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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구, 박현주에 판정승…한국투자증권 지난해 순익 1위 달성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 [중앙포토]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 [중앙포토]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이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지난해 증권업계 이익 1위 자리를 놓고 치른 경쟁에서다.
 
한국금융지주는 지난 7일 공시를 통해 주요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645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4983억원이었다.
 
증권업계 1위 자리를 다투는 경쟁사 미래에셋대우의 실적보다 한참 앞서는 수치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달 31일 공시를 통해 지난해 5116억원의 영업이익과 461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의 지난해 영업이익 차이는 1329억원에 이른다.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중앙포토]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중앙포토]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해도 두 회사의 실적은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한국투자증권이 지난해 첫 9개월 동안 539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동안 미래에셋대우는 영업이익 5264억원을 올렸다. 당시 누적 당기순이익에선 미래에셋대우(4343억원)가 한국투자증권(4109억원)을 앞서기도 했다.
 
시장 변동성에 대한 대응이 막판 3개월의 차이를 만들어냈다.   
 
지난해 4분기 국내 주식 시장은 말 그대로 하락장이었다. 지난해 9월 말 2350선을 넘나들던 코스피 지수는 4분기 내내 2000선에 턱걸이하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 9월 830선까지 올랐던 코스닥 지수도 4분기 대부분을 700선을 밑돌았다.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자산운용(트레이딩)에 집중된 수익 구조로 인해 충격이 컸다는 분석이다. 자기자본투자(PI) 규모가 큰 탓에 하락장에서 변동성을 피해가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동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래에셋대우가 직접 지분 투자에 적극적인 데다 2017년 이후 순영업수익 중 트레이딩 부문의 비중이 20%에 달하는 점은 지난해 4분기 증시 상황에서 실적 변동성을 키웠던 요인"이라며 "적극적인 위험 인수 및 PI 전략을 추구하는 만큼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에 대한 리스크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은 투자처를 다양화해 위기를 극복했다는 평가다. 주식과 채권 등으로 이뤄진 전통적 투자금융(IB) 부문의 변동성을 부동산과 대체투자 등 비전통적 IB로 성공적으로 보완했다는 것이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투자증권은 시장 상황이 나빠졌음에도 양호한 실적을 냈다"며 "위탁매매나 운용 손익 등 증시 민감도가 큰 부문의 수익이 오히려 증가했고 안정적 수익원인 IB 수익과 이자 손익은 견조하게 유지됐다"고 말했다.
 
올해 두 회사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지난해 말 하락세를 이어갔던 증시가 올해 정상 궤도에 진입한다면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투자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수 있어서다.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8조원대 자기자본을 활용한 국내외 IB 사업 확장에 대한 장기적인 기대감은 여전하다"고 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여전하다. 신동하 연구원은 "지난해 IB 부문의 수익 성장을 견인했던 대체투자 관련 수수료 및 이자수익은 올해도 양호할 전망"이라며 "올해 국내 시중금리가 약보합세로 예상되는 만큼 자산의 50%가량 되는 채권 관련 손익이 운용 손익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회사의 경쟁에서 또 다른 관전포인트도 있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22억원이 넘는 성과보수를 받은 김연추 전 한국투자증권 차장의 행보다. 김 전 차장은 올해 초 미래에셋대우 에쿼티파생본부장으로 이적했다. 그가 미래에셋대우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트레이딩 부문의 실적 개선을 이끈다면 '박현주의 반격'을 기대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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