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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출신과 호남그룹의 입장차만 확인한 바른미래당

바른미래당이 당의 진로를 놓고 6시간 반 ‘끝장토론’을 벌였지만 결론을 내지 못한 채 이견만 확인했다.

 
8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 쉐르빌호텔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2019 의원연찬회에서 손학규 대표가 발언하는 가운데 유승민 의원(오른쪽에서 두번째)이 듣고 있다. [연합뉴스]

8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 쉐르빌호텔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2019 의원연찬회에서 손학규 대표가 발언하는 가운데 유승민 의원(오른쪽에서 두번째)이 듣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은 8~9일 이틀에 걸쳐 경기 양평의 한 호텔에서 당의 진로에 대해 토론하는 의원연찬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지방선거 이후 7개월 만에 당 공식 행사에 참여한 유승민 의원도 함께했다. 그러나 이날 끝장토론에도 유 의원 등 바른정당계와 호남 다선 의원들 간에 당 정체성을 두고 불거진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일각에선 “(토론 중)당이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2차례 토론에서는 당 정체성으로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 중 어떤 것을 택할지를 두고 옛 바른정당계와 호남 중진 의원들 간 격론이 벌어졌다. 1시간 40분 정도 진행된 1차 토론이 끝난 뒤 중간 브리핑에서 유 의원은 “우리가 경쟁할 상대는 민주당이나 정의당보다는 낡고 썩은 보수인 한국당”이라며 “우린 진보정당이 아니다. 선명한 개혁보수가 우리가 가야할 길”이라고 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민주평화당과의 통합설에 대해서는 “민평당과의 합당·통합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근 보수적 목소리를 꾸준히 내온 이언주 의원도 “우리 당 창당정신은 중도보수”라며 “진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게 가당찮다”고 말했다.

 
그러나 호남에 기반을 둔 박주선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은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를 아우른다. 민평당에 있는 의원들과 정치세력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동철 의원도 “우리 당의 몸집을 키워야 오만한 민주당, 적폐정당 한국당과 경쟁할 수 있다”며 “민평당과의 통합이 우리가 가야할 길의 극히 초보적인 단계”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언주 의원의 이름이 거론되자 “이 의원 이름은 내 앞에서 언급하지 말라”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8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 쉐르빌호텔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2019년 의원 연찬회에서 박주선 의원과 김동철 의원이 손학규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8일 오후 경기도 양평군 쉐르빌호텔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2019년 의원 연찬회에서 박주선 의원과 김동철 의원이 손학규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시스]

8일 저녁 7시부터 열린 2차 토론은 예정됐던 시간을 훌쩍 넘겨 4시간 50분 만에 끝났다. 저녁 10시쯤 ‘마무리 단계’라는 이야기가 전해졌지만, 다시 한 차례 자유토론이 더 이어지면서 밤 12시가 다 돼서야 끝났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토론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종 결론을 내지는 않았다”며 “당내 합리적 진보 세력의 존재를 인정하면서 창당정신인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중도 세력이 중심이 돼 총선까지 일치단결하자는 목표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민평당과의 합당에 대해서는 “지도부에서 지금 때도 아니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결국 당 정체성 확립을 놓고 열린 이날 연찬회에서 통합 당시부터 시작된 국민의당계와 바른정당계 간 뿌리깊은 이견만 확인했다는 평가다. 유 의원은 당초 “밤늦게라도 제 생각과 토론 결과를 꼭 말씀드리겠다”고 했으나, 2차 토론 직후 ‘중간에 한 브리핑으로 대체하겠다’는 입장만 전한 뒤 브리핑을 하지 않은 채 어두운 표정으로 토론회장을 빠져나갔다. 이준석 최고위원은 9일 페이스북에 "진보를 정체성으로 한다면 토론할 수 있지만, '호남'이라는 한 지역을 정체성으로 삼는 세력과는 대화할 때마다 장벽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토론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이 바른정당계 의원들에게 ‘곧 한국당에 돌아가는 것 아니냐’라고 날선 발언을 해 유 의원이 ‘모멸감을 느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손학규 대표가 직접 사과하면서 중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유 의원은 8일 밤 먼저 연찬회장을 떠났다. 당 일부에선 이날 연찬회에서 “유 의원이 최후통첩을 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다만 당내에서 총선을 앞두고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는 유 의원의 ‘역할론’에는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내대표는 “많은 의원이 유 의원이 당에서 역할이 더 커져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며 “유 의원이 다시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방법을 지도부가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유 의원도 “제 의견을 진짜 솔직하게 다 말씀드렸다. 앞으로는 국가적인 현안에 대해서 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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