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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H&B시장 포화? 세포라도 노릴 만큼 매력적”

롯데그룹 첫 여성 CEO인 롭스 선우영 대표. [사진 롭스]

롯데그룹 첫 여성 CEO인 롭스 선우영 대표. [사진 롭스]

1등에겐 꼭대기를 지키는 노하우를, 2등에겐 정상을 탈환할 전략을 묻는 게 정석이다. 하지만 3등이라면? 아예 열린 질문과 답이 가능하다. 
 
롯데 롭스 (LOHB`s)의 선우영(53) 대표도 그런 상대다. 롭스는 헬스앤뷰티(H&B) 시장에서 올리브영과 랄라블라의 뒤를 잇는 업계 3위다. 게다가 H&B 시장을 두고 일각에선 성장세가 둔화하며 포화상태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런 가운데 롭스에 대한 구상을 물었을 때 선우 대표는 “양적으로 경쟁하기보다 질적으로 승부하겠다”는 제3의 답을 내놨다.
 
그는 롯데그룹의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라는 타이틀을 달고 지난해 1월 취임했다. 초기 주목도가 높았지만 1년 성적표는 그리 드라마틱하지 않았다. “매장 50개, 매출 50%를 늘리겠다”는 공약도 절반 수준(출점 28개, 매출 20% 증가)에 그쳤다. 그럼에도 그는 “이제야 공식 언론 인터뷰를 할 수 있을 것같다”며 만남에 응했다. 인터뷰는 지난달 29일 서울 신천동 롭스 본사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H&B 시장이 성장세가 둔화하며 이미 포화라는 의견도 있다.
 “전혀. 오히려 이제 시작이다 싶다. 사업이라는 게 한창 크다 숨고르기도 하고 그러지 않나. 세포라(세계 최대 화장품 편집숍)같은 거물급이 국내에 뛰어들고 싶어한다는 건 그만큼 매력적이라는 방증이다. 일본의 선행을 유심히 본다. 지난해만 해도 일본은 H&B와 비슷한 드럭스토어가 여전히 성장 중이다. 인구 대비로 따지면 H&B에 기회가 많다는 의미다.”
 
출점 면에서 2위와 격차를 좁혔지만 여전히 1위와는 거리가 멀다. 매장 수가 수익과 직결되는데.
 “지난해 예상만큼 늘이진 못했지만 준비했던대로 차분하게 나아갔다고 자부한다. 빠르게 변하는 시장일수록 중심을 잡으려면 무조건 매장 수를 늘리기보다 우리가 원하는 딱 그 자리를 찾는 게 낫다는 생각이다. 가맹점 사업은 장기적으로 보고 있다.올해는 더욱 질적 성장에 주목할 생각이다. 지난해 다양한 시도를 통해 구체적인 감을 잡았다.”
 
어떤 시도였나.
“예를 들어 롯데슈퍼(시흥점) 안에 롭스 매장을 넣는 ‘롯데슈퍼 위드(with) 롭스’를 시도해봤다. H&B가 보통 1020 중심인 것과 달리, 슈퍼에 오는 4050 주부가 주 고객이었다. 품목도 가족이 함께 쓰는 대용량이 더 잘 팔리고, 염색약도 새치 커버가 위주였다. 수요에 맞추니 3개월간 방문객수와 매출 신장률이 각각 8.5%, 15.4% 올랐다. 또 이태원 매장에선 이벤트 공간을 행사가 없을 때 고객에게 개방해봤다. 그랬더니 아내가 쇼핑하는 동안 남편과 아이가 쉴 공간이 되더라. 제품도 서비스도 매장별로 차별화를 하는 게 맞다. 그리고 고객이 원하는 걸 맞추자는 게 질적 성장의 포인트다. 올해 출점은 30% 내외로 목표를 잡았다.”       
 
제품 차별화를 위해 단독 상품이나 PB도 함께 추진되나.
 “이것 역시 3위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요즘 소비자는 좋은 걸 빨리 알고 바로 원한다. 해외여행에서 사 온 물건을 바로 직구하는 식이다. 롯데그룹이 1월 단독 론칭한 독일 드럭스토어 1위 업체 ‘DM’의 PB 브랜드 ‘발레아(Balea)’는 이미 아는 사람이 많아 판매가 순조롭다. 롭스는 경쟁사처럼 덩치가 크지 않아 신제품이나 히트 상품을 빨리, 한 번에 매장에 깔기 좋다.”  
 
유통 전반에 O4O(Online for Offline)가 화두다. 롭스가 양측의 옴니채널을 강화한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인가.
“O4O의 핵심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흐리는 자체가 아니라 고객이 편해야 한다는 거다. 우리 매장에선 직원을 찾지 않아도 손님이 휴대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제품 바코드를 찍으면 상품평이 나온다. 또 대중교통으로 매장을 찾는 1020이 많아 인터넷 사이트에 매장 위치를 어디를 끼고 어느 건물 옆이다라는 식으로 자세히 설명한다.“
 
선우 대표는 고객 마음을 잘 읽는 기획통으로 그룹 내에서도 정평이 나 있다. 연세대 식생활학과를 졸업한 후 1989년 대우그룹 공채를 거쳐 대우전자에서 일하다가 98년 하이마트로 옮겼고, 2012년 롯데그룹에 인수되면서 둥지를 틀었다. ‘고객 만족’은 그의 키워드였다. 여름 내내 비가 오면 실내에서도 빨래가 잘 마르지 않는 일상의 불편함을 포착, 중견기업 위닉스를 찾아가 하이마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대량으로 ‘국내용 제습기’를 생산했다. 그해 60만대를 팔았다. 
 
여성 경영자로서 롭스에서 장점이 있나.
“여성 특유의 섬세함, 그리고 나 스스로 화장품 소비자 입장이라 품평이 쉽다. 매장에서도 손님처럼 보이니 다른 고객의 다양한 이야기를 가감 없이 듣기 좋다. 가령 매장으로 그 제품 있느냐는 전화 문의가 계속 오는 걸 보고 바로 해법을 찾았다. 앱에 들어가면 해당 제품이 어디 있는지 재고를 알려주는 거다.”
 
고객 맞춤이라는 원칙은 어디서 나왔나.
 “나 스스로가 바쁜 직장인이다. 편한 건 뭐든지 찾게 마련이다. 내가 편하면 고객도 편하지 않을까라는 마음에서 여러 도전을 해봤는데, 결과가 늘 좋았다.”
 
재임 중 이루고 싶은 과제가 있다면.
“이 시대에 맞는 직원을 키우는 일이다. 후배들이 뭔가 새로운 걸 시도하고자 할 때 빨리 실행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작은 성공의 경험이 필요하다. 나 역시 성공의 시작은 작았지만 결국 커지더라. 롭스의 성장도 그렇게 이뤄질 것이다.” 
이도은 기자 dangd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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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