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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박이' 김범수·나얼·박효신·이수, 지금 새삼 다시 봐야 하는 이유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취향, 장르, 노래마다 다른 창법에 일관된 기준으로 순위를 매기는 것은 부질없다. 하지만 가창자의 순위를 가리거나 대결하는 예능 음악 프로그램이 꾸준히 선을 보이는 대한민국에서 '누가 누가 노래'를 잘하나라는 '가창력 프레임'은 공고하다.

영상 채널 유튜브 등에서 회자되는 '김나박이' 얘기도 그런 맥락이다. 김범수(40), 나얼(41), 박효신(38), 이수(38) 등 대중음악계에서 가창력으로 손꼽히는 네 남성 보컬 이름의 앞글자를 딴 조어다.

이미 널리 회자되고 가십으로 소비될 수 있는 이 이야기를 다시 꺼내드는 이유는 이들 네명이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았거나, 20주년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김범수, 나얼, 박효신은 각각 1999년 1집 '어 프라미스(A Promise)', 그룹 '앤썸'의 셀프 타이틀 데뷔 앨범, 1집 '해줄수 없는일' 나란히 데뷔했다. 이수는 2000년 그룹 '문차일드' 1집 '딜리트(Delete)'로 데뷔했다.

1980~1990년대는 한국 대중음악 가요계의 황금기로 통한다. 아이돌이 K팝이라는 이름을 달고 세계로 뻗어나가는 현재 한국 대중음악의 위상은 높아졌다. 하지만 1980~1990년대 다양한 스타일의 가수와 장르가 공존했다.

1990년대 끝물에 데뷔한 김나박이는 다양한 자양분을 머금고 성장해, 지금 대중음악 시장의 다양성이 공존하는데 버팀목이 되고 있다.

김범수는 데뷔 당시 탁월한 가창력은 인정 받았지만 정작 개성 강한 외모 때문에 무대에서는 크게 주목 받지 못했다. '늪'을 통해 인기를 끈 조관우의 콘셉트를 따와 '얼굴 없는 가수'로 활동 방향을 잡았다. 조관우와 작업한 작곡가 하광훈이 김범수 1집 프로듀싱을 맡았다.

그러나 데뷔 12년째인 2011년 MBC TV 음악 예능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에서 외모를 뛰어 넘는 가창력의 후광과 과감한 패션 감각 그리고 화려한 무대 매너로 '비주얼 가수'로 자리매김했다. 가수가 노래로 돋보인다는 것을 아이러니하게 김범수가 증명했다. 김범수는 단지 '발라드 가수'만은 아니다. 가스펠과 솔(soul) 등 흑인음악으로 내공을 다졌다.

'방탄소년단' 등 K팝 아이돌 그룹이 '빌보드'를 휩쓸고 있는 현재, 김범수는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이 차트 맨 위에 이름을 올린 주인공이다. 2001년 자신의 히트곡 '하루' 영어 버전인 '헬로 굿바이 헬로'로 빌보드의 부문별 차트인 '핫 100 싱글스 세일스' 차트 51위를 차지했다. 메인 차트는 아니었지만 국내 가수 최초의 빌보드 진입 기록이다. 김범수는 "은퇴 전까지 포기하지 않는 건 빌보드 재진입"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범수는 기존 소속사를 떠나 지난해 초 자신의 동생이자 오래 매니저를 맡은 김영도 대표와 함께 설립한 1인 기획사 '영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데뷔 20주년을 앞두고 지난해부터 펼쳐온 장기 프로젝트 '메이크 트웬티(MAKE 20)'를 올해도 이어간다.

나얼은 앤썸 활동을 끝낸 뒤 싱어송라이터 윤건과 함께 한 듀오 '브라운 아이즈'로 대중음악계를 강타했다. 가요계가 크게 댄스와 발라드로 양분됐던 2001년 6월7일. 이들이 발표한 미디엄 템포의 노래 '벌써 일년'은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 브릿팝과 R & B가 묘하게 섞인 이 노래는 귀에 감기는 멜로디로 신선함을 안겼다. 솔이 짙게 배인 보컬과 담백한 보컬의 조합도 인상적이다.

정작 노래를 부른 가수들이 얼굴을 비치지 않는 뮤직비디오도 독특했다. 타이완 영화배우 장첸과 배우 김현주, 이범수가 주연한 권투 소재 '벌써 일년'의 뮤직비디오는 은연 중에 새로운 것을 바라던 대중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나얼은 2003년부터 한국에서 드문 남성 중창그룹 '브라운 아이드 소울' 멤버로 활약 중이다. 데뷔 13년 만인 지난 2012년에는 첫 솔로 정규 앨범 '프린서플 오브 마이 솔(Principle of My Soul)'을 발표, 타이틀곡 '바람기억'으로 음원차트를 휩쓸기도 했다. 지난해 솔로 정규 2집 '사운드 닥트린(Sound Doctrine)'을 발매했다. 미술 작가로서도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며 전시를 열고 있다.

박효신은 팬들 사이에서 '대장'으로 불리며 마니아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호소력이 다분한 허스키한 목소리가 일품인데, 최근에는 부드러운 미성을 자유롭게 오가는 등 보컬 스펙트럼을 자유자재로 넓히고 있다. 특히 뮤지컬 무대로 보폭을 넓히면서 특유의 소몰이 창법 없이, 능수능란해졌다.

박효신은 '고등학생 가수'로 데뷔한 1999년 이듬해 2000년 창작인 '락햄릿'으로 뮤지컬에 처음 발을 들였다. 당시 장충체육관에서 공연한 이 뮤지컬은 기간도 짧았고, 콘서트형 뮤지컬이라 '뮤지컬배우 박효신'의 가능성을 가늠하기는 힘들었다.

이후 13년 만인 2013년 출연한 '엘리자벳'으로 뮤지컬배우로서의 가능성을 품었다. 2012년 전 소속사와의 분쟁으로 부채 30억원을 떠안는 등 어려움을 겪었던 그는 군 전역 후 음반을 발매하는 대신 '엘리자벳'의 '토드' 역을 통해 성공적인 복귀 신고식을 치렀다.

2014년 뮤지컬 '모차르트!'에서 타이틀롤로 변신해 급부상하더니, 현재 대표적인 뮤지컬계 블루칩이 됐다. 특히 '팬텀'(2015·2016)을 통해 '뮤지컬계 흥행 보증 수표'로 등극했다. 특히 지난 2016년 뮤지컬 '팬텀' 서울 공연에서 자신의 출연 회차 50회를 전석 매진시키며 8만 관객을 끌어모았다. 지난해 초연한 '웃는남자'를 통해 연기력도 인정 받았다.

지난해 11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 기념을 위한 국빈만찬 행사에서 자신의 대표곡 '야생화'를 불러, 국내외에서 주목 받기도 했다. 박효신은 올해 6월 데뷔 20주년 기념 콘서트를 예정하고 있다.

이수는 문차일드가 2002년 엠씨더맥스로 재편, 이 팀의 메인보컬로 활약하면서 급부상했다. 특히 고음의 애절한 발라드로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한다.

웅장하고 화려한 오케스트라를 뚫고 나오는 보컬이 이수의 무기. 대한민국 20~40대 남자라면, 노래방에서 이를 재현하기 위한 몸부림을 쳐봤을 법하다. 역시 가창력으로 손꼽히는 아내인 가수 린과 함께 '절창 부부'로 유명하다.

이수는 가수 인생에 큰 위기도 있었다. 2009년 성매매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뒤 2015년 MBC TV '나는 가수다'와 2016년 뮤지컬 '모차르트!' 출연이 불발된 것이다.

하지만 가요계에서 이름값은 여전하다. 3년 만인 올해 초 발매한 정규 9집 '서큘러(Circular)' 타이틀곡 '넘쳐흘러'로 음원차트를 휩쓸고, 콘서트는 열 때마다 매진행렬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면 김나박이는 '김나박이' 수식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김범수는 "우리나라에 노래 잘하는 가수가 네 명만 있는 건 아닐 텐데, 형용사처럼 상징적인 의미가 됐다. 그 안에 제가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 영광인데, 제가 다른 가수들에 비해 어떤 부분이 훌륭한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수는 "거명되는 가수 분들 모두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거다. 국내외 노래를 잘하는 분들이 정말 많은데, 묶어서 가수들을 표현하는 것보다 각자 선호하는 아티스트를 찾아서 듣는 것이 좋다"고 여겼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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