가 한 골을 내주며 불안했던 토트넘은 손흥민의 쐐기골로 3-1 완승을 했다. 정규리그 11호골(시즌 15호골)의 손흥민은 폴 포그바(26·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득점 공동 8위에 올랐다. 17골로 공동선두 세르히오 아구에로(31·맨체스터시티), 모하메드 살라(27·리버풀)와 6골 차다.
 
아시안컵을 마치고 소속팀에 복귀한 이후 손흥민의 활약은 흠잡을 데가 없다. 세 경기에 출전해 한 골씩 터뜨리며 기분 좋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 기간 토트넘의 6골 중 절반이 손흥민 발끝에서 나왔다. ‘90분 내내 완벽한 경기력’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결정적 득점 기회를 놓치지 않는 ‘킬러 본능’을 과시했다.
 
특히 손흥민의 골 결정력은 경기 후반 더 빛났다. 최근 세 골 모두 후반 35분 이후 나왔다. 체력을 막바지까지 배분해 경기를 펼치다가 상대의 집중력이 흐트러진 순간을 놓치지 않고 ‘회심의 한 방’을 꽂아넣는 패턴을 반복해서 보여줬다.
 
손흥민

손흥민

지난해 12월 이후 이어진 ‘손의 승리 공식’은 토트넘이 프리미어리그 선두권(2~3위)을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손흥민은 지난해 12월 이후 15경기에서 12골을 몰아쳤다. 정규리그에서 10골, 리그컵과 FA컵에서 각각 1골씩 넣었다. 이 기간 손흥민이 골을 넣은 경기에서 토트넘은 100% 승리했다. ‘손흥민 골=승리’를 공식화할 수 있는 이유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11일 “손흥민은 지난해 11월24일 이전까지 정규리그 7경기(327분)에서 단 하나의 유효슈팅만 기록하며 득점이 없었다. 하지만 이후 13경기(1028분)에선 21개의 유효슈팅으로 11골을 넣었다”며 놀라운 골 결정력을 칭찬했다. 특히 최근 토트넘은 해리 케인(26)과 델리 알리(23)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인데, 손흥민의 활약은 이들의 공백을 지워버렸다. 유럽의 빅 클럽들이 그런 손흥민을 주목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지난해 말 바이에른 뮌헨(독일) 이적설에 이어, 최근에는 ‘더비 라이벌’ 첼시행 이야기가 나왔다. 또 폭스스포츠는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선수 후보 5인에 손흥민을 포함했다. 리그 득점 선두 살라, 리버풀의 버질 반 다이크(28), 맨체스터시티의 라힘 스털링(25), 첼시의 에덴 아자르(28) 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손흥민의 활약을) 더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봐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제 상승세 비결을 분석하는 일 같은 건 의미가 없다. 지난 시즌을 기점으로 이제는 이른바 월드클래스 반열에 올라섰다”며 “체력을 꾸준하게 일정 수준 이상 유지하는 게 남은 과제다. 이는 대표팀과 소속팀이 머리를 맞대고 의논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여우(레스터시티 마스코트) 사냥’을 마친 토트넘은 ‘승리의 손’을 앞세워 ‘꿀벌(도르트문트 별명) 잡기’에 나선다. 14일 홈에서 독일 분데스리가 선두 도르트문트와 유럽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을 치른다. 도르트문트는 노란색과 검은색이 섞인 유니폼 때문에 ‘꿀벌 군단’으로 불린다. 손흥민은 도르트문트의 ‘천적’이다. 유럽에 온 뒤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10경기에서 8골을 몰아쳤다. 그 덕분에 ‘양봉업자’라는 별명도 얻었다. 만약 14일 또다시 골을 넣는다면 4경기 연속 득점이다. 그가 넣으면 토트넘은 이긴다. 그게 ‘손의 승리 법칙’이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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