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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기업 청산하는 시진핑의 딜레마…‘부채 감축이냐, 실업률이냐’

중국 후베이성에서 건물이 지어지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중국 후베이성에서 건물이 지어지고 있다. [신화통신=연합뉴스]

지난해 12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재정부 등 11개 부처는 ‘좀비(한계)기업과 과잉 공급 해소 대상 기업(에 대한) 부채 처분 업무 관련 통지’ 지침을 각 산하 기관에 하달했다. 핵심은 ‘파산 조건에 해당되는 신용 불량 기업을 반드시 파산시키라’는 것이었다.
 
좀비(한계)기업은 자생 능력이 없지만, 지방 정부 혹은 은행의 지원으로 ‘연명’하는 신용 불량 상태의 기업을 말한다. 중국 정부의 이번 지침 집행 기한은 오는 2020년이다.
 
최근 신화통신 계열 경제참고보는 “중국 국유자산관리감독위원회(SASAC) 등 주요 정부기관이 허베이성·헤이룽장성·허난성·산시성 일대 좀비기업 청산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지침(2018년 12월) 이후 집행된 대규모 조치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15년 국무원 회의에서 좀비기업 문제를 처음으로 공식 제기했다. 그해 ‘기업 등기 말소 개혁’ 정책을 도입하며 좀비기업 청산을 본격화했다. 중국 정부는 신용 불량 상태에 놓인 민간 기업을 국유기업에 합병시켰고, 자생력이 떨어지는 국유기업의 경우 과감히 민영화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SASAC가 파악한 지방정부 관할 좀비기업은 약 1만 개에 이른다. 다만 독일수출보험공사는 보고서를 통해 “중국 내 좀비기업은 2만 곳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고 SCMP는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로이터=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중앙 정부가 지난해 말 이런 조치를 주요 성(省)으로 확대 적용시킨 배경엔 미국과 무역전쟁에 따른 경기 둔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측면이 있다. 일종의 '전열 정비'이기도 하다. ‘부채 증가의 주범’으로 꼽히는 좀비기업을 과감히 시장에서 퇴출시켜, 내수 시장 활력을 증진시킨다는 목적이다. 민영화·인수합병에 머물던 제재 조치 역시 강제 폐업 등으로 강화됐다. 
 
이런 노력 덕분에 중국 내 좀비기업은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 2017년 9542건에 달했던 중국 좀비기업 파산 건수는 지난해 1만3380건(2018년 10월 기준)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민간 기업의 부채 역시 감소하고 있다. 특히 중국 국가총생산(GDP) 대비 중국 기업 부채는 지난해 6월 155%로 3개월 전(2018년 3월·157%)보다 소폭 줄었다. 그러나 SCMP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막 시작된 2008년 말 중국 기업 부채 수준(93.1%)에 비하면 여전히 높다”고 지적했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청산 대상인 좀비기업 상당수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부과 품목’과 밀접하다는 점이다. 중국 인민대에 따르면 좀비기업 비중이 높은 중국 산업 분야는 철강(51%)·부동산(44%)·건축(32%)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SCMP는 “중국 정부는 좀비기업을 과감히 청산한 뒤, 이들 기업의 생산 활동에 쓰이던 (철강 등) 물자를 보다 여건이 나은 기업에 집중시키려 한다”고 설명했다.
시아오 야칭 중국 국유자산관리감독위원회장. [신화통신=연합뉴스]

시아오 야칭 중국 국유자산관리감독위원회장. [신화통신=연합뉴스]

다만 중국 좀비기업에 대한 대량 청산이 무더기 실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SCMP는 “과거 중국 정부는 국유기업으로 하여금 좀비기업을 인수하게 하는 식으로 대량 실직을 방지했다”며 “그러나 요즘 국유기업은 재정건전성 악화를 우려해 이들 기업 인수를 꺼린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17년 3.95%였던 중국 실업률은 올해 1월 3.8%로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실업률 감소의 일등 공신은 서비스업이다. 
 
팀 하포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수석 칼럼니스트는 “노동자 재교육, 유연한 규제, 중소 기업 금융 지원 등을 통해 (좀비기업 대신) 생산적인 기업 숫자를 늘릴 수 있다”고 조언했다. SCMP 역시 “(철강 좀비기업 등의) 잠재적 실직자들을 서비스 산업 부문에서 어떻게 흡수할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진단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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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