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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배 비싼 벤츠 E클래스가 K5보다 더 팔렸다

벤츠 E클래스(左), 현대차 쏘나타(右)

벤츠 E클래스(左), 현대차 쏘나타(右)

기아자동차의 중형세단 K5가 더 많이 팔릴까, 메르세데스-벤츠의 중형세단 E클래스가 더 많이 팔릴까?
 
당연히 국내서 제조하고 판매하는 K5 판매량이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국산차가 가장 많이 팔리는 인기 세그먼트 중 하나인 데다, E클래스(6350만~8060만원) 한 대 살 돈이면 K5(1755만~3092만원)를 3대 이상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달엔 달랐다. 한국수입차협회가 11일 공개한 1월 판매대수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국내 시장에서 지난 1월 E클래스를 3392대나 판매했다. K5 판매량(3287대)보다 많다. 다른 국산차 업체와 비교하면 K5는 체면치레라도 했다. 르노삼성차 중형세단 SM6는 같은 기간 1162대가 팔렸고, 한국GM 중형세단 말리부는 1115대에 불과하다.
 
국내 중형 세단 시장에서 수입차 판매량이 국산차를 넘어서는 건 이례적이다. 통상 중형세단은 국산차가 수입차보다 월등히 많이 팔렸다. 더 놀라운 건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가 제네시스 G80(2479대)보다 더 팔렸다는 사실이다.  
 
내수 중형세단 시장에서 수입차 인기가 높아지자 현대차그룹은 2016년 제네시스 G80을 출시하면서 견제를 시작했다. 출시 첫해 G80은 월평균 3737대를 판매하면서 소기의 목적을 거두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3년간 G80 판매량이 꾸준히 감소하는 동안(3737대→2479대), E클래스 판매량(1903대→3392대)은 오히려 G80을 추월했다. E클래스를 잡겠다던 ‘경쟁 차종’ G80이 도리어 E클래스에 잡힌 것이다. 제네시스 G80(4899만~7343만원)은 E클래스보다 최대 1451만원 싸다.
 
이제 E클래스는 국산차와 수입차를 통틀어 베스트셀링 중형세단 자리를 노리고 있다(2위).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중형세단은 현대차 쏘나타(4541대)였다.  
 
E클래스 인기에 힘입어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지난달 5796대를 판매했다. 전체 국내 승용차 판매량(상용차 제외·11만4632대)의 4.0%다. 국내서 차량을 제조까지 하는 르노삼성차(3.5%·5144대)·한국GM(3.1%·4481대)보다 많다.
 
르노삼성차(-19.2%)와 한국GM(-35.6%)은 지난달 내수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수입차보다 덜 팔았다. 양사는 노사갈등에 시달리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GM은 생산성이 하락하면서 지난해 군산공장을 폐쇄했다. 르노삼성차는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유일하게 아직 지난해 임금·단체협상을 종료하지 못하면서 프랑스 르노그룹 본사로부터 경고 메시지를 받았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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