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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 “한국, 美에 연 953억원 보복관세 부과 가능”

미국 가전 판매장의 삼성전자(왼쪽)와 LG전자 세탁기.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미국 가전 판매장의 삼성전자(왼쪽)와 LG전자 세탁기.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한국이 미국에 매년 약 950억 원의 ‘보복 관세’를 부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세계무역기구(WTO)는 8일(현지시간) 한국이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연간 8481만 달러(약 953억원)의 양허 정지를 할 수 있다는 결정을 내렸다.  
 
양허 정지는 없애거나 낮춘 관세를 다시 부과하는 것이다. WTO는 수입국이 판정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수출국이 피해를 본만큼 수입국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번 WTO의 결정은 양허 정지 금액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입장을 조율한 것이다.  
 
앞서 미국은 2016년 9월 WTO 분쟁에서 패소하고도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관세를 철회하지 않은 바 있다. 이에 한국은 지난해 1월 미국을 상대로 연간 7억1100만 달러(약 7990억 원)의 양허 정지를 하겠다고 WTO에 요청했다.  
 
그러나 미국이 한국의 양허 정지 신청 금액에 이의를 제기했고, WTO 중재재판부는 양국의 입장을 들은 뒤 연간 8481만 달러로 최종 금액을 산정했다. 이는 한국 정부가 애초 주장한 금액의 11.9% 수준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에 따르면 신청 금액은 최대 가능한 피해액을 산정한 것으로 과거 판례의 경우 최종 금액은 보통 신청 금액의 1~50% 수준으로 결정된다.  
 
아울러 재판부는 향후 미국이 문제가 된 반덤핑 조사기법을 수정하지 않은 채 또 다른 한국 수출품에 적용할 경우 수출 규모와 관세율 등에 따라 추가로 양허 정지를 할 수 있는 근거도 인정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이번에 결정된 중재 금액을 기준으로 양허 정지를 WTO에 다시 신청하고, 이후 구체적으로 어떤 품목에 얼마의 관세를 매기질 통보하면 된다. 
 
다만 정부는 미국의 자동차 관세부과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미국을 자극할 만큼의 관세를 바로 부과할지 알 수 없다. 
 
한편 지난 2013년 2월 미국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한국에서 만들어 수출한 세탁기에 반덤핑·상계 관세를 부과했다. 한국은 미국이 반덤핑 협정에서 금지한 관세부과 방식으로 관세율을 부풀렸다고 보고 2013년 8월 WTO에 제소했다. WTO는 2016년 9월 한국에 승소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미국은 판정 이행 기간인 2017년 12월 26일까지도 관세를 철회하지 않았다. 
 
WTO가 한국의 양허 정지 신청을 인정함으로써 한국은 미국이 판정을 이행할 때까지 매년 양허 정지를 신청할 수 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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