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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을 반전 기회로"…지자체 원전해체연구소 유치전 치열

우리나라 첫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가 40년의 가동을 멈추고 2017년 18일 밤 12시(19일 0시)를 기해 영구 정지됐다. [뉴스1]

우리나라 첫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가 40년의 가동을 멈추고 2017년 18일 밤 12시(19일 0시)를 기해 영구 정지됐다. [뉴스1]

다음달 입지가 확정되는 '원전해체연구소(이하 원해연)' 유치 경쟁이 치열하다. 원해연은 향후 원전해체 상용화 기술 개발을 이끈다. 게다가 원해연이 들어서는 지역은 원전해체산업을 이끌 중심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문 대통령의 원해연 지원 약속도 지자체간 경쟁에 불을 붙인 요인으로 꼽힌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6월 19일 고리원전 1호기 영구 정지 선포식에 참석해 어린아이들과 정지 버튼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6월 19일 고리원전 1호기 영구 정지 선포식에 참석해 어린아이들과 정지 버튼 세레모니를 하고 있다. 송봉근 기자

 
현재 경북 경주시와 울산시, 부산 기장군 등 3개 지자체가 경쟁하고 있다. 이들 3개 지자체 모두 원전을 가동 중이다. 경주 월성·신월성원전 5기(월성 1호기 가동중단 상태), 울산 신고리원전 3기(4호기 9월부터 가동),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3기(1호기 영구정지) 등이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이들 지자체는 위기를 맞았지만, 원해연 유치로 지역 경제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경북 경주시는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한국원자력환경공단(KORAD), 한전KPS, 중·저준위방사능폐기물처리장이 모두 경주에 위치해 있어 원해연 입지로 최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전국 원전의 50%인 12기가 경북에 위치해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원자력 관련 학부를 운영하는 포스텍과 원자력마이스터고도 경북에 있다. 
경주가 다른 지자체보다 반경 30㎞ 내 인구(36만 명)가 적다는 점도 강점이다. 같은 반경에 부산 기장군은 330만 명, 울산은 100만 명이 거주한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3일 오후 국내 최초의 상업용 원전으로 지난 2017년 6월 영구정지된 부산 기장군 고리1호기 현장을 방문해 원전해체 준비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달 3일 오후 국내 최초의 상업용 원전으로 지난 2017년 6월 영구정지된 부산 기장군 고리1호기 현장을 방문해 원전해체 준비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뉴스1]

 
부산 기장군은 국내 첫 건설된 고리 1호기를 비롯해 수명 만료가 다가오는 노후 원전이 밀집해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이미 영구정지된 고리 1호기도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것도 눈에 띈다. 관련 산업여건도 뛰어나다. 방사선의·과학산단과 원전기자재특성화단지가 조성돼 있고 조선·해양플랜트 산업기반의 70%가 이곳에 있다. 기장군은 인구밀도가 높다는 점을 오히려 원해연 유치의 이유로 내걸고 있다. 330만 명의 정신적 피해 보상을 위해서라도 원해연이 들어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기장군 원전해체연구소 범군민유치위원회는 지난달 오규석 기장군수와 함께 산업통상자원부를 방문해 원해연 기장군 설립을 촉구하는 건의문과 군민 7만6000여 명의 서명부를 전달하기도 했다.
 
울산시는 울주군 서생면에 조성 중인 에너지융합산업단지 내 3만3000㎡를 원해연 부지로 제시했다. 원자력학과를 운영 중인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한국전력 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가 있어 관련 연구와 인재 확보가 쉽다는 점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경주와 부산 사이에 위치해 다른 원전에 대한 접근성이 높다. 원전이 접경지에 위치한 부산과 울산이 '공동전선'을 구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울산시 울주군 새울원전본부에 위치한 신고리 3·4호기. [사진 한국수력원자력]

울산시 울주군 새울원전본부에 위치한 신고리 3·4호기. [사진 한국수력원자력]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6월 19일 부산시 기장군에서 열린 고리원전 1호기 영구정지 기념식에서 "고리 1호기 영구 정지는 우리에게 또 다른 기회다. 원전 해체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해 원전 해체 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라며 원전해체기술 지원 강화를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원전 해체 기술력 확보를 위해 동남권 지역에 관련 연구소를 설립하고 적극 지원하겠다"며 "대한민국이 원전 해체 산업 선도국가가 될 수 있도록 정부는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고도 했다. 
 
한편 세계 원전해체산업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크다. 60~80년대 건설한 원전 사용 가능 기한이 임박하면서 2020년대 이후 해체 대상 원전이 급증해서다. 정부 관계부처가 합동으로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해체 대상 원전은 2015~2019년 76기에서 2020년대 183기로 늘어나고 2030년대 127기, 2040년대 89기로 점차 감소한다. 2014년 기준으로 전 세계 원전해체 소요비용이 44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된 만큼 앞으로 그 규모가 더 커질 전망이다.
 
경주=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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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