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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장기이식 논문 445편···99%가 기증자 동의 없었다

 
호주 맥쿼리대 연구진은 6일(현지시각) 지난 2000년부터 2018년 4월까지 장기이식에 관한 논문 445편을 분석해 결과를 발표했다. 약 99%의 논문에 장기기증 동의 여부가 표시돼있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것이 중국 내 비윤리적 장기적출 및 시술과 연관이 있다고 봤다. [AP=연합뉴스]

호주 맥쿼리대 연구진은 6일(현지시각) 지난 2000년부터 2018년 4월까지 장기이식에 관한 논문 445편을 분석해 결과를 발표했다. 약 99%의 논문에 장기기증 동의 여부가 표시돼있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것이 중국 내 비윤리적 장기적출 및 시술과 연관이 있다고 봤다. [AP=연합뉴스]

중국의 장기이식자에 관한 약 400편 이상의 국제 과학 논문이 중국의 비윤리적인 장기이식 수술을 바탕으로 작성됐다는 의혹이 국제과학계에서 제기됐다. 호주 맥쿼리대 웬디 로저스 교수 연구진이 2000년 1월부터 2018년 4월까지 영문 학술지에 발표된 장기이식에 관한 논문 총 445편 전수조사한 결과다. 
 
로저스 교수 연구진은 6일(현지시각) “대상 논문 99%에서 장기 기증자의 동의 여부가 누락됐고, 92.5% 논문은 이식된 장기가 사형수의 것인지 아닌지 밝히게 돼있는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며 “이는 국제연구윤리를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논문의 근거가 된 장기이식 수술은 총 8만 5477건에 이른다. 이 연구는 같은 날 국제 의학 저널 ‘BMJ Open’에 게재됐다.
 
장기이식, 공식발표와 실제 큰 차이...“양심수 장기, 비윤리적으로 유통되나” 의혹 
 
1999년 중국 공산당의 숫자를 넘어서며 급속히 성장한 파룬궁은 중국 공산당의 핍박을 받아, 다수가 양심수로 복역하고 있다. 그간 국제 장기이식학계에서는 이들의 장기가 중국 내에서 유통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다. [로이터=연합뉴스]

1999년 중국 공산당의 숫자를 넘어서며 급속히 성장한 파룬궁은 중국 공산당의 핍박을 받아, 다수가 양심수로 복역하고 있다. 그간 국제 장기이식학계에서는 이들의 장기가 중국 내에서 유통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다. [로이터=연합뉴스]

연구진은 이 같은 문제가 중국 내 비윤리적 장기 이식수술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고 봤다. 그간 중국 의료계가 자국 내 사형수에게서 본인 동의 없이 장기를 적출, 시장에 공급해왔다는 의혹이 수차례 도마 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세계최초로 유전자편집 아기를 탄생시킨 ‘허젠쿠이 사태’로 논란을 겪은 중국은 이번 발표를 계기로 또 한 번 연구 윤리 문제로 주목받게 됐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지난 2016년 데이비드 킬고어 전 캐나다 국무지원장관 등 연구진이 발표한 보고서를 상세히 인용했다. 해당 보고서는 중국 정부와 의료계가 각각 발표하는 장기이식 수술 건수에 큰 차이가 있다는 의료현실을 고발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합법적으로 시행되는 장기이식 수술은 연간 약 1만 건이라고 발표했지만, 중국 의료계에선 매년 약 6만건에서 최대 10만건의 장기이식 수술을 한다고 밝혀 큰 차이를 보였다.
 
연구진은 중국 의료계가 이 차이의 상당 부분이 양심수(prisoner of conscience)들의 장기로 충당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양심수는 폭력을 행사하지 않았지만, 정치적 신념이나 종교적 이유로 투옥된 사람을 말한다. 중국 공산당의 핍박을 받는 파룬궁, 티베트불교를 비롯한 소수 종교 신자들이 대표적이다. 특히 체포된 파룬궁 신자 추적을 위한 ‘파룬궁 박해 국제추적조사기구(WOIPFG)’는 중국 내 장기 기증자 다수가 파룬궁 신자들이며, 배후에는 병원과 정부의 뿌리 깊은 유착관계가 있음을 발표한 바 있다.
 
WSJ, “중국의 장기 수확은 악몽”...중국 정부는 부인
 
지난 2017년 7월 황 지에푸 전 중국 보건부 부부장. 그는 국제사회의 이같은 의혹 제기가 지나치다고 밝혔다. 2015년부터 완전 자발적인 장기기증 시스템이 도입됐다는 것이다. [AP=연합뉴스]

지난 2017년 7월 황 지에푸 전 중국 보건부 부부장. 그는 국제사회의 이같은 의혹 제기가 지나치다고 밝혔다. 2015년부터 완전 자발적인 장기기증 시스템이 도입됐다는 것이다. [AP=연합뉴스]

베네딕트 로저스 영국 보수당 인권위원회 부의장은 5일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인간의 장기를 수확하는 중국의 악몽(The Nightmare of Human Organ Harvesting in China)’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이같은 상황을 전했다. 그는 “2010년 중국 내 자발적인 장기 기증 건수는 단 34건이며 2018년에도 약 6000건밖에 되지 않았다”며 “중국내 수백개의 병원에서 수일 내에 환자에게 맞는 장기를 공급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비자발적인 장기 공급원이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일관되게 이 같은 주장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 지에푸 전 중국 보건부 부부장은 “2015년 이미 ‘완전히 자발적인’ 장기 기증 시스템이 도입됐으며 대량 장기 수집에 관한 주장은 지나치다”고 밝혔다. 중국 중환자실에서 연간 600만명이 사망하는데 이 중 극히 일부만 장기를 기증한다고 하더라도 중국 내 수요를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를 진행한 로저스 교수는 이번 사안이 비단 중국 내의 문제만이 아님을 강조했다. 그는 “연구 책임자들은 중국이 이 사안에 대해 투명하지 않은 것에 대해 심적 압박을 느끼지 않으며 자신들과 무관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듯 보인다”고 비판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국제윤리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모든 논문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또 향후 관련 연구를 위한 정책과 윤리 기준을 발전시키기 위해 국제 정상회담 개최를 촉구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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