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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위 “‘유우성 간첩 조작사건’ 검찰이 방치…검찰총장 사과해야”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의 당사자 유우성씨. [연합뉴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의 당사자 유우성씨. [연합뉴스]

 
서울시 공무원이던 유우성(39)씨 간첩 조작사건 때 검찰이 국정원의 인권침해·증거조작을 방치했고, 유씨에 대한 보복성 기소까지 했다는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진상조사 결과가 나왔다.
 
8일 검찰 과거사위는 대검찰청 진상조사단의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잘못된 검찰권 행사로 억울하게 간첩 누명을 쓰고 장시간 고통을 겪은 피해자에게 검찰총장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유우성 간첩 조작사건’은 탈북자 출신 서울시 공무원이던 유우성씨가 밀입북을 반복하며 탈북자 신원정보 파일을 동생 유가려씨를 통해 북한 보위부에 넘겼다는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2013년 구속기소된 사건이다. 
 
그러나 재판 과정에서 국정원의 협박·가혹 행위 등 인권침해, 증거조작·은폐 의혹이 제기돼 유씨의 국보법 위반 혐의는 무죄 선고를 받았다.
 
진상조사단의 조사 결과 당시 국정원 수사관은 유가려씨에게 가혹 행위를 했으며, 수사관들이 1심 공판 과정에서 이를 은폐하기 위해 리허설까지 하며 말을 맞춘 점이 드러났다.
 
또한 국정원 수사관들은 적극적으로 위증을 하기도 했다. 유가려씨에 대한 거짓말탐지기 조사에서 진실 반응이 나왔는데도 검사 결과를 수사기록에 포함하지 않았고, ‘유가려가 횡설수설하고 상태가 좋지 않아 거짓말탐지기 검사 결과 자체가 나오지 않았다’고 법정에서 허위 증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더불어 검찰의 협조를 받아 변호인 접견을 막기도 했다.
 
국정원 내부보고 문건에는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의 집요한 접견 요청 차단을 위해 재판 종료 시까지 유가려의 참고인 신분을 유지하는 데 검찰과 협의를 거쳤다”는 내용도 들어있었다.
 
유가려씨는 사실상 피의자인데도 검사가 참고인인 것처럼 꾸며 변호인 접견 차단에 적극 협력했다는 것이다.
 
과거사위는 또 국정원 수사팀이 사건 증거로 제출된 사진 위치 정보를 의도적으로 은폐한 것으로 판단했으며, 수사 검사가 이를 확인할 방법이 있었는데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과거사위는 “국정원이 의도적으로 유우성에게 유리한 증거는 은폐하거나 제출을 미룬 행위가 있었다고 의심할 만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당시 검찰은 증거조작에 가담한 국정원 직원들이 기소되자 유씨가 2010년 이미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던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등으로 그를 추가 기소했다. 이 때문에 보복성 기소가 아니냐는 비판을 낳았다.
 
과거사위는 유우성씨 사건에서 증언한 탈북자들의 진술에 신빙성이 있는지 검찰이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는 점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심지어 법무부가 탈북자들에게 상금을 지급한 사실도 드러났다. 유우성씨의 1심 재판에서 “유우성씨가 북한 보위부 일을 한다고 그의 아버지로부터 들었다”고 진술한 탈북자 김모씨는 법정 증언 하루 전날 수백만원의 상금을 지급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과거사위는 “대다수 탈북민의 경제적 기반이 매우 취약해 금전적 유혹에 쉽게 회유될 가능성이 크고 탈북민이라는 지위로 국정원과 단절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사정을 고려해야 했다”며 “탈북민의 진술 증거에 대해선 추가 검증 절차를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이어 “국정원 수사과정에서 피조사자에 대한 인권침해나 공권력 남용행위가 발생하더라도 전적으로 국정원이 제공하는 자료에 의존하는 검사로선 마땅히 이를 확인할 절차가 마련돼 있지 않다”며 시정을 권고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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