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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정지'로 숨진 윤한덕 센터장이 생전 국가에 바랐던 일

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고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 빈소가 마련돼 있다. [뉴스1]

7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 고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 빈소가 마련돼 있다. [뉴스1]

 
설 연휴 응급실서 근무하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윤한덕(51)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생전 '선한 사마리아인 법'과 관련, 응급 환자를 발견한 사람이 불이익 걱정 없이 구호 행위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국가가 나서달라고 촉구한 일이 주목받고 있다. 윤 센터장이 지난해 10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장문의 글을 통해서다.
 
윤 센터장은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목격자에 의한 AED(자동심장충격기) 사용'이다"라며 "하지만 관련법규를 알고 있는 나로서도 심정지 환자를 보면 그 기계를 쉽게 사용할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경기도 버스에 설치된 자동심장충격기. [뉴스1]

경기도 버스에 설치된 자동심장충격기. [뉴스1]

AED 사용 후 설치자나 구호에 의해 피해를 입었다고 생각하는 측이 변호사를 선임해 구호자에게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할까 우려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봉침 시술 후 과민반응으로 사망한 환자를 처치한 가정의학과 의사에게 손해배상이 청구된 사건 이후 더욱 더 그렇다"고 덧붙였다.  
 
윤 센터장은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가 됐으니 법이 있어도 '내가 면책을 받을 수 있는지' 누구도 확신하지 못한다"며 "이 틀을 깨려면 국가가 나서야 한다. 만약 보건복지부가 '쓰러진 사람을 도우면 당신에게는 어떤 불이익도 없어요'라는 포스터를 방방곡곡에 붙여놓으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그는 또 "AED를 '심쿵이'라는 쉬운 말로 부르기게 되길 원한다"며 "언젠가는 '심쿵이'에 자신이 제안하는 7가지 문구가 부착돼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고인이 제안한 문구는 다음과 같다.
 
고(故) 윤한덕 센터장이 제안한 AED 부착 문구 7
1. 응급환자에게 이 기계를 사용하면 누구도 당신에게 배상하라고 하지 않습니다.
2. 사용법을 정확히 모르더라도 과감하게 사용하십시오. 다행히 기계가 굉장히 친절합니다.
3. 쓰러진 사람을 보면 적극적으로 도우십시오. 그로 인해 겪게 될 송사는 보건복지부가 책임지겠습니다.
4. 도움을 요청하면 언제든 응하십시오. 그로 인해 겪게 될 송사는 보건복지부가 책임지겠습니다.
5. 당신이 남을 돕지 않으면 누구도 당신을 돕지 않게 됩니다.  
6. 당신이 할애하는 십여분이 누군가에게는 수십년의 시간이 됩니다.
7. 심폐소생술을 배우고 싶다면, 0000번으로 전화하십시요. 교육만 받아도 고성능 무선청소기를 무료로 드립니다.
 
이상 보건복지부장관
 

윤 센터장은 설 연휴 기간이었던 지난 4일 오후 5시 50분쯤 서울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 2층 자신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윤 센터장이 급성심정지로 숨졌다는 1차 부검 결과를 토대로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할 예정이다.  
 
전남의대를 졸업한 윤 센터장은 2002년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가 문을 열 당시 응급의료기획팀장으로 합류해 밤낮없이 환자를 돌봐왔다. 윤 센터장은 응급의료 전용 헬기 도입, 재난·응급의료상황실 운영 등 국내 응급의료체계 구축에 헌신한 인물로 꼽힌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이 7일 저녁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장의 빈소로 들어서고 있다.[뉴스1]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이 7일 저녁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故)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응급의료센터장의 빈소로 들어서고 있다.[뉴스1]

 
정부는 윤 센터장을 국가유공자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보건복지부는 9일 윤 센터장에 대한 국가유공자 지정을 위해 관련 법률을 검토한 이후 국가보훈처 등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 센터장의 발인 및 영결식은 오는 10일 오전 9시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될 예정이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8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국립중앙의료원 고(故)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 빈소를 조문 후 굳은 표정으로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낙연 국무총리가 8일 오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국립중앙의료원 고(故)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 빈소를 조문 후 굳은 표정으로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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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